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윤 기자]
지난해 말 나온 책 ‘밀레니얼 386 시대를 전복하라’(‘밀레니얼 386…’)에 눈길이 간 것은 그 때문이었다. 1981년생부터 2000년생까지 총 11명의 2030 청년 저자들이 참여해 발간한 이 책은 경제, 4차 산업혁명, 노동, 교육, 외교안보 등 11개 이슈를 정해 현 청와대 및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주류 세대인 집권 386과 밀레니얼 세대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조목조목 비교했다.
경자년 설 연휴 직후인 1월 28일 ‘밀레니얼 386…’의 저자로 참여한 3명을 포함해 총 4명을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만나 올해 총선과 한국 정치의 미래에 대해 방담을 나눴다.
이들은 대부분 현 정부에 비판적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우파의 미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은 마침 민주당이 4·15 총선에 내보내겠다며 영입한 ‘인재 2호’ 원종건 씨가 미투(Me Too) 논란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직후여서 우선 인재 영입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원종건 씨 행적,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던 것”
이윤정 [박해윤 기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람을 검증하지 않고 일단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놓은 뒤 사람을 끼워 맞추니 벌어진 일 같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개혁이라는 스토리를 먼저 만들어놓고 사람을 앉혀 벌어진 일 아닌가. 원씨의 경우도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스토리를 원해 찾은 건데, 다른 점을 검토하지 못해 복병을 만났다고 본다.”(함동수)
“전문성이나 의정활동 능력을 살피기보다 뉴스메이커로 어필될 수 있는 인재만 찾고 있다. 여야 모두 영입 과정을 보면 너무 이미지 쪽으로만 가는 경향이 있다. 또 사람들을 영입해놓고도 어떻게 적재적소에 쓸 것인지 비전과 전략이 없다. 영입만 해놓고 활용을 못 하고 있는 거다. 영입된 사람들도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왔으나 미션과 일을 주지 않으니까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것 같다.”(백경훈)
“지금 같은 보여주기 식 인재 영입은 진정성이 없으니 감동도 없다. 젊은 피를 수혈해 혁신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청년들을 힘 빠지게 하고 좌절하게 만든다. 이번에 영입된 인물 중에서도 저 사람이 어떻게 저기에 들어갔지 갸웃하게 하는 이들이 있다. 선진국 어디에도 이런 식의 신중하지 못한 정치신인 발굴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에 원씨 경우만 봐도 주변에서 함께 일했거나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의견을 조금만 들었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금방 알 수 있었을 거다. 이렇게 단기적으로 선거 때마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급하게 영입할 게 아니다. 정말 미래 정치인을 제대로 양성할 시스템이 여야 모두에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정치구조를 보면 기존 정치인 어느 누구도 아기 호랑이를 키울 생각이 없는 듯하다. 키워놓았다 자칫 자기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서가 아니겠는가.”(이윤정)
“능력 있고 열심히 살아온 젊은이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직업의식, 소명의식이 전제되지 않은 채 젊다는 이유만으로 영입하는 행태가 너무 가볍고 정치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다.
사생활 영역이라고 항변하지만, 국회나 정치에 진출해 국민을 대변할 사람은 최소한 남에 대한 배려나 도덕적·윤리적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원씨 본인도 거기에 둔감했고 민주당도 신중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나서지 않는 성찰이 있어야 하지만 이번에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동안 민주당이 영입한 인재들에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다른 후보들의 이미지까지 퇴색됐다. ‘청년’이라는 신선한 이미지 대신 나쁜 답습을 이용해 특권을 누리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혜택이나 인센티브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기성세대를 향해 쓴소리를 하겠나.”(이윤진)
초반 대화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분위기도 가라앉힐 겸 집권 386 비판서를 낸 동기를 물었다. 집필을 주도한 백경훈 씨가 답했다.
“갑갑한 마음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국정을 지도하는 분들이 그리는 세상의 간극이 너무 컸다. 세대교체를 말로만 할 게 아니라 비전과 미션, 의제, 언어를 담아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다. 미래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연구했을 때 그것이 집권 386이라고 생각했다.”
책에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엿새간 서울지역 10개 대학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면 설문조사가 담겨 있다. 이념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진보’ 18%, ‘중도’ 64.2%, ‘보수’ 17.8%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미래를 가로막고 있는 기득권 세력 ‘집권 386’
함동수 [박해윤 기자]
“조국 사태를 전후로 집권 지도층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 386에 대한 모호함과 이질감을 느꼈고, 386에 대해 잘 몰랐지만 조국 사태를 계기로 알게 됐다는 답변이 많았다.”(백경훈)
조국 사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전국동시지방선거 때까지만 해도 자유한국당이 정신 못 차렸다고 생각해 민주당을 찍었다. 주변 친구 가운데 특히 여자들은 한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충격받았을 정도다. 지난해 10월 3일에는 마스크를 쓰고 광화문광장 시위에 참가한 친구도 많았다.”(함동수)
“가장 분노한 대목은 역시 입시 비리였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보니 캠퍼스 여론을 많이 듣는데 교수들조차 비판적이었다.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젊은층이 ‘문재인’에 환호했던 건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슬로건으로 니즈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이 슬로건을 정면으로 배신했다. 마치 정의, 공정, 도덕성만큼은 386세대의 상징자산인 양 행동했지만 여러 사건으로 신뢰가 무너졌다.”(이윤정)
386세대의 퇴진은 지난해 불거진 대표적인 정치 이슈이기도 했다. 왜 그랬다고 보나.
“386 전체가 아니라 ‘집권 386’으로 한정하고 싶다. 이들의 사고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독재와 싸우다 보니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노동시장도 노동과 자본으로 나누고…. 그 프레임으로만 세상을 보니까 정치를 자신들이 처단해야 할 대상을 찾아나가면서 과거 민주화운동 식으로 해가고 있다.
물론 이런 모습들이 개혁 동력으로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모든 국정을 이렇게 처리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 열망과 에너지를 잘 모아 국가 에너지를 통합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적폐청산하자면서 국민을 분열시킨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이윤진)
“청년 시절에는 순수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좋지 않은 정치권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욕하면서 배웠다고나 할까. 괴물들과 싸우면서 또 다른 괴물이 돼버렸다. 실제 386 정치인들을 만나 대화해보면 진화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청년 시절의 세계관과 인생관이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글로벌적 상상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도 폐쇄형 경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아닌가.”(백경훈)
“집권 386의 준비되지 않은 무능함은 충분히 드러났다. 가장 많이 드러난 게 노동시장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등 의도는 선(善)했지만, 사회는 시험 대상이 아니다. 물론 청년 일자리가 없어진 게 이번 정부 탓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것을 넘어 가장 밑바닥 직업군의 일자리를 빼앗아 양극화를 더 심화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함동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알바(아르바이트) 자리는 확실히 없어졌다. 자영업자의 폐업과 도산이 많은 것도 큰 이유다. 가장 문턱이 낮은 직업군이라 할 수 있는 편의점, 식당 알바생이 기회조차 못 얻고 있어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말이 아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 중에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애들도 있다. 줄일 부분이 식비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먹거리는 고사하고, 편의점 도시락 한 개를 사 세 끼니로 나눠 먹고 교회나 절 같은 종교시설에서 무상급식을 하는 친구도 많다. 밑바닥 청년의 삶은 정말 고단하다. 먹고사는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이윤정)
정말 고단한 밑바닥 청년들의 삶
이윤진
“우리 세대는 운동권이 사라진 대학을 다녔다. 그 속에서 386의 민주화운동은 전설이었고 선배들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체험한 386 집권 세력은 자아도취에 빠진 나르시시즘 정권이었다. 무엇보다 이념을 떠나, 남을 속이고도 부끄러움이 없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이번 정부는 또 ‘희망 선동 정권’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듣기 좋은 단어로 포장해 처음 들을 땐 그럴싸한데 결과적으로 손에 쥐어지는 건 하나도 없다.”(이윤진)
이 대목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심 있는 함동수 씨가 말을 이었다.
“지금 다른 나라들의 기술 발전 속도는 눈이 핑 돌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지난 2년 반 동안 조국 사태, 적폐청산으로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미래를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는 결국 청년 세대가 떠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내 경우 블록체인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는데 청와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부처마다 모두 말이 엇갈리고 서로 미루는 모습에 크게 좌절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인(MOIN)의 경우 어디서 관리하느냐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다 6개월간 영업 정지 처분을 받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블록체인 게임업계의 경우도 정부가 블록체인 개념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는 바람에 등급 분류가 없어 출시를 못 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 두세 곳이 문을 닫았다.
이 와중에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정부 지원금은 많이 돌아다닌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죽은 돈 타 쓰기’라고 표현하는데, 세금 타 쓰는 데 선수인 친구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무원들 보기 좋게 문서 만드는 전문가다. 공무원들도 실제 성과를 보고 따져야 하는데 ‘페이퍼(보고서)’로만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으로 창업 지원한다고 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은 안 하고 있으니 사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좌절과 분노만 쌓인다. 이러니 돈 많은 대기업은 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
함씨는 이어 “타다 같은 서비스가 무산되면 해당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라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주는 심리적 충격이 크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 ‘타다조차 못 하면 도대체 뭘 하라는 거지’라는 절망감이 크다. 엄청난 기술 발전도 아닌, 단지 택시 서비스 질 향상 정도의 변화인데 말이다. 제일 어이없는 건 처음엔 국토교통부에서 타다를 승인했다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뒤집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를 믿고 뭘 할 수 있을까. 타다 서비스 불허는 해당 업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청년들의 신뢰가 깨졌다는 게 가장 큰 부작용이다.”
지금 정부는 청년창업이나 취업준비생에게까지 세금을 쓰고 있는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거 아닌가.
“우리가 원하는 건 청년수당이 아니라 안정적인 직장이다. 근본적으로 청년취업 문제를 무조건 세금으로 풀겠다는 발상이 잘못된 거다. 정치인들에게 취직이 힘들다고 하면 ‘투표하라’고 하는데 결국 청년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겠다는 말 아닌가. 기업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엔 관심 없고 세금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면 결국 이 부담은 우리 세대가 짊어질 것이 뻔하다.”(이윤정)
지금 정부가 진보 정권이라고 보는가.
“노(NO). 택시산업을 지키려 하고 정규직을 지키려 하는 등 새로운 혁신 변화가 아니라 기존 질서를 더 공고히 하려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보수적이라고 본다. 더구나 미국은 물론, 주변에 친한 나라가 없다. 우리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글로벌 세상을 살아왔는데 현 정부는 이웃 일본과도 싸우고 있다. 경제정책도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닌 우물 안에서 하고 있는 걸 보면 오히려 진보를 방해하는 역사의 반동세력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입법·사법·행정에서 혁명하듯이 주류를 교체하겠다는 게 혁신은 아니지 않은가.”(이윤진)
“시장경제라는 큰 틀 안에 있긴 하지만 세금을 통한 퍼주기라는 측면에서 북유럽 등 사회민주주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지금 여당이 내거는 간판이 변화, 약자에 대한 포용, 사회적 안전망이지만 결실은 없다는 점에서 포장된 측면이 강하다.”(함동수)
“진보이고 싶은, 진보로 표현되고 싶지만 사실상은 아닌 정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념을 떠나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거짓이 드러나도 순간만을 모면하려는 모습이 너무 실망스럽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재발되지 않는데, 현 정권은 순간을 모면해 빠져나가려는 선택만 하고 있어 그로 인한 피로감이 크다. 네 살 아들을 키우고 있어 내 미래도 걱정이지만 20년, 30년 후 이 아이들이 뭘 먹고살 수 있을까 생각하면 캄캄하다.”(이윤정)
“자유한국당 보면 더 한심하다”
백경훈 [박해윤 기자]
“미래와 정책에 대한 준비, 경험과 경륜 면에서 자유한국당에 자산이 많다고 본다. 항상 공부하고 내실 있게 삶을 살아온 정치인도 많다. 하지만 반(反)문재인만 하지, 미래 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주어가 문재인 정부다.”(함동수)
“자유한국당에서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소화해 얘기하는 사람을 한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저지도 국민에게 공감 있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었나. 이 지경이 된 것은 당론이 명확지 않아 번번이 타이밍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입장을 내면 한참 만에 여론 추이를 보고 입장을 내놓는데 이미 관심사에서 멀어진 뒤다. 지식은 많은데 전략이 없다.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를 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을 쓴다고 하지만 짜장면에 완두콩, 그것도 세 알 정도 쓰고 있다.(웃음)”(백경훈)
“결국 리더십 문제로 연결되는데, 그렇다고 대표 하나 바꾼다고 금방 변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당직자나 의원들도 그렇고, 다들 굉장히 훌륭한데 오래된 알고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이윤정)
“이른바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사람 가운데 정치나 한번 해볼까 해서 넘어온 사람이 너무 많다. 정치도 훈련이고 전문직인데 사업 잘했다고, 판검사나 의사 잘했다고 정치까지 잘하는 건 아니다. 명성은 높지만 진심으로 배우는 자세를 가진 의원들을 별로 못 봤다.”(이윤진)
“그래도 민주당은 경청하고 공감하는 이미지가 있다. 문재인 후광효과로 보여진다. 청와대와 여당은 일단 내 얘기를 들어주기는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른바 ‘꼰대’와 연관된 이미지로 연상된다. 아예 말을 섞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보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집단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금태섭 의원이 소신발언을 해도 징계하지 않았다. 이철희 의원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치를 그냥 놔버린 게 아니라 전략가로서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 중에는 이런 인물들이 안 보인다. 있어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한다. 적절한 책임과 역할을 주면서 날개를 달아줘야 하는데 다 배제되고 있다.”(이윤정)
“현 추세로는 정권교체 쉽지 않아 보인다”
미투(Me Too)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2호’ 원종건 씨(가운데)가 1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빠져나가고 있다. 원씨는 기자회견에서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지만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며 “진실공방 자체가 당에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한 시대인데, 자유한국당은 그걸 잘 모르는 듯하다. 옳은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얘기하느냐가 중요하다. 요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보수 우파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는데, 왜 우파는 스스로 이런 논객을 내놓지 못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김경율 회계사나 진 전 교수를 보면 진보 진영 내에도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희망이 보이지만, 우파에는 사람이 너무 없다고 느껴진다. 좌파 진영에도 말을 잘하고 많이 알고 있으며 근거를 대면서 합리적으로 말한다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우파에서는 그런 사람이 별로 안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경청하고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를 빨리 발굴해야 한다.”(함동수)
“현 정권이 가면 쓴 얼굴이라는 걸 많은 국민이 느끼고 있다. 그만큼 화가 많이 나 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쉽게 옮겨가지는 않을 것 같다. 미래와 전략, 비전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이윤진)
“민주당으로부터 마음이 떠난 중도층이 매우 넓어지고 있다는 건 여러모로 느껴진다. 자유한국당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현 페이스 유지가 목표일 테니 결국 변수는 자유한국당이다. 보수통합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대 보수통합의 일대일 구도가 아니면, 우파는 필패라고 본다. 특히 수도권은 1000표에 당락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이다. 보수 우파가 지역구에서 1명만 나와야 민주당과 붙어볼 수 있다.”(이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