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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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그리고 되돌려준 사랑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0-05-17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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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누구한테 용서를 받았다는 거야!”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영화 ‘밀양’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뿐인 아들이 납치 살해당한 뒤, 여자는 종교에 귀의해 범인을 용서하려 합니다. 하지만 용서의 길은 분노하는 것만큼 힘듭니다. 원망할 대상도 잃어버린 그녀는 자신을 파괴합니다.

    백발의 사내는 외아들과 아내를 살해한 살인자를 용서하고, 그를 위해 사형제 폐지운동까지 벌입니다. 다른 범죄피해자 가족, 심지어 작은딸마저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등을 돌리고 그 역시 “이게 정말 내 가족을 위한 일인가?” 하는 반문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를 용서해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고독한 싸움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4년 전 열 살짜리 외동딸을 잃은 후 “내 딸 같은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기부를 이어가는 부부도 있습니다. 2006년 생때같은 딸은 잘 알던 주민에게 납치 살해됐습니다. 이 사회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요? 그럼에도 부부는 “우리 아이도 남을 돕는 걸 좋아했으니 그 몫까지 실천하겠다”며 매년 1000만 원씩 기금을 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 기금으로 연쇄살인사건 피해자 가족 등을 돕고 있습니다.

    용서, 그리고 되돌려준 사랑
    반지하에 난 창문을 열고 들어온 범인에게 딸을 잃은 한 어머니는 이 더운 날에도 창틀을 나무로 모두 막아놓고 삽니다. 그는 아직도 바닥에 흥건한 딸의 피를 닦아내던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용서하려 애쓰는 그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릴까요. 누군가는 그것을 허위의식이라 하면서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돌립니다. 어려운 결심을 한 그들이 다시 상처받지 않길. 용서의 길이 외롭지 않게 지속적인 관심과 동행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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