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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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선도기업 ㈜쓰리에이치 정영재 회장

5명으로 시작해 5년 만에 연매출 350억, 12개국 수출

“3H지압침대의 인기 비결요? 일단 누워 보면 압니다”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0-01-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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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립 5년만에 매출 350억 달성의 신화를 쓴 정영재 3H 회장.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설립 5년만에 매출 350억 달성의 신화를 쓴 정영재 3H 회장.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대구 신서혁신도시 내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주)쓰리에이치(대표 정영재, 이하 3H)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의료기기 제조 기업이다. 설립 3년 만인 2017년 연매출 10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 200억원, 지난해에는 350억원을 돌파했다. 창업 당시 5명이던 직원은 99명으로 늘고, 130평이던 공장 규모도 12배 이상 커졌다. 

    3H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끈 간판스타는 온열·지압 기능을 장착한 3H지압침대다.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이 제품은 허리 통증 완화와 척추 교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침대, 척추경혈용 지압장치 등 3H가 획득한 각종 발명 특허 기술이 이 제품에 적용됐다. 이 제품은 또 해외 수출에 꼭 필요한 규격인 CQC·ISO13485 인증까지 받아 유럽 진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제품 경쟁력을 발판으로 렌탈 서비스를 동종업계 최초로 실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3H는 현재 전국 120곳에 대리점을 뒀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파라과이 등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3H지압침대 덕분에 받은 상도 한두 개가 아니다.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과 ‘2018 대한민국 소비자대상’, ‘대한민국정부 국가생산성대회 강소기업대상’ 등이 그것. 지난해에는 ‘행복한 중기경영대상 일자리창출부문 고용노동부장관상 및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년 지속적인 고용 창출과 100% 정규직 채용으로 일자리 안정에 기여한 공로다. 3H는 청년 취업을 돕기 위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의 기업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제학습 근로 체험 교육을 시행한다. 

    경제 불황에도 과감한 투자와 상생 리더십으로 우리 사회에 희망과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정영재(59) 3H 회장을 대구 본사에서 만났다.



    어쩌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다른 의료기기 제조 판매 사업을 할 때 이 침대의 원 개발자가 돌아가셨다. 이 침대가 개발 단계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낸 분이었는데 뒤를 이으려는 가족이 없어 내가 맡았다. 이 침대의 성능을 잘 알고 있었다. 학창시절 오래 축구를 하고 어릴 때 높은 곳에서 떨어져 원래 허리와 척추가 건강하지 않았는데 이 침대를 직접 써보고 효과를 봤다. 제품만 좋으면 시장에서 얼마든지 팔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특허기술을 사들여 2014년 6월 창업했다. 처음엔 제품이 완벽하지 않았다. 모양도 지금과 달랐다. 완성도로 치면 5%가 미흡했다. 이 사업을 맡아 하면서 단기간에 발명 특허 기술 4건을 더 획득해 완성도가 100%인 제품을 만들었다. 2016년 초 3년 무상 AS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도 제품의 완성도를 자신해서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이 뭔가. 

    “첫 번째 경쟁력은 제품이고, 내가 두 번째 경쟁력이다.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는 쑥스럽지만 천성적으로 부지런하다. 일을 즐기고 많이 할수록 더 재미있다. 직원들은 주 5일 근무하고 정시 퇴근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365일을 휴일 없이 일한다. 얼마 전 2박4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32곳 대리점주를 상대로 교육을 했는데 호텔 밖으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침 7시부터 밤늦게까지 이틀 연속으로 강의를 하고 현지 협력업체 사장도 만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차가 첫차와 막차다. 낮에는 일을 해야 하니 밤이나 새벽에 이동해서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돈 자체에 대한 욕심도 없다. 30대부터 세계적인 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그 꿈을 지금 이뤄가기 시작했다. 3H가 1조원 매출을 올릴 때까지 해마다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품을 적극 알리고 있으며 기술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3H지압침대의 가장 큰 경쟁력을 꼽는다면 무엇인가. 

    “우수한 성능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일단 한번 누워보시라’는 말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체를 지탱하는 기둥인 척추가 비뚤어지면 체내 모든 순환계가 망가지는데 3H지압침대에 40분만 누워보면 그 가치를 안다. 온열요법으로 혈액 순환과 숙면을 돕고 척추를 교정해주는 효과가 있다. 척추 통증 완화와 혈액 순환 개선 효과를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MP인증(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도 받았다. 수면을 취하면서도 온열 찜질과 지압,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세라믹 온열매트에 장착된 62개의 황동 지압봉이 매트에서 수직으로 올라와 목부터 꼬리뼈까지 척추 18개의 경혈을 누르며 신체의 굴곡을 따라 지압을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전통 한방의 추나요법과 서양의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치료) 요법이 어우러져 있다.” 

    황금빛을 띠는 온열 매트의 소재는 뭔가. 

    “신물질을 포함해 새로 개발한 MK303 바이오 세라믹이다. 원적외선 방사율이 높은 물질들을 합성시킨 소재로 발명 특허까지 받았다. 방 안에 제품을 두기만 해도 살균과 세포 재생, 독소 제거,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정에서 미세먼지와 집먼지진드기가 많은 곳 중 하나가 침대인데 3H지압침대는 그런 걱정에서도 자유롭다. 매트 자체가 세라믹 소재인 데다 물푸레나무, 백송나무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져서다.” 

    공장 규모도 창업 당시에 비해 10배 넘게 커져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듯하다. 

    “처음엔 임대공장 130평을 쓰다 7개월 만에 250평으로 규모를 늘렸다. 거기서 2015년 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엔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개발특구로 들어오기 위해 의료기기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심사를 받았다. 1640평의 공장 부지를 확보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제품 경쟁력으로 발전 가능성을 계속 어필한 끝에 심사를 통과했다. 그해 10월 착공해 2017년 4월 공장을 준공했는데 매출이 급격히 늘어 1년 만에 다른 곳을 더 임대해 제품 창고로 쓰고 있다. 공장 안에 있던 부설연구실도 외부에 뒀다. 현재 규모로는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어 좀 더 큰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구시와 협의 중이다.” 

    2017년 4월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진입장벽 낮추기 위해서도 수백만원짜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가계 운용에 무리를 줄 수 있지만 36~42개월에 걸쳐 렌탈 비용을 나눠 내게 하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3H지압침대 기본형 렌탈비는 월 13만3000원이다. 매일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의 경우 금연만으로도 감당할 수 있는 액수다.” 


    2020년 3H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배우 차인표(왼쪽).
직원들은 물론 공장 견학 방문객이 체험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찜질방과 목욕탕을 갖춘 ‘힐링하우스’.

    2020년 3H 광고 모델로 발탁된 배우 차인표(왼쪽). 직원들은 물론 공장 견학 방문객이 체험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찜질방과 목욕탕을 갖춘 ‘힐링하우스’.

    전국에 100곳이 넘는 대리점을 두고 있다. 영업 실적이 좋은 편인가. 

    “대리점은 12대 이상의 침대 전시가 가능한 매장을 두고 고객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팔거나 렌탈을 하는데 판매와 렌탈 비중이 평균 7대3 정도다. 영업 실적은 대리점별로 차이는 있으나 잘나가는 센터 하나는 월 50개 이상을 주문한다.” 

    젊은 대리점주가 많다고 들었다. 

    “요즘은 직장에서 정년을 채우기도 쉽지 않고 임금 수준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일찍이 대리점 운영을 시작해 안정적인 기반을 다진 이가 적잖다. 3H 창립멤버인 정광형 사장의 둘째 아들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구미에서 대리점 사업을 하는데 대기업에 다니는 형보다 모든 면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대리점주 중에는 본인이나 가족이 자사 제품을 써보고 좋은 효과를 봐 대리점을 낸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도 3H지압침대를 쉽게 만날 수 있나. 

    “미국 서부와 동부에 각기 10군데 정도의 판매처가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에만 5곳의 매장이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32곳, 중국엔 20여 곳이 있다. 중국 충칭 대리점에는 하루 3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더운 나라에서도 온열 치료를 좋아하나. 

    “더운 나라에서는 사실 더 춥게 산다. 더운 만큼 냉방을 세게 하고 얼음물을 계속 마셔 몸이 찬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3H지압침대를 쓰면 금세 반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이 좋아지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압 치료 효과까지 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공장 맞은편에 지은 ‘힐링하우스’가 눈길을 끌었다. 어떤 곳인가. 

    “세라믹 효과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직원들도 편히 쉬면서 사용한다. 올해는 중국에서 2000명 이상이 방문할 예정이다. 한 제약회사에서 매달 수백 명을 보내겠다고 한다. 앞으로 제2공장을 크게 지어 의료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업가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사회 공헌 차원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싶다. 1만 명에게 월급을 주는 게 꿈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러려면 인간을 존중하는 휴머니즘(Humanism)이 있어야 하고 건강(Health)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행복(Happiness)을 추구하는 기업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회사 이름을 ‘3H'로 지은 것이다.” 

    3H가 그려갈 2020년 청사진이 궁금하다.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독려해 거래처 수익 증진을 도울 것이다. 올해는 스마트한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자동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담당하는 연구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협력업체와도 디자인과 성능 개발을 위한 협업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2020~2021년 상장을 목표로 단계적인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3H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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