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2

..

‘여의도 닥터둠’ 강영현 “지금 투자자는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나스닥 적정 가치는 여전히 7000선… 무조건 현금 많이 보유해라”

  • reporterImage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3-25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이사. [박해윤 기자]

    주식시장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매각에 불안감이 커졌다가 세계 금융당국이 사태 진정에 나서자 환호하고 있다. 3월 21~22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에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며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출렁거렸다.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SVB 파산의 의미를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올해 안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이사는 2021년 미국 나스닥 지수가 1만5000선까지 상승했을 때 적정 가치는 7000이라고 주장해 ‘강칠천’이라는 별명이 생겼으며, 지난해 7월 나스닥이 반등하던 시기에도 비관적 관점을 유지해 ‘여의도 닥터둠’으로 불리고 있다. 닥터둠은 1987년 뉴욕 증시 대폭락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예견한 미국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의 별명이다. 강 이사는 나스닥 지수 적정 가치를 여전히 7000선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강 이사가 출간한 주식투자 타이밍을 알려주는 책 ‘살 때, 팔 때, 벌 때’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3월 20일 서울 여의동 유진투자증권 본점에서 강 이사를 만나 주식투자 적기와 혼돈의 시장을 돌파할 투자전략을 물었다.

    투자 시기 좀 더 기다려야

    출간한 책 제목이 ‘살 때, 팔 때, 벌 때’다. 지금은 주식을 ‘살 때’인가.

    “기다릴 때다. 금리인상기인 역금융 장세에서는 지수가 오르기 힘들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까.

    “금리인상이 더는 없고, 인플레이션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문제는 경기침체다. 눈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총을 쏴 잡았더니 그 뒤에 곰이 보이는 상황인 것이다. 투자자들은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은행이 연이어 휘청거리고 있다. 경기침체 전조로 봐야 하나.

    “지금은 누구도 SVB 파산의 의미를 정확히 모른다. 앞으로도 SVB 파산, CS 매각처럼 위기가 발생하면 각국 정부가 다 막아줄지 생각해봐야 한다. 2008년 3월 연준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했지만 결국 JP모건에 매각됐다. 베이스턴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글로벌 증시가 잠시 반등했지만 결국 금융위기를 맞으며 글로벌 증시가 50%까지 하락했다. 지금 투자자들이 체감을 못 할 뿐이지 아직 매우 힘든 구간이 남아 있다. 개인투자자는 그 구간이 지난 뒤 투자해야 한다.”



    ‘강칠천’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여전히 나스닥 지수가 70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나.

    “현재 나스닥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17~18배인데, 본격적으로 경기침체가 시작되면 15배 밑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지수는 20%가량 빠진다. 1970년대 이후 8번의 경기침체 중 지수가 비정상적으로 하락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경기침체 기간 EPS(주당순이익)는 평균 18% 감소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지수는 밸류에이션과 EPS를 근거로 38%(20%+18%) 정도 하락한다. 하지만 나는 비관론자가 아니라서 약 30% 하락할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현재 나스닥100 선물지수 1만2000을 기준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8000선이 깨질 수 있다. 지금도 나스닥이 7000선까지 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ISM제조업지수 역대급 하락

    경기침체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가 경기침체를 판단하는데, 보통 경기침체가 오고 15개월 후 경기침체를 판정한다. 금융지표와 실물지표는 자동차의 양쪽 바퀴와 같다. 두 바퀴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아주 위험해진다. 현재 그동안 탄탄했던 오른쪽 금융 바퀴 바람이 빠지고 있다. 금융지표들은 선행하고 실물지표들은 후행해 시간차가 있다. 그 사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경기는 어떤 상태인가.

    “실물지표를 나타내는 ISM제조업지수가 3월 47.7로 역대급으로 하락했다. 통상 ISM제조업지수가 50 이하로 떨어질 때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데, 연준이 이례적으로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더불어 경기 선행지표들이 후퇴 국면인데 소비자지수가 상승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역사상 9·11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올해 3번뿐이다. 소비자지수는 미국 저축액이 거의 소진되는 3개월 후 꺾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이 안정적이라서 경기침체 없이 지나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표면적 실업률이 여전히 낮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늘고 있고 조만간 건설 현장 해고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가 올라가면 건설 허가가 줄어 6~8개월 후에는 공사장 문을 전부 닫아야 하지만 공사 현장이 계속 늘었다. 2019~2020년 미국 주택 부족을 해결하고자 착공 허가를 저금리로 대량 받아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됐던 공사가 재개되면서 아직은 건설 현장에서 해고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건설 현장 해고율은 언제쯤 높아질 것으로 보나.

    “데이터상으로 보면 6~9월이다. 이때쯤부터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는 투자 타이밍이 안 온다고 보는 건가.

    “장기투자자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여진으로 유럽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후 유동성이 풀려도 돈이 돌지 않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주식투자를 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2013년부터 지수가 본격적으로 전고점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 시기를 언제로 보나.

    “미국 실업률이 피크를 칠 때다. 현재 실업지표가 탄탄해 보이지만 연준의 금리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경우는 한 번도 없다. 그 영향이 한꺼번에 반영될 때 더 위험하다. 언젠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증할 것이다. 실업률이 고점을 찍고 내려올 때가 투자 적기다. 그때는 어떤 투자전략이든 성투할 가능성이 크다.”

    언제쯤 실업률이 고점을 찍을까.

    “예전에는 미국 실업수당 청구 400만 건을 고점으로 봤는데, 인구가 줄어 320만 건 정도 되면 고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투자 적기를 알려주는 다른 지표로는 무엇이 있나.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매달 발표하는 ISM제조업지수다. ISM제조업지수는 신규 주문, 재고, 생산, 고용, 원자재, 가격, 배송 속도, 수주 잔량 등을 회사에 물어 통계를 낸다. 이 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 제조업 움직임을 알 수 있는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ISM제조업지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코스피, 삼성전자 주가와 거의 일치한다.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는 ISM제조업지수가 좋아질 때 투자하면 된다.”




    투자 원칙은 무엇인가.

    “‘돈을 잃지 않는다’가 원칙이다. 2021년 나스닥 지수가 1만6000을 찍었을 때도 단타로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나는 인버스를 매수했다(그래프 참조). 2020년까지 이어진 13년간의 상승장에서 돈을 못 벌고 고점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매수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금의 30~50%를 인버스로 갈아탔다. 지난해 원유도 마찬가지다. WTI(국제유가)가 120달러를 넘었을 때 당시 달러인덱스도 120까지 치솟고 있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는 시소처럼 움직이는데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유가 인버스 ETF(상승지수펀드)를 매수해 수익을 냈다. 이처럼 돈을 잃지 않을 자리, 버티면 이길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이 자리를 알아채는 것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다.”

    종목 선정 시 기준이 있나.

    “무조건 내신 성적이 좋은지를 본다. 시험을 한 번 잘 본 것으론 안 된다는 얘기다.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지, 영업이익률은 일정하게 유지되는지를 봐야 한다.”

    전기차 전장부품株 주목하라

    향후 시장 주도주가 궁금한데.

    “지금은 2차전지가 주도주다. 향후 주도주는 전장부품 관련주다. 경기침체가 끝나고 금리가 인하되면 자동차산업에서 먼저 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 전기차 전장부품업체가 현재 배터리처럼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주도주가 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법은 국가별로 세팅돼 있지만 현재는 금리가 높아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모두 재개될 것이다.”

    방대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를 꼽는다면?

    “수소 분야다.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여건이 되는 지역에서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너지를 이송하려면 수소로 바꿀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수소 관련 생태계와 인프라가 성장할 것이다.”

    최근 급등한 챗GPT나 로봇 관련주를 보고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말이 모든 투자에서 손을 떼라는 뜻은 아니다. 이런 부분은 포트폴리오로 구성해야 한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예금하고, 30%는 채권에 투자하길 권한다. 나머지는 이런 종목들에 투자해도 괜찮아 보인다. 최근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른다며 금 투자가 유행하고 있지만 그것도 장담 못 한다. 지금은 무조건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 채권에 투자하면 어느 정도 수익이 날까.

    “미국 국채 중 듀레이션(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큰 채권에 투자하면 금리가 1% 내려갈 때 25% 정도 수익이 난다. 미국 기준금리가 현 5%에서 2%로 내려가면 75%가량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단기간에 미국 기준금리가 2%까지 내려가진 않겠지만 1~2년 동안 투자해 이 정도 수익이 나면 괜찮다고 본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잘 안 통하는 액면분할 효과

    [영상] 김정환 대표 “구리 수요 10년간 2배 증가 예상… 최근 하락은 단 ...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