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인류 생명 연장의 최대 적으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비만을 ‘심각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한 해 정부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이 ‘비만병’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체중 20%를 초과한 비만인의 고혈압 발생률은 정상인의 6배, 당뇨병은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3월20일 비만을 ‘더 이상 미용상의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선언한 후, 올 한 해를 비만 퇴치의 해로 정했다.
이에 ‘주간동아’는 비만의 유형과 위험성, 또 그에 대한 관리와 다이어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의사협회 산하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와 함께 ‘살아 살아 내 살들아’ 시리즈를 8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와 함께 ‘주간동아’ 기자의 비만 탈출기를 통해 실제 다이어트에서 드러나는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편집자)》

무절제한 음식 섭취를 방관한 부모의 그릇된 자식 사랑 덕분에 가람이는 심각한 비만뿐 아니라 고혈압, 지방간 등 성인병 징후가 나타나 졸지에 소아성인병 환자 신세가 되었다.
의학계에서는 또래의 평균 체중을 20% 이상 초과하면 소아비만으로 규정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이에 해당한다. 또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1년도 학생 신체검사 결과에 따르면, 정상 체중의 50%를 초과하는 고도비만 학생도 1000명 중 7명이나 된다.
문제는 이런 소아비만은 성인이 되어서도 대개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도 함께 증가한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은 비만의 주요 원인인 고열량 음식을 선호하고,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더욱 비만해지기 쉽다. 소아비만자의 80~85%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비만은 예방이 곧 치료다.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고 완치된 것이 아니라 적정 체중이 5년간 유지되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
소아 비만 치료의 핵심은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 하지만 이는 부모나 가족의 도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부모가 뚱뚱한 경우 아이도 살찌기 쉽다. 즉 기초대사율이 낮아 에너지를 발산할 때 칼로리가 적게 소모되고 잉여 칼로리가 체지방으로 축적되는 체질이 대물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게다가 부모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스란히 배울 확률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처럼 살찔 가능성을 처음부터 타고난 아이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소아비만은 오히려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무리한 식이요법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급격한 체중 감량을 위해 절식하기보다는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성장에 유익한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시키면 키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비만도 개선된다. 이때 운동을 병행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비만 예방에 좋다.
하지만 문제는 살찐 아이들 대부분이 운동하기를 꺼린다는 점. 체력이 떨어져 남들만큼 잘할 수 없다는 열등감 때문에 운동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운동량은 적지만 흥미를 끌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힘을 쏟는 부담스런 운동은 알맞지 않다. 오히려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몸에 쌓인 지방을 소비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조깅,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5회 하면 좋다.
음식을 섭취할 때는 포만감이 들지 않도록 부모가 잘 배려해야 한다. 육류나 밥뿐 아니라 사과 포도 복숭아 등 과일도 맘껏 먹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음식은 많이 먹으면 그만큼의 열량을 내게 되어 있다. 이는 곧 비만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