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의 비교 광고로 주목을 받았던 성기능 개선 천연물질 VNP54를 둘러싼 공방이 법정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공방의 핵심은 VNP54에 대한 임상실험의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실험이 타당성이 있는지 등이다. 법정소송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VNP54는 바이오 벤처기업 벤트리㈜가 국내 자생 갈조류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이 회사는 10월8일 대대적인 일간지 광고를 통해 비아그라와 자사 개발 천연물질의 임상실험 결과를 비교한 뒤, 비아그라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제는 벤트리가 기자회견 당시 임상실험의 주체로 내세운 두 명의 교수 중 한 명인 고려대 의대 비뇨기과 김모 교수가 “나는 임상연구 용역의 연구원으로 참여한 적이 없고, 환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식품(VNP54·섹소스)이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판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김교수는 10월11일자 보도자료에서 “이 물질에 대한 임상실험은 실험 결과의 대상 수가 너무 적고, 위약 대조군에 대한 결과가 비슷해 성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단지 식품으로서 장기복용하면 몸 전체의 컨디션이 좋아질 수 있다”며 벤트리를 형사, 민사상으로 고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벤트리측은 반박문을 통해 “김교수와 직접 임상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공동연구원으로 참가한 것은 분명하고, 임상실험 대상자 수도 충분했다”며 “김교수의 주장 뒤에는 획기적 기술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김교수의 폭탄 발언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교수는 또 한 번의 반박문을 통해 “임상실험에 투여한 식품은 VNP54가 아니라 VNP001이 주성분인 올카바스였다”고 폭로했다.

사태가 이처럼 확대되자 임상실험을 주도했던 이모 교수는 “김교수에게 연구원으로 포함시키는 데 대한 동의나 서명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임상연구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은 확실하다. 임상실험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이 물질을 비아그라와 비교한 광고를 낸 것에 대해서는 회사측에 엄중 항의했고, 임상 대상 물질이 바뀌었다는 논란은 진위를 밝히는 중”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그 대답은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