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 세계 금융시장은 묘하게 결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던 미국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과 유럽, 중국 등 수익률 하위권에 머물던 증시들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금 시세도 2월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3000달러(약 436만7400원) 부근까지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 역시 만만치 않게 높은 분위기다.
더욱이 최근에는 위험자산을 기피하려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그동안 전 세계 대장주 역할을 해온 미국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또 2월 이후 미국 소매판매, 소비심리지수 등 여러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고물가가 동반된 최악의 경제 상황)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골딜록스 전망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화하고 있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92/5a/67ca925a264dd2738250.jpg)
앞서 거론된 촉매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고용·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매크로 이벤트, 트럼프 관세, M7 주가 향방과 직결된 변수들이며 해당 설문은 전체 시장 참여자의 생각을 비추는 거울이다. 결국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강세장 촉매 확보 혹은 약세장 촉매 회피를 위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이기에 그 과정에서 중간 중간 지수 흐름이 정체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매크로 변수를 살펴보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갈수록 미국의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 불안이 다시 주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던 연준의 올해 첫 금리인하 시점이 6월로 앞당겨졌으며, 연내 총 인하 횟수도 1회에서 2회로 증가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 증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월 소매판매 쇼크,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냉각 등 소비 쪽에서 부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라는 내러티브가 강화되려면 주요 실물 경제지표가 잇따라 쇼크를 기록하면서 경기 모멘텀이 급격히 위축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 경기 모멘텀 지수인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소비, 고용, 제조업 등 여러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 +값, 하회하면 -값으로 계산해 지수화한 것)는 2월 27일 기준 -10pt 미만에 머물러 있다(그래프 참조). 지난해 7~8월 경기침체 불안으로 증시가 수시로 조정받을 당시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40pt대를 넘나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침체 내러티브의 현실성은 아직 부족하다.
트럼프 관세가 미치는 실제적인 경기 충격이나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마찬가지다. 일단 4월로 예고된 상호관세는 부가세, 규제, 환율 같은 비관세 장벽이 반영되며 자의성과 모호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또 트럼프는 관세 윤곽이 잡혔음에도 계속 디테일에 변화를 주면서 상대국의 혼선을 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트럼프가 관세 부과 시점을 유동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과 예외 조항 적용에도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대응 전략에 같이 대입해야 한다.
트럼프 관세는 필자가 기존에 주장한 대로 미국 내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 용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3월에도 신규 관세 혹은 기습 관세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8년 무역분쟁 1기 시절처럼 전 세계 증시 급락을 수시로 유발하기보다 ‘관세 부과→증시 변동성 확대→협상 및 관세 시점 변경→변동성 진정’과 같이 주가 진폭에만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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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최근에는 위험자산을 기피하려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그동안 전 세계 대장주 역할을 해온 미국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또 2월 이후 미국 소매판매, 소비심리지수 등 여러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고물가가 동반된 최악의 경제 상황)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골딜록스 전망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화하고 있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92/5a/67ca925a264dd2738250.jpg)
미국의 골딜록스 전망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화하고 있다. [뉴시스]
강세장과 약세장 촉매 공존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2월 18일 발표한 ‘2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강세장의 촉매로 중국 경기 성장(응답률 35%), 인공지능(AI) 생산성 혁명(19%),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금리인하(14%),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정(12%), 미국 감세(11%)가 지목됐다. 반면 글로벌 무역분쟁(응답률 42%), 무분별한 시장금리 상승(32%), 연준 금리인상(22%) 등이 약세장의 촉매로 손꼽혔다.
앞서 거론된 촉매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고용·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매크로 이벤트, 트럼프 관세, M7 주가 향방과 직결된 변수들이며 해당 설문은 전체 시장 참여자의 생각을 비추는 거울이다. 결국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강세장 촉매 확보 혹은 약세장 촉매 회피를 위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이기에 그 과정에서 중간 중간 지수 흐름이 정체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매크로 변수를 살펴보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갈수록 미국의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 불안이 다시 주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던 연준의 올해 첫 금리인하 시점이 6월로 앞당겨졌으며, 연내 총 인하 횟수도 1회에서 2회로 증가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 증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월 소매판매 쇼크,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냉각 등 소비 쪽에서 부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美 경기침체 내러티브 아직 현실성 부족
그렇다면 어떻게 중심을 잡고 가야 할까. 필자가 제시하는 관점은 경기침체 불안과 관세 충격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현 상황은 그동안 미국 경기를 둘러싼 지배적인 내러티브였던 골딜록스(높은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의 공존)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화된 것으로 봐야 타당하다.
트럼프 관세가 미치는 실제적인 경기 충격이나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마찬가지다. 일단 4월로 예고된 상호관세는 부가세, 규제, 환율 같은 비관세 장벽이 반영되며 자의성과 모호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또 트럼프는 관세 윤곽이 잡혔음에도 계속 디테일에 변화를 주면서 상대국의 혼선을 유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트럼프가 관세 부과 시점을 유동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과 예외 조항 적용에도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대응 전략에 같이 대입해야 한다.
트럼프 관세는 필자가 기존에 주장한 대로 미국 내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 용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3월에도 신규 관세 혹은 기습 관세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8년 무역분쟁 1기 시절처럼 전 세계 증시 급락을 수시로 유발하기보다 ‘관세 부과→증시 변동성 확대→협상 및 관세 시점 변경→변동성 진정’과 같이 주가 진폭에만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