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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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란은 없다!

  • 한정태/ 웰시아닷컴(wealthia.com) 머니마스터

    입력2002-10-18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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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대란은 없다!

    주택 담보 대출이 시중은행 가계 대출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가계금융의 신용대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 업종 지수가 5월 고점에 비해서 30%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은행주의 경우 시장보다는 1.76% 초과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가계의 신용대란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용대란 가능성이 낮다면 주가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먼저 IMF 사태가 시작된 1997년 말과 올 6월 말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시중은행의 총자산 대비 가계금융 비중이 14.6%에서 32.8%로 증가했다. 그러나 가계금융의 경우 전산기술이 발달하면서 대출정보를 공유하는 등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대출이 행해지면서 여신 자체가 크게 변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연체율을 보면 알 수 있다. 7%가 넘던 연체율이 현재는 1~2%대에서 안정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에 리스크 관리 개념이 도입되어 경영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큰 변화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구성을 보면 주택담보 대출이 49%이고 예금담보, 보증, 연대보증 등의 비중이 30% 전후로 추정된다. 따라서 순신용대출은 16~25% 정도로 추정된다. 은행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신용대출은 소액대출이고, 그 대상은 직장인이나 은행에 기여도가 큰 우량 고객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IMF 이전과 비교하면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 확대에 따라 가계에 대한 리스크는 증가했지만 리스크의 흡수 능력이나 대비 능력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가계금융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정부가 금리인상, 충당금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모든 금융기관의 행태가 일시에 변화되면서 신용경색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대출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중채무자의 여신 축소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카드사들의 1개월 기준 연체율이 지난해 말 4.36%에서 올 7월 6.79%까지 오르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핵심은 다중채무자가 얼마나 되고 가계소득의 변화를 가져올 변수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25일 현재 우리나라 전 금융기관의 차입자는 1001만명이고 전 금융권 차입 수는 1215만건으로 나타났다. 대출 건수가 중복되는 고객은 214만명인 셈이다. 하지만 개인별 대출 건수로 보면 4~5건이 22만2000명이고 6~7건이 2만5000명이므로 100만명 정도가 다중채무자가 되는 셈이다. 물론 이는 개인사업자나 한도대출 및 영농자금대출까지 포함된 수치다.

    가장 먼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자는 다중채무자다. 한편 이미 신용불량자로 올라 있는 사람도 238만명이고 이들 중 일부도 대출 고객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최종 대출정보가 공유되고 고객들의 포지션이 정리된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부실로 연결될 신규 인원은 우려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다중채무자는 대부분 소액대출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급격한 위축 현상 및 시장혼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렇다면 가계소득 붕괴 가능성은 어떨까. 가계소득의 변수를 임금, 금리, 주가, 실물자산 가격으로 보고 판단해보기로 하자.

    임금은 2000년 이후 도시 근로자 기준으로 8~10% 증가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수의 증가세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2~3%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업률이 7월 2.7%에서 8월 2.9%로 소폭 상승했지만 계절적인 요인도 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리와 실물자산 가격으로 대변할 수 있는 부동산 가격이다. 금리가 급등한다면 직·간접적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의 경우 전국 지가는 91년 12월 대비 7.5% 상승했고 아파트 가격은 30.2% 상승했다. 물론 일부 급등한 지역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거품이 심각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주가 변수 역시 가계 중 주식 비중이 2002년 3월 현재 6.54%이기 때문에 주가 변동에 따른 가계소득의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단기간에 가계소득을 붕괴시킬 변수는 없다. 따라서 카드 및 가계금융으로부터 시발된 신용대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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