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김윤환 대표.
문제는 허주(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아호)의 반응이다. 허주는 7월부터 ‘정몽준’ 대안론을 입에 달고 살았다. 정몽준 신당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다른 준비는 한 것 같지가 않다. 이 때문인지 허주의 한 측근은 “다시 합류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존심을 구긴 허주 진영이 정의원측에 다시 손을 내밀기가 여간 쑥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허주 진영의 한 인사는 다른 흐름을 넌지시 흘린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와의 극적인 화해 가능성을 핵심으로 하는 이 흐름은 몇 가지 ‘팩트’가 받쳐주며 힘을 얻고 있다.
허주는 최근 대구 경북지역 기자들을 자택으로 불렀다. 만찬에 초대된 기자들은 “이대로 가면 이회창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과거와 다른 뉘앙스의 허주 발언을 접했다. 허주가 준비중인 자서전 출간을 연기했다는 말도 측근들을 통해 정치권에 알려졌다. 이후보의 인간적 배신을 응징하기 위해 내면의 한(恨)을 녹여 쓴 것이 자서전이다. 그런 자서전을 포기했다면 뭔가 사연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 민국당에서 탈당했던 한승수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또한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당은 떠났지만 정치적으로 허주와 절연한 것은 아니다. 입당 전 한의원은 정몽준 의원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지만 이를 물리쳤다. 선택의 순간, 한의원에게 조언을 한 인사 가운데 허주도 끼여 있었다. 반창연대를 깨기 위한 한나라당의 역포위 전략도 허주 주변을 파고든다. 먼저 허주가 10월 초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를 만난 것이 눈에 띈다. 이회창 후보의 한 특보는 “허주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어떻겠느냐”고 말한다. 한나라당은 이후보의 포용력과 화합의 정치를 보여주는 테마를 대선의 전략으로 삼고 있다. 허주 영입은 그 상징적 조치로 언급된다. 그러나 정작 허주는 이런 지적을 “쓸데없는 얘기”로 치부한다. “갈 길은 많다”는 한 측근의 목소리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