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6월 2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기증식을 갖고 후원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효성그룹 조현상 부사장, 이상운 부회장과 모종화 육군 인사사령관, 장형옥 지원본부장.
이보다 앞선 5월 29일(현지시각)엔 효성 미국 현지 법인 후원으로 6·25전쟁 참전 미국 퇴역군인과 가족에 대한 감사 행사가 앨라배마 주 헌츠빌 병참본부(Arsenal · NASA)에서 열렸다.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 미군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이번 행사에 조 피츠랄드 국방부 장관 보좌관, 오엘 에이 누드슨 현역소장 등 관계자들과 46명의 참전용사, 그리고 100여 명의 참전용사 가족이 함께했다. 효성은 지난해에도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6·25전쟁 참전 용사를 위한 감사 행사를 진행했다.
효성의 남다른 나라사랑은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88년 전인 1926년 조홍제 회장이 6·10 만세운동에 참여해 품었던 애국애족 정신이 3대를 거치며 기업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 조석래 회장은 평소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항복을 선언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선친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들인 나를 무릎에 앉히고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사인’에 맞춰 애국가를 가르쳐준 것”이라고 말하며 부친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표현했다고 한다.
3대를 이은 애국애족 정신
조홍제 전 회장은 일제강점기, 고향인 경남 함안 군북에서 일제의 부역을 거부하고 야학 활동을 하는 등 애국애족활동을 펼쳤고, 중앙고등보통학교 재학시절인 1926년 6·10 만세운동을 주모한 혐의로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해방 이후 그는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함께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을 창립해 삼성그룹의 토대를 쌓는 한편, 척박했던 한반도 땅에 경제적 자립과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조석래 회장이 1960년대 말 당시 첨단 소재산업이던 나일론 사업에 뛰어든 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 때문”이라고 밝힌 것처럼 창업정신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 셈이다. 조홍제 전 회장의 뒤를 이은 조석래 회장은 PBEC, 한미재계, 한일경제인협회 등을 이끌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2007년부터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재계를 대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자면제 등의 외교적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기술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선친의 뜻이던 ‘기술자립을 통한 산업입국’의 길을 이어가기 위해 동양미래대 등이 소속된 동양학원재단의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육영사업에도 헌신해온 것.
한편 지난해 말 회사 돈 횡령 및 배임 혐의와 1000억 원대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회장은 6월 16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해 개인적 이득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효성그룹의 국내외 부실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