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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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위원회 ‘정비의 칼’ 먹힐까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4-04-21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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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권위원회 ‘정비의 칼’ 먹힐까

    로또 열풍으로 로또복권은 당초 예상보다 10배나 많이 팔렸다.

    4월1일 복권 및 복권기금법(이하 복권법)이 발효됨에 따라 이 날짜로 복권위원회(위원장 한덕수 국무조정실장)가 출범했다. 이에 따라 과거 건설교통부 과학기술부 등 10개 기관이 수행하던 복권사업이 복권위원회로 통합됐다. 또 매년 복권 수익금의 구체적인 사용 용도는 복권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서 확정된다. 복권위원회는 “현재 48종의 복권 상품을 매년 판매실적, 기금 조성률 등을 평가해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권위원회가 처음으로 칼을 빼든 부분은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인 ㈜KLS의 수수료율 인하 문제. 복권위원회는 현재의 수수료율 9.523%가 복권 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로또복권 운영사업자인 국민은행과 KLS측이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인하해줄 것을 권고했다. 지난해 KLS가 받아간 수수료 총액은 국민은행의 당초 예상액 340억원보다 10배나 많은 3600억원이다.

    그러나 KLS측은 당연히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복권법이 제정되기 전에 체결된 계약에 따라 수수료율이 정해졌는데, 복권법으로 이를 규제하려는 것은 소급입법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로또복권의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었는데 정부 논리대로라면 반대로 적자를 봤을 때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복권법에 따르면 복권위원회는 복권 발행 업무의 위탁·재위탁에 따른 수수료 및 온라인복권 발매 시스템의 운용과 판매에 관한 수수료의 최고 한도를 정해 고시할 수 있다.

    KLS측이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올 초 일반 공모를 통해 늘어난 1만여명의 주주들뿐 아니라 사업 초기 예상보다 훨씬 늘어난 투자비 조달을 위해 끌어들인 외국인 주주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주들은 “7년간 확정된 수수료율을 보고 KLS에 투자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를 앞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민은행과 KLS측이 원만히 협상을 끝냈으면 한다”면서 “양측의 협상이 끝나는 대로 복권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결국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 배만 불려준 것 아니냐”는 정서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려는 듯한 복권위원회의 ‘판정승’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로또복권 시장 규모를 잘못 예측해 높은 수수료율로 계약한 정부와 국민은행측이 이제 와서 계약 내용을 변경하려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라는 KLS측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수수료율 인하문제는 법정으로까지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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