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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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시민단체와 ‘코드 맞추기’?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3-06-25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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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시장 시민단체와 ‘코드 맞추기’?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에 대비해 운행을 시작한 도심 순환버스 운행 기념행사.

    시민단체와의 ‘코드 맞추기’인가, 청계천 복원공사 개시로 인한 교통난 해소 차원인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승용차 평일 요일제 자율 적용시 자동차세 경감’ 방침을 추진중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시 일각에서는 “아직 확정된 방침도 아닌데 이시장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승용차 평일 요일제’란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서울시민이 매주 월~금요일 중 하루를 자율적으로 정해서 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자동차세를 10~20% 선에서 경감해주는 제도. 이시장은 이 인터뷰에서 “청계천 복원공사 등에 따르는 도심 교통난 완화를 위해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는 시민에게 주는 인센티브”라면서 “도심에서의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하는 등 교통문화가 바뀔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환경운동연합 최열 전 사무총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총장은 “뉴욕이나 도쿄 등 대도시를 가보면 개인 교통수단 이용자가 우리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계천 복원공사를 계기로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한다면 청계천 복원과 함께 서울의 대기오염도 줄어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전 총장은 “이시장은 시민단체의 이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손학규 경기지사, 안상수 인천시장과 협의해 이들 지역으로도 확대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엔 주말에만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세수 감소 규모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 제도를 위반할 경우 단속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 여기에 서울시가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시행하겠다고 나설 게 뻔해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세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

    자동차세는 지방세여서 이를 감면하려면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에서 정식으로 감면 허가를 요청해오지 않았지만 구두상으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서울시 실무진도 행자부의 입장이 설득력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서울시 안팎에서 “이시장이 더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미리부터 시민단체 코드를 맞추려 노력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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