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8

..

크리에이터 Z세대만의 특별한 감각

[김상하의 이게 뭐Z?] 생성형 AI 활용한 반려동물 증명사진 유행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6-05-12 0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는 스마트폰,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도구로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내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거창한 콘텐츠 제작자를 말하는 것 같지만,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에 릴스를 제작해 올리는 등 본인의 삶을 기록하는 활동 역시 크리에이터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만의 감각과 콘셉트로 제작한 콘텐츠들을 둘러보면 독창적인 감도를 보유한 사람들이 있다. 이번 주 SNS에서 발견한 Z세대의 특별한 감각을 소개한다.

    #‘내 새꾸’ 백과사전

    백과사전 포스터 콘셉트로 찍은 반려동물 사진. 인스타그램 ‘버디랩’ 계정 캡처 

    백과사전 포스터 콘셉트로 찍은 반려동물 사진. 인스타그램 ‘버디랩’ 계정 캡처 

    Z세대는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는 그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과 다름없다. 가족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이들은 반려토끼를 위해 집을 만들거나 햄스터 찜질방을 손수 제작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은 SNS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반려동물 콘텐츠는 반려동물 증명사진이다. 스튜디오에 가서 직접 찍기도 하지만, 생성형 AI만 있으면 몇 초 만에 사진을 만들 수 있다. X(옛 트위터)에는 정면을 바라보는 일본 스타일의 증명사진 프롬프트가 유행이다. 4 대 5 비율로 깨끗한 하늘색 그라데이션 배경을 사용하는데, 이태원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일본 감성사진과 똑 닮았다.

    AI 생성 사진 대신, 직접 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은 반려동물 사진관 ‘버디랩’을 방문하면 된다. 이 사진관에선 반려동물로 백과사전을 제작한다. 강아지 사진부터 발바닥, 색깔, 특징 등 ‘내 새꾸의 매력’을 포스터 1장으로 담는다는 콘셉트다. 어릴 때 자주 보던 동물백과사전처럼 과학적인 정보를 넣기보다 귀여운 특징을 정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관 현장에선 특별한 굿즈도 제작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강아지 백과사전을 제작하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름, 포즈, 발바닥, 귀여운 뒷모습 등을 구경하다 보면 내 반려동물의 백과사전도 당장 만들고 싶어질 것이다.

    #자전거 위에서 완성되는 아침 메뉴

    자전거를 타면서 아침밥을 요리하는 크리에이터. 인스타그램 ‘judoyeonn’ 계정 캡처

    자전거를 타면서 아침밥을 요리하는 크리에이터. 인스타그램 ‘judoyeonn’ 계정 캡처

    인스타그램 릴스에는 다양한 요리 콘텐츠가 올라온다. 아기자기한 집밥을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영상, 귀한 식재료를 다루는 콘텐츠 등 종류도 폭넓다. 각양각색의 영상 가운데 요즘 눈에 띄는 릴스는 ‘대학생의 자전거 아침 레시피’다. 말 그대로 자전거를 타면서 아침 메뉴를 만드는 콘텐츠다.



    메뉴도 다양하다. 포케부터 비빔냉면, 간장달걀밥까지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은 음식들이 등장한다. 양푼 하나를 자전거에 올려둔 채 이동하면서 재료를 넣고 섞는다. 재료는 자전거 바구니에 담겨 있고, 중간중간 레시피 설명도 곁들인다. 단순히 웃긴 영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따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위험할 정도로 무리해서 촬영하지 않는다. 운전이 어려운 구간에서는 멈춰서 요리하고 다시 출발한다.

    흥미로운 건 이 계정이 원래는 다른 콘셉트였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직접 만든 음식을 거리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콘텐츠를 올렸다.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본 뒤 집에서 요리해 가져다주거나, 직접 만든 음식을 배달하기도 했다. 방학 동안 의미 있는 콘텐츠를 해보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당시 콘텐츠가 공개되던 겨울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따뜻한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콘셉트를 계속 바꿔 올리다 보니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다음 콘텐츠를 기다리게 된다. 이번엔 또 어떤 아이디어를 들고 올까 궁금해진다.

    #공감 얻는 ‘급발진’ 상담

     나 대신 분노해주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상. 스타그램 ‘somqip’ 계정 캡처

     나 대신 분노해주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상. 스타그램 ‘somqip’ 계정 캡처

    예전 상담 콘텐츠는 MBTI F가 하는 공감과 위로에 가까웠다. 고민을 보내면 다정하게 얘기를 들어주고, 감정을 보듬어주는 방식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Z세대 피드에서는 조금 다른 유형의 인플루언서가 주목받고 있다. 따뜻하게 위로하기보다 따끔하게 일침을 날리는 입담이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대표적 사례가 인스타그램 계정 김소명(@somqip)이다. 영상을 보다 보면 상담자 사연에 공감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폭발한다. 목소리를 높여서 급발진하듯 화를 내고, 유명 밈이나 짤 효과를 섞어 웃음까지 만든다. 보다 보면 속이 시원해질 정도다. 든든한 내 편이 생긴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과거 유튜버 ‘승헌쓰’가 악플을 읽으면서 분노하던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면, 지금은 그 분노 콘텐츠가 ‘내 편 들어주기’ 쪽으로 확장된 셈이다. Z세대는 감정을 숨기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가 나 대신 분노해준다는 것만으로도 Z세대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