주간동아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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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입시 컨설팅은 공교육의 반격?

대규모 입시 설명회 등 남다른 행보…일선학교 환영 속 일각에선 비판도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입력2010-12-06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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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교협 입시 컨설팅은 공교육의 반격?

    대교협은 2009년 9월부터 콜센터를 설치해 1대1 전화 대입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입시 레이스’의 끝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이 아니다. 시험을 치른 뒤에도 지난한 레이스가 남아 있다. 가채점을 하고 합격 가능한 학교를 추린 뒤 전형을 파악하는 등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그중 특히 머리 아픈 부분은 원서 준비. 배치표 여러 장을 펼쳐놓고 머리를 굴려봐도, 막판까지 조여오는 선택의 압박은 피해갈 수 없다.

    원서 준비는 예측에 근거해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하는 과정. 중요한 결단을 불확실한 자료에 의지해서 내려야 하니 괴로운 게 당연하다. 입시 자료가 불확실한 것은 대학이 투명한 정보 공개를 꺼리기 때문. 우수 학생을 모집하려면 적절한 은폐가 따라야 하는 만큼, 대학으로선 적나라한 수준 공개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

    수능 등급컷 공개 등 사설학원 압박

    입시 컨설팅은 이런 입시 환경을 틈탄 교육시장이다. 담임교사보다 직접 배치표를 짜는 강사를 신뢰하는 학부모들은 입시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수시전형 확대와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입시 컨설팅 시장은 날로 커져갔다. 7년 전에는 점수를 넣으면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온라인 예측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을 맞춤 컨설팅 하는 고액 사설업체가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2010년 입시 컨설팅 시장은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대학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본격적으로 입시 컨설팅에 나선 것이다.

    대교협은 올해 남다른 행보로 화제에 올랐다. 입시철마다 반복되는 대형 설명회 개최와 배치표 배표는 그간 사설학원의 영역이었다. 올해 풍경은 조금 달랐다. 대교협이 이 대열에 동참해 직접 설명회를 열고 입시 컨설팅을 제공한 것. 처음으로 수능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교협이 최근 선보인 입시 관련 서비스는 △대규모 입시설명회 최초 개최 △수능 예상 등급 커트라인 발표 △수능 점수 발표 당일 학원보다 빠른 분석자료 발표 계획 △진학 교사에게 전국 4년제 대학 모집단위별 예상 합격선이 담긴 소프트웨어 제공 등. 11월 21일 메가스터디와 동시에 열린 대학 입시 설명회에서 대교협 성태제 사무총장은 “사설 입시기관의 이야기가 얼마나 맞는지 회의를 갖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교협이 최근 갑작스럽게 입시 상담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그간 대교협은 소소하게 봉사 개념으로 진학상담을 해왔다. 진학지도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학교나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입시상담 기능을 확대한 것은 올해부터. 2010년 1월 전국 고등학교 교사 320명을 상담원으로 영입했고, 9월에는 통합 콜센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음은 대교협 김영심 입학지원센터장의 설명.

    “2009년 9월 상담 콜센터를 개소했다. 상담위원 5명과 파견 현직교사 3명, 그리고 자원한 교사들이 전화상담에 응했다. 올해에는 16개 시·도교육청의 도움으로 전국 교사들을 상담원으로 영입했다. 대표전화(1600-1615)를 걸면 해당 지역으로 바로 연결되는 전화 시스템도 구축했다. 입시철인 9~12월에는 오전 9시~오후 10시 1대 1 무료 전화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교협 입시 컨설팅은 공교육의 반격?

    11월 2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 입시학원의 설명회에 학부모와 학생 수만 명이 몰려 입시 전략을 듣고 있다.

    점수 가늠보다는 진로적성 상담

    원하는 학교에 진학지도용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합격선을 예측하는 엑셀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사설업체의 온라인 서비스와 비슷하다. 교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참고해 진학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대교협은 이 프로그램이 사설학원에 맞설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설학원보다 방대한 자료와 꼼꼼한 분석으로 더욱 객관적인 사정점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 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이 소프트웨어에는 2011학년도 전국 250여 개 고교 수험생 7만여 명에 대한 가채점 결과,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 지난해 15만여 명의 수시와 정시 합격·불합격 자료 등이 담겨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교협의 최근 행보는 양질의 무료 상담을 확충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설학원의 입시 컨설팅은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뉜다. 정보를 넣으면 합격 가능성을 알려주는 온라인 서비스가 3만5000~4만5000원, 1회 1~2시간 오프라인 상담 서비스는 30만~50만 원이다. 개별적으로 수시·정시 등 총괄 입시상담을 제공하는 유명 컨설턴트의 가격은 더 비싸다. 김영심 센터장은 “학생들이 지나치게 사설학원에 의지하고, 지역 간 정보 격차가 심각하다. 정확한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고자 상담 역할을 확대했지만, 사설학원을 견제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상담은 사설업체의 컨설팅과는 성격이 다르다. 점수를 가늠하기보다 진로 적성 상담에 더 무게를 둔다. 대학 관련 협의체인 만큼 원하는 학과에 대한 정보, 진로 상담에 초점을 맞춘다. 취지가 다르므로 기존 사설업체는 경쟁대상이 아니다. 점수 관련 내용을 문의해오면 포괄적으로 설명해준다. 기존 상담을 기대한 학부모는 실망할 수도 있다.”

    대교협의 취지와 별개로 외부에서는 사교육 척결과 관련해 해석하고 있다. 입시 정보전에서 사설학원을 누르기 위한 공교육의 반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설학원의 반응은 여유롭다. 한 대형 사설학원 대표는 “대교협 자료가 더 정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상담은 자료+α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설학원 대표들의 설명.

    대교협 입시 컨설팅은 공교육의 반격?

    한 사설학원이 주최한 ‘2011 수능 가채점 결과 토대 수능결과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

    “입시 컨설팅의 노하우는 경험에서 나온다. 비슷한 수준의 A, B 대학에 붙으면 학생들이 어디로 몰리는지, 최저 추가합격선이 어딘지 등 사례와 흐름이 중요하다.”(A업체 대표)

    “근본적으로 입시 컨설팅은 심리다. 정확한 정보는 오로지 대학만 갖고 있는데, 대학들의 모임인 대교협은 그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고교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한 대교협은 또 다른 사설학원일 뿐이다. 또 이번에 대교협이 공개한 등급 커트라인은 사설학원과 비슷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로선 참고 자료가 하나 더 늘어난 것뿐이다.”(하늘교육 임성호 이사)

    소외지역 아이들에 든든한 지원군

    그러나 일선 학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정보보다 공신력 있는 잣대 하나가 진학지도에 도움이 된다는 것. 물론 일각에서는 “진학상담은 대교협이 아닌 고교 교사들의 임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진학지도협회(이하 전진협) 조효완 공동대표(은평여고 교사)는 “대교협이 진학상담을 장악하면 장기적으로 고교가 대학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진협은 5년 전 출발한 자발적 모임이다. 자본과 기술이 달리지만 선생님들이 열정 하나로 뭉쳐 진학지도 시스템을 만들었고, 나름의 성과를 보고 있다. 진학지도는 고교의 일이지, 대학의 영역이 아니다. 고교 교사들이 진학과 관련해 대교협의 지휘를 받으면 대교협이 잘못된 정책을 펴도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진협이 아닌 대교협에 진학상담의 권한을 준 이유를 모르겠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대교협의 입시 상담 지원은 바람직해 보인다. 정보 부족으로 도시 아이들에게 밀리는 소외지역 아이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그런 만큼 대교협의 어깨는 더 무겁다. 현재 교육 소비자들은 ‘입시=진학’의 등호에 익숙하다. 족집게 컨설팅이 아닌 대교협의 서비스는 다소 심심하게 비칠 여지가 있다. 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시장 논리에 따라 입시 컨설팅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정시철만 되면 농어촌이나 산간벽지에 있는 교사들에게서 메일이 쏟아진다. 도시에서도 정보는 넘쳐나지만 여전히 입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 사설업체 컨설팅을 이용하는 것은 교육 소비자의 자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교협 서비스가 정착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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