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는 불량 인체조직 유통사건, 올해는 한 종교단체의 장기기증 비리에 매달렸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불법과 금권이 판치더군요.”
그가 의료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1년, 한 어린이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이후다. 담당의사의 과실이 분명했지만 비전문가인 그가 이를 인정하게 만들 근거를 찾기란 불가능했다. 전국의 모든 법의학자에게 자문하며 뛰어다니다 결국은 자신이 매진해야 할 분야임을 깨달았다. 이후 장경사는 가짜 식료품과 의약품 사건을 처리하며 의학지식을 쌓아갔다. 물러설 줄 모르는 성품이다 보니 회유와 협박도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허술한 법과 제도는 비리 연루자에게 면죄부만 안겨줬다. 장경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치밀한 수사로 맞섰다. 결국 그는 4월16일 대표적인 자선단체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의 부조리한 행각을 밝혀냈다. 각고의 노력과 남다른 정의감으로 이뤄낸 성과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생명’을 놓고 벌이는 위험한 장난을 근절하겠다고 다짐한다.
“경찰이 천직인 저의 종교는 법과 원칙입니다. 이를 무시하면 경찰이 설 자리가 없지 않습니까.”
주간동아 382호 (p10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