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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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짜고 치는 인터뷰 한 까닭은…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2-10-18 1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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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昌, 짜고 치는 인터뷰 한 까닭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한 언론사 정치부 간부 A씨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나서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와 후보 집무실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으나 내용이나 형식이 너무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매체에 게재된 이후보와의 일문일답 중 20여 가지는 서면질의 및 응답으로 채워졌다. 다른 대선후보 인터뷰 관행과 큰 차이는 없었다. 문제는 인터뷰 당일 이뤄지는 이후보와의 직문직답. 이 시간은 20분 예정이었다. 사전에 이 언론사는 6가지 질문을 하겠다고 한나라당측에 알렸다. 그러자 한나라당측은 “세 가지로 줄여달라”고 요구하며 “직문직답의 질문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사전에 알려달라”고 했다.

    이후보 인터뷰는 한나라당측 요구대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는 해당 매체가 한나라당 제시안에 자발적으로 수긍한 결과는 아니었다. A씨는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할 때도 6가지 항목에 대해 직문직답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대북문제, 여야관계에 대해 묻겠습니다’라는 식으로만 청와대에 질문내용을 알려줬기 때문에 대통령도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던질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나라당에 사전통보해준 3가지 질문을 마친 뒤 ‘약속을 깨고(?)’ 별도로 준비한 질문을 이후보에게 기습적으로 던지려 했다. 그러나 질문 도중 인터뷰가 끝난 줄로 안 이후보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분위기만 어색했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언론사 단독 인터뷰 때 질문내용을 사전에 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진행 과정상 오해가 있어 일부 언론사에 불편한 기분을 준 것 같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 사례일 뿐, 사전에 질문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이후보는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있으며 기자들은 이후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다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본격화할 TV토론은 원칙적으로, 직문직답으로만 이뤄지고 사전에 질문내용을 후보측에 통보하지 않는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선후보들이 모두 참여해 상호 교차 검증하는 방식의 TV토론을 열자”는 제안까지 해놓고 있다. 이래저래 TV토론이 주목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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