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자동차 1호는 ‘시발(始發)자동차’다.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발자동차는 1955년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지프 엔진과 변속기, 차축 등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국산화율이 50%에 달했으니 이를 만든 기술자들의 긍지는 대단했다. 시발자동차를 만든 이는 정비기술자 출신 최무성씨. 시발자동차를 개발한 후 2년 동안 파리만 날리다가 이 차가 1957년 광복 12주년 기념 박람회에서 최우수 상품으로 선정되자 갑자기 고객이 밀려들었다. 하룻밤 새 시발자동차의 가격은 8만환에서 30만환까지 뛰어올랐고, 을지로 입구에 있던 천막공장 앞은 먼저 시발자동차를 사가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였다. 시발자동차를 사기 위한 ‘시발계’까지 유행했다.
타이어는 왜 모두 검은색일까
머리카락도 울긋불긋 물들이는 판인데, 타이어는 항상 시커멓다. 빨갛고 파란 타이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유독 검은 옷만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타이어의 최대 기능은 안정성과 편안함이다. 위아래로 받는 충격과 코너링시 받는 좌우의 비틀림을 견뎌야 하고 특히 압력에 강해야 한다. 한마디로 힘 좋고 오래가는 타이어가 최고다.
그런데 이 힘 좋고 오래가는 타이어를 만들려면 고무에 카본블랙이라는 물질을 합성해야 한다. 탄화수소를 연소시켜 얻은 검은 분말인 카본블랙은 고무의 내구력을 무려 10배 이상 향상시킨다. 타이어가 검은 건 이 카본블랙 때문이다. 보기엔 시커멓고 삭막해 보일 수도 있으나 그 검은색이 타이어의 생명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