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벨트 최대 승부처 … 대선주자 생환 관심
4월8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을 방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중·영도구 김비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상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4월4일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통합당 부산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PK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40석으로 서울 49석보다 적지만 한 석의 중요도를 따지면 수도권을 능가한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김포갑 지역구를 과감히 던지고 험지인 경남 양산을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이 “PK 1석은 수도권 5석에 맞먹는다”고 말할 정도다. 민주당으로서는 1석을 얻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심경을 표현한 것인데 상대적으로 통합당 입장에서는 절대 뺏겨서는 안 되는 지역이라는 이야기다.
코로나19 이후 PK 여론 정부심판론 줄고 정부지원론 늘어
지난 20대 총선에서의 민주당이 차지한 8석이 일회성 이변에 그칠지 PK에서 보수 퇴출을 확인하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승패의 기준은 이 8석이 기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6월 재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추가로 확보한 2석과 함께 정의당과 민중당이 각기 1석씩 보유한 2석까지 다 유지한다면 PK 지역에서 통합당 퇴출신호가 확실하다는 평이다.승패는 부산 선거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이 현역 12석 중 8석을 물갈이 한 가운데 신인 대결이 대거 생겨난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울산과 경남은 여야 모두 지키기 성격이 강하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현재 6석에 더해 두 자리 수 확보를 조심스럽게 기대 중이다. 하지만 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승리를 안정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 모두가 통합당과 경합중이거나 일부는 열세로까지 분류된다. 조국 사태 이후 급속도로 나빠진 지역사정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당이 민주당 의석을 최소 반토막 혹은 싹쓸이를 통해 PK에서 압도적 승리를 기대하는 근거다.
다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상승세인 것에 힘입어 민주당 지지율도 오르는 추세여서 통합당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처지다. 코로나19가 악재에서 민주당에게 효자 노릇을 한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PK 선거가 해 볼만하다는 근거가 된다.
통합당은 공천파동을 거치며 쌓였던 정권심판론 분위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홍준표·김태호에 더해 서병수·이언주·김원성·김종천 등 공천잡음이 유독 PK에서 시끄러웠다는 점이 여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물갈이에 비해 보좌관 출신이나 지방선거에서 떨어진 시장과 시의원들이 후보로 나서 인물론 논란도 야기된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PK 정서는 정부심판론 44%에 대해 정부지원론이 40%까지 좁혀졌다. 불과 한달 전에는 정부심판론이 55%로 정부지원론 34%에 비해 20% 넘게 높았던 것에 비하면 급속한 민주당 지지세 결집 양상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 PK 총선을 이끌고 있는 김영춘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냐”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숨은 표가 그만큼 많다는 것인데 실제 투표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낙동강벨트 민주당 우세 유지될까
낙동강벨트는 PK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불린다. 지난 선거에서 이 지역 9석 중 5석을 민주당이 차지할 정도로 여당 강세지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고향은 김해고, 북구와 강서구는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몸을 던졌던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양산에는 사저가 있고 사상에서는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대선으로 직행을 이끈 기반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진영에게 PK 최대 험지라고 지목한 곳들이 낙동강벨트에 몰려 있다.민주당에서는 이곳에서만 ‘기존 5석 + 1석’을 노린다. 5석은 안정권으로 최소 1석은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낙동강벨트는 여야 후보간 서로 엎치락뒤치락 백중세 경합 중인 것으로 나타난 난타전 양상이다.
북강서갑은 전재수 의원과 박민식 전 의원간 4번째 맞대결이다. 바닥 다지기에 일가견이 있다는 전 의원의 확실한 우세라고 민주당이 꼽는 지역이다. 역대 선거는 박 전 의원이 전 의원에 앞선 2승 1패다. 최근 여론조사가 25%p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지만 1%p 가량밖에 차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마지막까지 승패가 주목된다.
사하을 역시 민주당이 우선 꼽는 우세 지역이다. 최인호 의원과 김척수 후보간 2번째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북강서을 지역은 부산에서 민주당 표밭이 가장 좋다고 장담하는 곳이다. 화명신도시라는 우군에 더해 4년 전에 비해 명지신도시에는 대규모 인구 유입이 발생했다. 민주당 영입인재인 최지은 후보가 통합당 김도읍 의원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김 의원으로선 불출마를 선언해놓고 슬그머니 다시 출마한 것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공천됐던 김원성 전 통합당 최고위원이 ‘음모론’을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도 부담이다.
사상에는 배재정 전 의원이 통합당 장제원 의원과 2번째 대결을 벌인다. 배 전 의원이 다소 밀리는 듯하다. 다만 추세적으로 상당히 좁힌 것으로 민주당은 분석하고 있어 이변을 기대하는 중이다.
사하을 역시 주목되는 곳이다. ‘원조 친노’ 대 ‘변심 친노’의 대결이다. 새파란 신출내기 정치인인 이상호 후보가 5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조경태 의원과 맞붙었다. 조 의원은 PK 물갈이 속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3선 이상 의원이다. 민주당에서 통합당으로 갈아탄 점, 4선 동안 쌓인 지역민들의 피로감 등이 극복 과제다.
노무현·문재인 성지 사수 비상
낙동강벨트의 심장부와 같은 김해·양산은 민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공표 금지일을 앞두고 실시한 막판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통합당 후보들에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김해을 김정호 의원은 공항갑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어렵게 재심을 통해 후보가 됐다. 진보에서 보수로 갈아탄 통합당 장기표 후보와의 최후 결전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양산을 김두관 의원은 재선 시장 출신의 통합당 나동연 후보를 맞아 역시 고전 중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론조사가 이어지며 이름값에 비해 험지 출마를 몸으로 체험 중이다. 김 의원이 문 대통령의 사저를 지키고 낙동강벨트 승리를 이끌어 과거 PK에 안겨준 실망감을 극복하고 대선으로 직행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이 됐다.
민주당 욕심에 소수정당 존립 흔들
민주당 때문에 PK 지역의 노동자 도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창원공단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경남 창원성산구와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울산북구,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동구 등 3곳이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과 민중당이 3석의 의석을 차지할 정도로 노동자 세가 강하다. 3곳 모두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않으면 미래통합당의 어부지리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6월 재선거에서 민중당 지역구였던 울산북구를 이미 차지한데 이제 나머지 2곳마저 눈독을 들이고 있다.전국적 관심인 창원성산은 진보단일화 실패 여파가 주목된다. 여 의원이 통합당 강기윤 후보에게 오차범위까지 따라잡은 조사가 나와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접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울산북구는 민주당 이상헌 의원과 민중당과 단일화를 이루고 올라온 정의당 김진영 전 시의원이 갈라져 있다. 울산동구는 민중당 유일의 현역의원인 김종훈 의원의 생환이 관심이다.
막판까지 혈투 예고하는 지역구
PK에서 또 다른 관심지로는 부산의 부산진갑과 남구을, 중영도가 경남에는 산청함양거창합천 등이 꼽힌다.부산진갑에는 민주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영춘 의원이 통합당의 서병수 전 부산시장을 맞아 고전 중이다. 김 의원은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보수표를 갈랐음에도 쉽지 않은 선거를 이어가는 중이다.
남구을은 PK 유일한 현역의원 맞대결이 관심이다. 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보수여전사로 불리는 통합당 이언주 의원 간이다. 여론조사는 역시 서로 오차 범위 내에서 혼전 양상이다. 이 의원이 박 의원 측에 대해 불륜설을 퍼뜨렸다며 고소에 나서기도 했다. 이 의원으로선 수도권을 버리고 꽃길 찾아 나섰다는 비판과 함께 중영도 지역에 출마하려다 김무성 의원과 장제원 의원 등 PK 통합당 내 극심한 반발을 산 것 등은 논란거리다.
중영도는 민주당이 새롭게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1순위 지역으로 꼽는 곳이다. 민주당 김비오 후보와 김형오·김무성 키즈로 불리는 황보승희 후보 간 막상막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생환도 관심이다. 컷오프에 반발해 고향인 거창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통합당 강석진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