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이 완연하다.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시장이다. 시장에 가면 냉이, 달래, 곰취, 원추리, 방풍 등 각종 나물이 앞다퉈 싱그러운 향을 뿜어낸다.

봄이 되면 이유 없이 피로하고 졸음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럴 땐 봄나물이 약이다. 언 땅에서 고개를 내미는 새싹은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봄나물엔 영양소가 풍부해 나른한 몸을 회복시키고 활력을 준다.

봄나물은 겨우내 무뎌진 입맛을 되돌리는 데도 그만이다. 나물은 한국에서 사계절 먹는 음식이지만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더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어떤 음식이든 봄나물을 곁들이면 계절 별미가 되고 밥상에 생기가 더해진다.

오늘 주인공은 곰취다. 곰취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며 칼슘과 비타민A 함량이 월등히 높다. 피로 해소와 혈액 순환에 좋을뿐더러, 환절기 기관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쌈으로 많이 먹지만 장아찌를 만들어 일 년 내내 먹기도 한다. 나는 곰취를 살짝 데친 뒤 쌈장을 넣어 한입 크기로 싼 쌈밥을 좋아한다.

오늘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곰취 김밥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삼겹살 김밥이 인기를 끌었다. ‘LA갈비 곰취 김밥’은 그에 못지않은 이색적인 김밥이다. 김 대신 넓게 펼친 은은한 향의 곰취와 달짝지근한 갈비, 알싸한 달래가 어우러져 봄의 정취가 입안 가득 펼쳐진다. 이 김밥은 봄맞이 나들이 도시락으로 제격이다. 눈으로 활짝 핀 봄을 담고 입으로 봄을 먹는 동안 푸릇하고 생생한 기운이 나를 가득 채울 것이다.

‘LA갈비 곰취 김밥’ 만들기

재료 곰취, LA갈비 150g, 갈비양념 10g, 밥 210g, 달걀지단, 무쌈, 달래 무침, 소금·버터·통깨 조금, 김발

만드는 방법
1 끓는 물에 곰취와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2 프라이팬에 밥, 갈비양념, 풍미를 더할 버터를 넣고 볶는다.
3 예열된 프라이팬에 달걀을 부친 뒤 채 썰어 지단을 만든다.
4 프라이팬에 LA갈비를 노릇하게 익혀 2㎝ 크기로 자른다.
5 김발에 곰취를 김 크기로 잘 깔고 밥을 고르게 편다. 그 위에 곰취 잎을 한 장 더 깔고 무쌈, LA갈비, 달래 무침, 달걀지단을 얹어 만다.
6 김밥처럼 한입 크기로 썰고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연출하기
썰어놓은 LA갈비 곰취 김밥을 단면이 보이도록 도시락 통에 정갈하게 담는다. 한쪽엔 작게 썬 곰취를 담아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하자. 김밥 사이사이 식용 꽃을 꽂아두면 도시락을 열었을 때 기쁨이 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