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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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나는 연기 … 사슴미인 “만세”

  • 입력2005-06-13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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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칠맛 나는 연기 … 사슴미인 “만세”
    MC 겸 연기자인 박소현(29)은 최근 “진짜 연기할 맛 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그녀는 요즘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SBS 수목 드라마 ‘여자만세’(오세강 연출, 박예랑 극본)에서 난희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난희는 이기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는 부잣집 딸. 집안의 위세를 보고 결혼한 남편 변우민의 옛 애인 채시라의 일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딴죽을 걸어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다. 전문 MC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소현이 뭐가 아쉬워서 이미지에 흠이 갈 이런 역할을 맡았을까.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귀여운 그런 인물이 아니라, 제대로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들 만한 그런 역할이라서 맡겠다고 했지요.”

    이화여대 무용과를 다니면서 촉망받는던 발레리나였던 그녀가 부상 때문에 방송으로 진로를 바꾼 것은 93년. 리포터로 방송활동을 시작했고, KBS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이병헌의 상대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능력을 발휘한 쪽은 프로그램 진행.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차분함과 순발력, 깔끔한 말솜씨와 약간 하이 톤의 경쾌한 음색은 그녀를 방송가에서 손꼽히는 전문 MC로 성장시켰다.

    방송 진행자로서 박소현의 최대 강점은 누구나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친근함과 붙임성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이같은 장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다. 예전 드라마를 함께했던 한 PD는 사석에서 “연기자로서 노력하는 자세나 센스는 좋은데, 분위기가 단조롭다”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만세’에서의 난희를 본다면 박소현이 귀엽고 착한 여자만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극중에서 그녀는 채시라와 변우민을 정말 얄미울 정도로 들볶는다.

    대부분 이런 악역은 ‘저런 상황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며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되게 마련인데, 그녀가 맡은 난희는 그런 동정을 전혀 받지 못할 정도로 지독하다. 얼마 전에는 극중에서, 한참 선배인 채시라의 뺨을 매몰차게 때리기도 했다. 평소 남에게 싫은 소리도 함부로 못하는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예상도 못했던 일.

    “시라 언니한테는 미안하지만 솔직히 정말 신이 났어요. 남을 때리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이제는 나에게 이런 연기도 주문하는구나’라는 즐거움이었죠.”

    드라마 속 역할이 자칫 MC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고민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에이, 요즘 시청자들이 어디 60년대 라디오 드라마 듣던 분들인가요? 극중 모습하고 실제를 구별 못하게… 만약 그렇다면 제 연기가 정말 좋았다는 것이니 더 좋죠.”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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