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위치한 포스코홀딩스의 2차전지 소재 원료 및 소재 생산 시설. [포스코퓨처엠 제공]
금융투자업계 한 종사자가 7월 26일 포스코홀딩스에 관해 내놓은 전망이다. 연초 대비 130%가량 오른 현 주가(7월 26일 종가 기준 63만 원)도, 70만~90만 원대에 형성된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포스코홀딩스를 담기에는 작은 그릇이라는 것이다. 떠오르는 신산업 분야인 2차전지가 국내 증시를 달구는 가운데 여느 2차전지 기업과는 다른 포스코홀딩스의 경쟁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주가, 지금도 저평가”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주력 사업 분야인 철강에서 2차전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0여 년간 이어진 포스코홀딩스의 2차전지 관련 기술 개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미래 소재(future material)’를 뜻하는 사명의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이 이 같은 포스코홀딩스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생산을 담당하며 전신은 포스코케미칼이다. 포스코홀딩스는 7월 11일 ‘2023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분야 매출 6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광물부터 소재까지 ‘풀 밸류체인’
시장에서는 2차전지 기업 포스코홀딩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풀 밸류체인(Full Value Chain), 즉 2차전지 소재 생산에 관한 전주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간 철강 분야에서 광물을 다뤄온 경험을 십분 살려 2차전지 소재 생산에 필요한 리튬, 니켈 등 원료를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이 같은 원료 공급망이 완전히 갖춰지면 포스코퓨처엠이 다른 기업에 비해 더 안정적으로 2차전지 소재를 양산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포스코홀딩스의 2차전지 소재 원료 및 소재 생산 시설 위성사진. [포스코홀딩스 제공]
포스코홀딩스의 원료 조달 능력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율촌산단에 건설 중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10월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호주 리튬 광산 업체 필바라 미네랄스(Pilbara Minerals)와 합작해 지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완공 직후 포스코홀딩스표 수산화리튬 초도 생산에 돌입한다. 아르헨티나 염호산 리튬은 포스코리튬솔루션에서 2025년 2분기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인수해 현재 1~2단 계(각 2만5000t, 총 5만t)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공장과 포항 전구체 생산 공장(중국 CNGR 합작)도 각각 2025년,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목표주가 90만 원… “국민주 될 것”
포스코퓨처엠은 실적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입증해나가고 있다. 최근 5년간(2018~2022)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은 물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또다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포스코퓨처엠이 7월 24일 발표한 2분기(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930억 원, 영업이익은 52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5% 상승, 5.6% 하락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대부분 2차전지 소재 사업(매출액 8425억 원, 영업이익 375억 원)에서 나왔으며 양극재 부문 수익성이 1분기 대비 개선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증권가에서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7월 들어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다소 커졌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국민주’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25일 포스코홀딩스 주가를 기존 5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리면서 “포항제철이 35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 국민주 포스코홀딩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2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소재 원료는 대부분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조달해야 하기에 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 시장의 지배적 과점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기존 20만~40만 원대에서 50만~60만 원대로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최근의 가파른 매출 증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리튬 및 전구체 수직 계열화를 바탕으로 양극재 수주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점이 5년 후 실적 반영의 논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과 함께 국내 2차전지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은 에코프로그룹이다. 상반기 2차전지 투자 열풍을 이끈 지주사 에코프로는 최근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 원 이상인 종목)에 등극하기도 했다. 두 기업은 2차전지 소재 생산에 주력한다는 점, 소재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에코프로그룹은 ‘사업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달리 지주사 에코프로가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광산, 아르헨티나 염호 등으로 부터 광물을 자급한다면 에코프로는 해당 부분을 모두 외부에 기대야 한다. 광물을 가공한 뒤 2차전지 소재 원료로 만드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부터 두 기업이 공통분모를 갖는 것이다.
모두 수직계열화 목표로 하지만…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에코프로 제공]
2차 전지 관련용어 해설
• 2차전지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리튬이온을 충전물질로 하는 리튬이온전지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4개 요소를 주축으로 만들어진다.
• 양극재
2차전지의 용량, 출력 등을 결정하는 주요 소재다. 리튬이온을 저장 및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전구체에 리튬을 더해 만들어지는데, 전구체는 다시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는 양극활물질인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으로 구성된다.
• 리튬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 중 하나다. 염수, 광석 등에서 추출한 리튬을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형태로 가공해 사용한다. 리튬 가공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져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 음극재
2차전지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 저장한 뒤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음극활물질이라고도 칭하며 흑연 등을 주원료로 한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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