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활의 발견’에 나온 이 말을 저는 명대사로 꼽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각종 강력사건을 접할 때마다 이 대사가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인간보다 괴물이 많은 세상입니다. 부모를 죽이는 패륜아에서부터 사소한 이유로 남을 속이고, 상해를 가하고, 사기를 치는 범죄자까지 끊이질 않습니다.
한 여중생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괴물에게 생명을 잃었습니다. 그를 벌하고 싶은 사람은 많겠지만, 사적으로 그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법이라는 테두리에서 운영되는 엄연한 법치국가이고, 사형이라는 처벌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의자 김길태의 범죄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살인죄로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겠죠. 김대중 정부 이래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사형선고를 받더라도 사실상 무기징역 상태로 있게 될 겁니다.
얼마 전 사형제도를 두고 5대 4의 비율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1996년 처음 사형제도가 헌법재판소로 갔을 때 7대 2의 비율로 압도적 합헌 결정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많은 인식의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두순 사건,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처럼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다시 사형 여론이 들끓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사형제도 폐지는 이르다” “어서 빨리 사형수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라”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이에 편승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성범죄범, 연쇄살인범 등에 대해 선택적으로 사형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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