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은 기대와 위험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GETTYIMAGES
다만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이런 신약이 한국에서 유독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에 대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첫째 경제력이 있다. 고가 신약이라도 주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의 사람이 한국에 많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 한국인은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최신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신제품을 빨리 경험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의약품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셈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서 한국은 글로벌 제약회사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 다시 말해 최고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혁신 의약품의 그림자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신약 효과는 빠르고 강력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부작용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도 아직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 혁신은 필요하지만, 무비판적 수용은 위험하다. 한국처럼 신약 수용 속도가 빠른 사회에서는 개인의 선택이 곧 집단적 실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효과에 대한 기대만으로 신약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약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장기적 안전성, 임상 데이터 축적 정도, 그리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위고비 성지’로 불리는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하게 처방을 남발하는 의료진을 규제하고, 좀 더 엄격한 사후 모니터링과 데이터 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비만치료제 유행은 단순한 건강 이슈를 넘어, 한국 의료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금 우리가 혁신을 선도하는 소비자인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위험을 먼저 감수하는 집단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