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1

..

‘국민 경품’ 스타벅스의 추락… 선불 충전금 환불 요구로 확산

스타벅스 기프티콘 대체 움직임… 정부·공공기관·은행권까지 불매 확대

  • reporterImage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6-05-23 0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월 26일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동아DB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월 26일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동아DB

    “선물받은 선불카드는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했어요. 20만 원어치인데 다 환불받고 싶어요.”

    ‘탱크데이’ 이벤트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선불카드 충전금을 환불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국민 경품’으로 널리 사용될 만큼 공고하던 스타벅스의 위상에 금이 가는 듯한 조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선불카드 잔액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기프티콘을 환불하는 방법을 묻는 게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용약관에 따르면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충전금을 60% 이상 사용해야만 한다. 환불 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오자 스타벅스는 선불카드 잔액 환불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6월 1~14일 2주간 충전금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고객이 요청하면 한시적으로 환불할 예정이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5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 사용하지 않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반환해달라는 지급명령 신청을 냈다.

    각계 ‘스타벅스 거리두기’

    그간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은 기업 마케팅에 자주 사용돼왔다. 기업용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 ‘기프티쇼 비즈’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 상품권은 전체 판매 비중 18%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노동절 전날 기업들이 임직원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모바일 쿠폰 1위(KT알파를 통해 구입한 내역 기준) 역시 스타벅스 상품권이었다.

    그러나 탱크데이 이벤트 후 스타벅스 매출이 줄어들었다. 주간 결제금액부터 일주일 새 약 84억7000만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27일 인공지능(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논란이 불거진 5월 18~24일 236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 전주인 5월 11∼17일 321억6000만 원에서 26.3% 감소한 수치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순위에서도 부동의 1위였던 스타벅스는 5월 28일 6위로 주저앉았다.



    이에 스타벅스는 선불 충전금 환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선불 충전 방식의 스타벅스 카드와 멤버십 혜택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구축해왔다. 원래는 카드 충전금 60% 이상을 사용해야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지만, 6월 1~14일에는 잔액과 상관없이 환불이 가능하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미사용 충전금 잔액은 2020년 1801억 원에서 지난해 4275억 원으로 137.4% 증가했다. 기업 이벤트 경품과 선불 결제가 스타벅스 생태계의 핵심 축이었던 만큼, 이번 논란이 향후 매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등 국가폭력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5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스타벅스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아DB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등 국가폭력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5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스타벅스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아DB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개인 소비자를 넘어 정부·공공기관·은행권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21일 참모들과 서울 종로구 익선동을 방문해 커피를 주문하면서 “거기 커피는 아니지요?”라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X(옛 트위터) 계정에 “최근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코리아의 반역사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은 그동안 설문조사·공모전·국민참여 이벤트에 커피 교환권 등 모바일 상품권을 활용해왔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앞으로 민주주의 역사와 사회적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5월 22일 공무원노조총연맹도 조합원 축하 선물로 지급하던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도 거리두기에 나섰다. 광주은행은 지역 사회에 기반한 지방은행으로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SNS 이벤트 경품에서 스타벅스 상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도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NH올원뱅크의 고객 이벤트 경품을 기존 스타벅스 커피에서 투썸플레이스 커피로 바꿨다.

    서머 프로모션도 연기

    스타벅스는 집객 효과가 큰 대형 행사 일정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5월 22~24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현장 부스 운영을 취소했다. 여름철 대표 행사인 ‘서머 프로모션’과 ‘서머 e-프리퀀시’도 연기했다. 두 행사는 여름·겨울 시즌마다 한정 굿즈를 증정해 큰 호응을 얻어온 대표적인 이벤트다. 스타벅스는 5월 21일 사내 공지문에서 “현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과 자숙의 마음으로 예정된 주요 행사를 재정비·검토하고 있다”면서 “서머 프로모션과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잠정 연기하며, 향후 일정은 재조정 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광주 대형 개발사업에도 파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은 광주 어등산관광단지에 ‘스타필드 광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별도 법인인 광주신세계백화점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확장 사업인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신세계그룹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광주신세계백화점 앞에서는 시민단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14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5월 18일 9만9200원에서 28일 8만7100원으로 12.2% 하락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윤채원 기자

    윤채원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정용진 회장 이마트·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책임경영 실현”

    “롯데쇼핑, 외국인 관광객 증가·마트 매출 증대로 실적 개선될 것”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