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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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급감에 ‘확장된 인구 개념’까지 도입하는 정부

[황재성의 부동산 맥락] 인구는 부동산 가치의 핵심 요인… 주민등록 기반 정주인구에서 생활인구·체류인구로 확장

  • 황재성 동아일보 기자 jsonhng@donga.com

    입력2023-01-2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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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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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통계청은 한국 인구가 2020년 정점(5184만 명)을 지나 2021년에는 감소(5174만 명)했다고 발표했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인구 감소 국가’가 됐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초 인구 감소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됐으나 7년이나 앞당겨졌다.

    주민등록 기준으로 보면 인구 감소 속도는 더 빠르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민등록 인구는 5144만 명으로 전년(5164만 명)보다 20만 명 줄었다. 202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2020년에는 5183만 명으로 전년(5185만 명)보다 2만 명이 줄었고, 2021년에는 5164만 명으로 2020년보다 19만 명 더 감소했다.

    인구 감소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인구는 노동력 제공 등 재화 생산과 소비 경제활동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는 지역사회 인프라나 행정서비스 수요자로서 정주여건과 생활 인프라(학교, 의료, 대중교통, 도서관 등 교육 및 양육, 복지시설)를 유지·개선하는 원동력이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 가치의 3대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유효 수요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인구수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인구수를 늘릴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260조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7~9월) 합계출산율이 0.79명으로 떨어지면서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보다 먼저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했던 일본(1.3)보다 낮고, 안정적인 인구 유지에 필요한 최저 출산율(2.1)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게다가 한국은 이미 2019년 11월부터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Cross)’ 상태에 놓였다.

    생활 중심의 새 인구 개념 도입

    경북형 듀얼 라이프 개념도. [경북도 제공]

    경북형 듀얼 라이프 개념도. [경북도 제공]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마련한 고육책 중 하나가 확장된 인구 개념이다. 바로 ‘생활인구’ ‘체류인구’ 등이다. 정부와 각 연구기관이 정책을 수립하거나 연구할 때 활용하는 인구통계는 기본적으로 ‘정주인구’, 즉 주민등록인구를 기반으로 한다.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이 대표적이다. 인구 분산을 위해 인구의 지역 재배치를 목적으로 하는데, 이때 정주인구를 중심으로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절대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같은 인구 분산 정책은 국가 전체 관점에서 보면 ‘제로섬(zero sum)’에 불과하다. 이런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새로운 인구 개념 도입이다.



    생활인구는 정부 차원에서 도입한 것이다. 행안부가 1월 1일부터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명문화한 법정 개념이다. “(인구 관점을) 거주가 아닌 생활 중심에 맞추고, 특정한 시기·특정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법 제2조 2항에 따르면 생활인구는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으로 등록한 사람(①)과 통근, 통학, 관광, 휴양, 업무, 정기적 교류 등 목적으로 특정 지역을 방문해 체류하는 사람(②), 외국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③)을 포함한다. 행안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21일 발표 자료를 통해 “교통·통신 등의 발달로 주소지와 실제 생활지역 간 불일치 현상이 증가하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새로운 인구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또 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활인구 늘리기’를 중요 현안으로 선정하고, 5개 실천 과제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도시와 지방 순환 체류가 가능한 ‘두 지역 살아보기’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지역워케이션’ △도시 아이들에게 생태학습·교육체험 등을 제공하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 △은퇴자의 전원생활을 지원하는 ‘은퇴자 공동체마을 조성’ △청년의 거주와 창업이 한곳에서 가능한 ‘청년 복합공간 조성’ 등이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생활인구 개념이 다른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등에 생소한 개념이라는 점을 감안해 2월 중 ‘생활인구 시책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가의 전체 인구 감소로 지역 활력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생활인구 개념을 접목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출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구 증가 효과로 지역개발 이점

    체류인구는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의 주무를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 싱크탱크인 ‘국토연구원’이 추진하는 개념이다. ‘등록된 거주지를 변경하지 않고 단기 이동을 통해 일상생활권을 벗어나 1박 이상 한 지역에 머물고 있는 인구’를 의미한다. 인구 감소 시대에 정주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지역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것으로, 관광객으로 대표되는 ‘방문인구’나 주민등록인구로 대표되는 정주인구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국토연구원은 체류인구의 체류 기간이나 계절적 특성 등을 기반으로 울릉군을 제외한 249개 기초지자체를 거점형, 계절형, 과소형, 목적형, 과밀형 등 5개 공간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이처럼 확장된 인구 개념의 도입은 인구수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생활인구의 경우 2019년 기준 전국 모든 광역지자체에서 정주인구 수보다 최대 150%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만큼 수요가 커지면서 지역개발 사업 등을 평가할 때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선결 과제도 적잖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1월 발행한 보고서 ‘이슈와 논점-새로운 인구개념인 생활인구의 의미와 과제’에서 이를 잘 짚었다. 보고서에서 국회입법조사처는 “생활인구가 주민등록인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고,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서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활인구 선정 기준과 측정 방식, 활용 방안 등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생활인구가 주민등록인구를 대신해 각종 정책 추진의 기초자료로 사용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은 없는지 면밀한 검토도 필요하다. 이 새로운 인구 개념이 인구 감소 시대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황재성 기자는…
    동아일보 경제부장을 역임한 부동산 전문기자다. 30년간의 기자생활 중 20년을 부동산 및 국토교통 정책을 다루는 국토교통부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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