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9호는 망치를 피하려는 두더지로 변한 유명 인사들을 표지에 내세웠다. 이어 줌업에서는 ‘국민과자’를 손에 쥔 어린이의 해맑은 얼굴, 거기에 이 땅 모든 부모의 가슴을 멍들게 한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관련 사진이 더해지며 채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우리가 처한 현실을 아프게 기록한다.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 ‘유력 인사’들이 과연 우리 꿈나무들에게 모범이 되었는지를 생각했다.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이 그저 교과서 안에만 머무를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에 간직해둔 꿈들이 사그라지는 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잊힌 사건들이 제대로 해결됐는지 살피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임을 상기해준 편집장의 글을 예사로 지나칠 수 없었다.
국가정보원장에 취임도 하기 전 1급 간부 중 60%를 물갈이하는 것이, 합법성과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저버린 채 ‘용단’으로 치부돼서는 안 될 일이다. 말 많고 탈 많은 국정원의 수장으로 ‘떡값’ 추문을 털어버리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여하튼 기사 내용보다 “인사로 장난치지 마라!”는 제목의 울림이 훨씬 절박하게 다가왔다.
‘전시행정’과 갑작스러운 호들갑이 새 시대의 활력으로 호도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비록 대선 직전 느닷없이 만들어졌을망정 새 정부가 진정한 ‘섬김’의 자세를 가다듬어주기를 기다려본다.
다른 언론매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한솔교육 시위 사태로 대표되는 특수고용직 문제를 살핀 기사도 돋보였다. 노사 간 무한대립을 해결할 새 정부의 대책이 ‘복직 대신 돈으로 해결하는 법 개정 추진’이라는 점은 못내 불안하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 처지에서의 ‘실용’보다는 힘없고 가슴 시린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실용’이 “국민을 섬기는” 자세에 좀더 가깝지 않을까. 소수민족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온 중국의 정책이 결국 티베트를 피로 물들이며 스스로의 위신을 좀먹고 있는 것을 봐도,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정책은 근본적으로 따스한 가슴이 전제돼야 한다.
거액의 추징금을 떼먹고도 알토란 같은 부를 쌓은 아들들에게서 일절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외치는 ‘가난뱅이’ 전직 대통령과 염치 불고하고 친동생과 재산 싸움까지 벌이는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국가 원로로 예우받고, 단 한 푼의 추징금도 내지 않은 채 ‘배 째라’고 버티는 재벌이 재기를 노리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이 그저 교과서 안에만 머무를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에 간직해둔 꿈들이 사그라지는 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잊힌 사건들이 제대로 해결됐는지 살피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임을 상기해준 편집장의 글을 예사로 지나칠 수 없었다.
국가정보원장에 취임도 하기 전 1급 간부 중 60%를 물갈이하는 것이, 합법성과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저버린 채 ‘용단’으로 치부돼서는 안 될 일이다. 말 많고 탈 많은 국정원의 수장으로 ‘떡값’ 추문을 털어버리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여하튼 기사 내용보다 “인사로 장난치지 마라!”는 제목의 울림이 훨씬 절박하게 다가왔다.
‘전시행정’과 갑작스러운 호들갑이 새 시대의 활력으로 호도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비록 대선 직전 느닷없이 만들어졌을망정 새 정부가 진정한 ‘섬김’의 자세를 가다듬어주기를 기다려본다.
다른 언론매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한솔교육 시위 사태로 대표되는 특수고용직 문제를 살핀 기사도 돋보였다. 노사 간 무한대립을 해결할 새 정부의 대책이 ‘복직 대신 돈으로 해결하는 법 개정 추진’이라는 점은 못내 불안하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 처지에서의 ‘실용’보다는 힘없고 가슴 시린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실용’이 “국민을 섬기는” 자세에 좀더 가깝지 않을까. 소수민족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온 중국의 정책이 결국 티베트를 피로 물들이며 스스로의 위신을 좀먹고 있는 것을 봐도,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정책은 근본적으로 따스한 가슴이 전제돼야 한다.
거액의 추징금을 떼먹고도 알토란 같은 부를 쌓은 아들들에게서 일절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외치는 ‘가난뱅이’ 전직 대통령과 염치 불고하고 친동생과 재산 싸움까지 벌이는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국가 원로로 예우받고, 단 한 푼의 추징금도 내지 않은 채 ‘배 째라’고 버티는 재벌이 재기를 노리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