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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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인물론 앞세운 민주당, 정권심판 여론 잠재울 수 있을까

  • 임성수 영남일보 주말섹션부장 s018@yeongnam.com

    입력2020-01-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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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성갑
    관록의 김부겸이냐, 반문재인 정서 결집이냐

    ‘수성갑’은 관록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인지도냐, 반(反)문재인 정서의 결집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총선 초반 분위기로는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의원의 국회의원 5선 가도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거세게 불었던 TK(대구·경북)의 진보 바람이 조국 사태 등으로 인해 역풍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2012년 19대 총선 때 고향인 TK(대구·경북)로 내려와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던 김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 선거) 패배에 이어 대권 도전을 앞둔 상황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수성갑’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많은 공을 들였지만, 이한구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로 이어진 그동안 거물급 인사의 전략공천에 식상한 지역 정서를 감안, 출마를 접었다. 김 비대위원장의 불출마는 김 의원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듯 했다. 하지만 조국 사태에 이어 민주당의 국회 패스트트랙 밀어붙이기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 수위를 높게 만들면서 김 의원의 5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 비대위원장이 빠진 한국당 후보 자리는 ‘지역출신 지역일꾼’을 내세우며 2년 전부터 텃밭을 다진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정순천 한국당 수성갑 당협원장과 지역에서 활동한 김현익 변호사, 검사 출신 정상환 변호사가 노리고 있다. 이들 4명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 온 조정 변호사도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한국당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에 비해 이들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가 한국당 후보로 나서더라도 김 의원이 쉽게 승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측에서도 “지역 정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어서 누가 한국당 후보가 되더라도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북을
    홍의락 3선 도전에 한국당 후보 6명 도전장

    ‘북구을’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지역구 이동 등으로 등을 돌린 민심을 파고든 민주당 비례대표였던 홍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곳이다. 김부겸 의원과 함께 TK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을’은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홍 의원에게 거센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홍 의원은 자신뿐 아니라 부인과 함께 매 주말 지역 주민들과의 등산 인사 등을 통해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민원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민주당을 보는 시각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까지만해도 대구 북을에서는 민주당 바람이 불면서 첫 민주당 대구시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홍 의원이 공천한 기초의원 7명 중 3명이 민주당 후보로 당당히 북구의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홍 의원에게 옮겨지는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는 1월14일 현재 8명의 21대 총선 예비후보 중 한국당 후보가 6명이라는 점이 방증하고 있다. 특히 예비후보 대부분이 다른 지역구에 나서도 당장 한국당 공천을 받을 정도로 경력이 쟁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서상기 전 의원과 재선의 주성영 전 의원뿐 아니라 경북도 기획조정실장·대구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김승수 전 자치분권위원회 기획단장, 대전지검 차장검사·고양지청장을 지낸 권오성 변호사, 국가정보원 해외·북한담당 차장보 출신의 이범찬 강원대 초빙교수, KT 신사업담당 상무를 지낸 황영헌 뢾사뢿연구소4.0 대표가 한 장의 한국당 공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을
    대통합 성사 여부에 유승민 정치생명 오락가락

    ‘동을’은 중도·보수 진영의 ‘대통합’ 여부로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지역이다. 현역은 새로운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 유 의원은 ‘대구 동을’에서만 내리 네 번이나 당선되며 5선 도전도 이 곳에서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보수대통합이 성사될 경우 ‘대구 동을’은 유 의원의 당선이 유력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보수 진영 간 경합이 불가피하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까지도 “보수 분열 방지를 위해 유승민 의원을 이번에 주저앉혀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대구 동을’ 출마를 시사할 정도였다. 

    자유한국당에선 지난해부터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규환 의원(비례대표)이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당원은 물론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고, 2018년 대구시장 한국당 경선에 나섰던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과 김 전 장관은 홍 전 대표의 ‘대구 동을’ 불출마 선언으로 한 숨을 돌리는 모습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도태우 변호사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여성인 김영희 전 육군 중령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경쟁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2년 전 대구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낙천한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이 보수 진영 간 대립의 틈을 노리며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송영우 민중당 대구 동구위원장과 정용 전 대구시의원도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 정치권에선 보수대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상황에서는 유 의원에게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유 의원에 대한 지역 내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보수대통합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 후보까지 가세한 3파전이 전개될 경우 그 결과를 예상하기 더욱 힘들 수 있다는 여론이 많다.

    달서병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메시지가 최대 변수

    ‘달서병’은 ‘동을’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지역구다. 비례대표가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면서 지역구 의원은 다른 정당 소속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지역구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극명하게 입장이 갈린다는 점은 큰 차이다. 

    ‘달서병’의 현역 의원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다. 3선인 조 의원은 일각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21대 총선에서도 지역구 출마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도 출마한 조 의원은 당시 지역구에서의 득표율이 낮았던 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조국 사태 등으로 불거진 반(反) 문재인 대통령 정서 등으로 이번 총선에서의 당선을 장담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우리공화당의 잇따른 집회를 통한 60대 이상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다는 기대감도 포함돼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당협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효상 의원(비례대표)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원구 전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장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 의원은 조 의원이 탈당한 뒤 2년 전 부터 당협위원장을 맡아 2018년 지방선거까지 치렀다. 20대 총선에서 ‘달서을’ 한국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김 전 청장은 지난해 지역구를 옮겨 이번에 재도전 한다. 재선의 대구시의원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시의원 시절 송곳 질문 등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2016년 치러진 대구 달서구청장 보궐선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낙천했다. 

    ‘달서병’도 ‘동을’과 마찬가지로 보수대통합이 최대 변수지만, 지역구 현역인 조 의원이 유승민 의원과는 보수대통합을 절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보수진영의 후보가 둘 이상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정남 (사)역사문화진흥원 대표와 김대진 중국 하남사범대학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조 의원과 한국당 후보군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져 ‘달서병’은 한국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와 총선 전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 발표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북 구미을
    시장 거머쥔 민주당, 금배지까지 거머쥐나

    경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출마하는 ‘구미을’이 최고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구미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TK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한 지역이어서 민주당 중앙당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구미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해 1월 일찌감치 민주당 구미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현안과 민심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총선에서도 평균연령(38세)이 젊은 구미에 민주당 깃발을 반드시 꼽겠다는 각오다. 김 의원은 민주당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장과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위원을 맡는 등 지역구 관리에도 많은 공을 들여왔다. 김 의원의 부인 임미애씨는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의성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경북도의원으로 당선돼 관심을 모았다. 

    김 의원이 당선되면 경북에서는 1996년 15대 총선 이후 24년 만에 민주당 계열 국회의원이 배출된다.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권오을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권 의원은 16대 총선에서도 당선됐지만,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건설교통부장관을 역임한 추병직 전 장관도 민주당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출마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에선 지역구 현역인 장석춘 의원이 재선에 나서는 가운데, 김봉교 경북도의회 부의장인 김봉교 도의원이 장 의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노총 출신의 장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으로 활동하며 구미지역 현안 해결에 노력하며 지난해 8월까지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3일 도의원직을 사퇴한 김 도의원은 공천 룰에 따라 ‘현역 사퇴 시 득표수 1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안고 경선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방의원이 국회로 간다면 민의와 이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밖에도 한국당에서는 남유진 전 구미시장,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대 한국당 양자 대결 가능성이 높은 ‘구미을’ 선거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진보진영 결집’ 여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성주·고령·칠곡
    소지역주의가 한국당 경선 판도 바꾸나

    재선의 이완영 전 의원이 지난해 6월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무주공산이 된 ‘성주·고령·칠곡’도 ‘구미을’과 함께 경북 도내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진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다른 경북지역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강세를 보여온 만큼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다만 한국당 공천을 노린 예비후보가 난립해 있어 누가 공천을 받느냐에 따라서는 보수 진영 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커 그 점이 본선에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주와 고령을 합친 인구보다 더 인구가 많은 칠곡의 산업단지 근로자 연령층이 낮다는 점도 민주당에 기대를 걸게 하는 요소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장세호 전 칠곡군수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특별위원이자 민주당 고령·성주·칠곡 지역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인사로는 김현권 의원 못지않게 경북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해 왔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백선기 칠곡군수에 3.74%포인트 차이로 석패하는 등 인지도 면에서는 한국당 후보군 못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후보군은 경북지역에서 가장 쟁쟁하다고 할 정도다. 이완영 전 의원에게 잇따라 고배를 마셨던 3선의 이인기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대구 달서갑’에서 19대 의원을 지낸 홍지만 전 의원도 예비후보로 가세했다. 여기에 현 한국당 당협위원장인 김항곤 전 성주군수, 정희용 전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제·민생특별보좌관,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최도열 황교안 한국당 대표 특별보좌역도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한 장의 한국당 공천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 공천 경쟁은 칠곡 대(對) 비(非)칠곡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20대 총선 때 이완영 전 의원이 성주출신이어서 칠곡이 다소 소외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수는 고령 3만2천여명, 성주 4만4천여명인 반면, 칠곡은 11만7천여명으로 칠곡이 고령·성주 인구보다 3만명 이상 많다. 따라서 경선으로 한국당 후보가 결정될 경우 칠곡 출신인 3선의 이인기 전 의원과 정희용 전 특보가 다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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