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배터리 아카데미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경북 포항시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를 견학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손지민 씨(14)가 8월 8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열린 ‘2024 K-배터리 청소년 아카데미(배터리 아카데미)’ 행사장에서 눈을 반짝이며 이 같이 말했다. 포항시와 동아일보, 채널A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이차전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청소년을 위해 기획됐다. 글로벌 이차전지 허브인 포항시를 무대로 개최된 배터리 아카데미는 포스텍 교수의 강의와 현장 실습, 휴대전화 충전기 제작 등으로 구성됐다. 8월 9일까지 이어진 배터리 아카데미에는 15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으며 수료자들은 포항시장 명의 인증서를 받았다.
AI 시대 핵심은 에너지 확보
8월 8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에서 ‘2024 K-배터리 청소년 아카데미(배터리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홍중식 기자]
이강덕 포항시장이 8월 8일 포스텍에서 열린 배터리 아카데미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이강덕 포항시장은 청소년들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는 환영사로 배터리 아카데미의 문을 열었다.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많은 청소년들이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았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다던 손태주 씨(15)는 “이차전지에 대해 명확히 배워두면 커서 전기공학 부문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행사장에는 “배터리 아카데미에 참여하기 위해 고양시에서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출발했다”, “사전 온라인 강의를 3번이나 들었다”며 기대감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강병우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이상민 포스택 친환경소재대학원 교수가 각각 ‘차세대 전고체 전지 소재 및 기술’ ‘이차전지 연구 개발 동향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성이며, 초연결성 사회의 핵심은 자동차인 만큼 이차전지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가격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며 기술을 개발해왔다면 지금은 급속충전, 안정성, 공정혁신, 플랫폼 등도 중요하게 고려하며 배터리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현장 강의에 깊이 몰입하며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틈틈이 강의 내용을 필기하고, 교수들의 물음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등 열기가 가득했다. 김지민 씨(17)는 “이차전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평소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 아쉬움이 있었다”며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배터리 아카데미에 참여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을 많이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체험해 좋아”
강의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로 이동해 현장 실습을 했다.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는 배터리 산업 육성의 전초기지로 사용 후 배터리의 성능 평가와 기업 지원 등을 하는 곳이다. 포항시에는 포스텍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은 물론 이차전지 기업도 다수 들어선 만큼 ‘지산학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은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포항시에는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이차전지 기업이 입주해 세계를 무대로 뻗어가고 있다.
이날 배터리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에서 코나EV,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배터리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동규 씨(18)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팩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 신기했고, 특히 배터리 모듈을 평가하는 열 충격 실험장치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배터리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가장 기대한 시간은 ‘실험 실습 및 특강’ 시간이었다. 이날 ‘섭섭박사’로 유명한 김원섭 동아사이언스 지구사랑탐사대팀 팀장의 지도 아래 휴대전화 충전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윤주원 씨(16)는 “배터리와 관련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습 과정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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