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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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내리락 주식 지금 살까? 말까?

글로벌 시장 대비 “상대적 저평가” 논란 속 상승 분위기 탈까

  • 황나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nyhwang@woorifg.com

    입력2014-10-06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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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락내리락 주식 지금 살까? 말까?
    한국 주식시장은 과연 저평가(discount)됐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경제정책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근 이 고전적인 논쟁에 다시 불을 댕겼다. 9월 16일 최 부총리는 한 강연에서 “한국 주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기업의 배당 성향을 높이고 국민연금의 주주 권한을 행사하는 한편, 국내 대형 투자자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발언은 6월 말 부총리 내정 이후 이어져온 새 경제팀의 정책 방향 일환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통해 배당 강화를 강조하고 부동산대책 등으로 전반적인 자산 가격 상승을 도모해온 그간의 흐름과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 그만큼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 경제팀의 경기 활성화 의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디스카운트 이끈 구조적 요인

    궁금한 것은 과연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일까 하는 점이다. 먼저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주가 상승폭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당시 저점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117%로 비교 대상 주요 15개국 중 12위에 불과하다. 2014년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도 1.3%(9월 20일 기준)로 15개국 중 12위다.

    그러나 주식시장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려면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등 다른 지표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단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한국 주식시장이 절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기준으로 한 코스피(KOSPI)의 PER(price-earning ratio·주가수익비율/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는 9월 19일 현재 17.5배인데, 이는 최근 3년의 16.3배는 물론 과거 10년간의 평균(13.9배)보다 높은 수치다. 현 코스피 수준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꽤 비싸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상실됐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특히 그동안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업종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주가 과열 논란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기업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하향될 수 있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벗어나 살펴보면 이야기는 사뭇 달라진다. 한국 주식시장을 선진국이나 신흥국 등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상대적인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말할 만한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9월 20일 기준으로 선진국 주식시장의 PER와 코스피 PER 간 비율은 96%로 과거 3년 평균인 102%보다 낮다. 신흥국과 비교해도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 PER는 133%로 역시 최근 3년 평균(138%)보다 낮다.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살펴봐도 결론은 비슷하다.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서 PBR(price to book-value ratio·주가순자산비율)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바 있다. MSCI 기준 코스피 PBR는 1.18배로 과거 3년 평균인 1.24배보다 낮다. 선진국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PBR 비율은 55%, 신흥국 대비 비율은 77%로 PER보다 글로벌 시장 대비 PBR 디스카운트 폭이 훨씬 큰 상황이다. 요컨대 최근 한국 주식시장을 외국과 비교하면 이전에 비해 가격 대비 수익률은 좋아졌고, 기업 자산가치에 비해 가격은 낮은 편이라는 얘기다.

    결국 지금까지의 설명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려면 오랫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를 이끌었던 구조적 요인을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낮은 배당 성향 등 소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은 선진국 주식시장과 비교해 한국 주식시장이 낮은 평가를 받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2014년 예상치 기준으로 한국의 배당 성향은 9.7%인데 이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아시아 신흥국보다도 낮은 수치다(그래프1 참조). 더욱이 한국 경제의 성장성이 낮아짐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신흥국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대비 잦은 실적 하향과 어닝쇼크를 저평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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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과 한국 성장률 격차 감소

    물론 이러한 상황은 향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정부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지금까지 살펴본 디스카운트 요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새 경제팀이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통해 배당 증대를 유도하는 만큼 배당 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그 첫 번째 이유다. 최근 우선주 할인율이 33%까지 낮아진 점 역시 배당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대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할인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9년 4월로 61.5%였다).

    또한 최근 신흥국과 한국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면서 코스피 디스카운트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그래프2 참조). 신흥국과 비교할 때 경기 펀더멘털은 안정적이지만 금리 수준은 낮고, 정부의 경기 활성화 의지가 높아 경기 반등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연내에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할인율 역시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PER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배당 성향과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한국 주식시장이 그간의 디스카운트에서 탈피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새 경제팀의 경기 활성화 의지를 감안하면 주식시장 활성화와 관련한 추가 대책이 발표될 개연성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 배당 확대, 거래 활성화 방안, 우량기업 상장 유치 등의 방안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고, 7월 금융위원장·증권사 임원 간담회에서 제기된 개선안이 추가로 채택될 공산도 있다. 정부가 자산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민간의 심리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보니 주식시장 활성화는 주요 정책 목표 중 하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주식을 사야 할까.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의 디스카운트는 점차 완화되겠지만 지나친 기대보다 다소 시야를 멀리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최근 코스피와 PER의 상승은 새 경제팀 출범에 따른 기대가 일정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 성과를 욕심내기보다 추가적인 대책 발표나 법안 통과, 경기 반등 여부 등을 살피면서 중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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