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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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동맹’ 맺고 엔비디아 로봇 생태계 진입한 LG

홈로봇 클로이드, 엔비디아 로봇 칩 탑재… 계열사 밸류체인 구축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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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6-05-06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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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클로이드’.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클로이드’. LG전자 제공

    “LG전자와 피지컬 AI(인공지능), 로보틱스에 대해 환상적인(fantastic) 논의를 했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마케팅 수석이사가 4월 28일 LG전자 경영진과의 ‘피지컬 AI’ 회동 후 남긴 한마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장녀로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사업을 이끄는 황 수석이사는 이날 류재철 사장 등 LG전자 인사들과 만나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협력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두 기업의 협력이 ‘피지털 AI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지원하고, LG 로봇이 현실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AI 모델을 학습시켜 피지컬 AI 성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다. 

    로봇 두뇌부터 관절까지

    LG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AI 모델에서 피지컬 AI로 확대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 3.0과 K-엑사원, 엑사원 4.5 등 개발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한 바 있다. 이 같은 협력이 소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가 발표한 주목할 만한 한국 AI 모델 5개 가운데 4개가 엑사원 시리즈였다. LG전자가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클로이드’도 엔비디아와의 협업 산물이다. 클로이드에는 엔비디아의 로봇 전용 칩셋 ‘젯슨 토르’가 탑재됐고,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을 바탕으로 가상 세계에서 훈련 및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LG는 로봇 사업을 발판 삼아 글로벌 AI 산업 성장이라는 거대한 파고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 기존에 강점이 있던 AI 모델과 가전제품, 이차전지 등 제조업 역량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국내 한 AI 로봇 전문가는 “LG는 AI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관련 연구를 해올 정도로 진심이었지만, 최근 반도체로 역대급 성과를 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AI 산업 수혜에서 소외된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LG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봇 기업으로서 LG의 강점은 수직 계열화를 통한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봇 몸체(LG전자)와 두뇌(LG AI연구원)는 물론, 눈 역할을 하는 센서(LG이노텍)와 동력원인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운영 및 훈련 시스템(LG CNS) 등을 여러 그룹사를 통해 자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LG 로봇 사업에서 첨병을 맡은 것은 그룹 맏이라 할 수 있는 LG전자다.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즉 가사 해방을 모토로 앞세운 홈로봇 클로이드가 가시화된 성과다. 클로이드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거나 오븐에 빵을 굽는 등 간단한 식사 준비는 물론, 빨래 개기 같은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가정용 로봇이다. CES 2026 기조연설에서 황 CEO가 클로이드를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클로이드는 내년 실증을 거쳐 2028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부푼 ‘액추에이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센서 등이 결합된 구동 장치로 로봇의 관절 부분에 들어간다. 로봇이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데 필요한 중요 부품으로서 로봇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LG전자는 세탁기 등 가전제품용 모터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를 자사 클로이드에 탑재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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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가격 40% 액추에이터 사업 박차

    다른 LG 주요 계열사도 로봇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휴머노이드 눈 구실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로봇 제조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 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 학습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 비전에 대해 LG 관계자는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분야인 만큼 소프트웨어, 제조, 소재, 부품 등 각 계열사의 기술 역량을 결집해 연구개발 및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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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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