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콜마 세종 공장. 콜마그룹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콜마그룹을 4월 29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지난해 말 그룹 자산 총계 5조2428억 원을 기록해 대기업 기준인 5조 원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 반열에 오른 콜마그룹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엽이익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31.6% 증가한 78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5월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2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8% 늘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매출 2조7224억 원, 영업이익 2396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1%, 23.6%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화장품-건기식-제약-패키징 밸류체인
이번에 콜마그룹이 대기업으로 도약한 데는 K-뷰티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핵심 계열사인 한국콜마가 생산한 국산 화장품 판매가 급증한 게 주효했다. 최근 개척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순항해 콜마비앤에이치도 준수한 실적(지난해 매출 57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 영업이익 266억 원으로 8.2% 증가)을 냈다.윤동한 회장이 창업한 콜마그룹의 주력은 한국콜마를 중심으로 하는 화장품 ODM 사업이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ODM 시스템을 도입했다. ODM은 단순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과 달리 제조사가 제품 개발과 기획에도 참여하는 사업 형태다. 판매는 발주처가 맡고 제조업체는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콜마의 글로벌 화장품 생산능력은 연간 12억 개 규모로 추산되며, 국내외 약 4800개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판매량이 늘면 ODM 형태로 제품을 공급한 한국콜마도 조용히 수익을 누리는 구조다.
콜마그룹은 지주사 격인 콜마홀딩스를 중심으로 한국콜마(화장품), 콜마비앤에이치(건강기능식품), HK이노엔(제약), 연우(패키징)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췄다. 계열사에도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서 성공한 ODM 방식을 적극 도입한 결과 콜마비앤에이치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ODM 1위로 발돋움했다.
한동안 K-뷰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콜마를 바라보는 증권업계 시각도 긍정적이다. 한국콜마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자 5월 11일 다올증권(14만 원)과 DB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증권, 교보증권(이상 13만 원) 등이 한국콜마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았다. 박종현 다올증권 연구원은 “한국 법인의 견조한 성장과 중국 법인의 흑자 전환, 미국 법인의 적자 폭 감소 등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이끌었다”면서 “이 같은 요소는 연간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과 디지털헬스 부문 혁신상을 받은 한국콜마의 인공지능(AI) 기반 상처 치료 및 메이크업 기기 ‘스카 뷰티 디바이스’. 콜마그룹 제공
총수 부자 법정 다툼 변수
다만 콜마그룹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됨에 따라 총수 일가의 지분 구조와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해야 하고, 그룹 내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 큰 변화다.또 다른 변수는 총수 일가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다. 콜마그룹에선 지난해 윤 회장의 아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딸의 손을 들어준 윤 회장이 윤 부회장에게 “앞서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액면분할 후 460만 주)를 돌려달라”며 주식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부자(父子)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 윤상현-윤여원 남매 갈등은 올해 4월 윤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표이사를 사임하면서 일단락되는 수순이다. 반면 윤 회장이 아들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며, 6월 4일 3차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총수 일가의 법적 분쟁으로 콜마그룹 주가가 흔들리는 등 악재는 없을까.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콜마그룹 총수 가문의 경영권 분쟁과 부자 간 법정 다툼은 이미 세간에 다 알려진 사안이라서 향후 주가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특히 상법 개정에 따라 대기업 오너 일가라 해도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고, 경영권 교통정리가 끝나면 오히려 주주환원 같은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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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김우정 기자입니다. 정치, 산업, 부동산 등 여러분이 궁금한 모든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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