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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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으로 야장 지도 완성하는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요즘 뜨는 ‘감 좋은 콘텐츠’… 좋은 장소 공유하고 기록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6-06-10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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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는 ‘감 좋은 콘텐츠’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테일 하나, 설정 하나에도 이유가 있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요즘 아이돌 굿즈만 봐도 그렇다. 앨범만 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병따개를 만들고, CD 플레이어를 제작하고, 세계관을 담은 홈페이지를 따로 개설한다. 이번 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감이 살아 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낸 콘텐츠들을 소개한다.

    #돌아온 젤리슈즈 유행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젤리슈즈. 인스타그램 ‘heavenlyjelly’ 계정 캡처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젤리슈즈. 인스타그램 ‘heavenlyjelly’ 계정 캡처

    유행은 돌고 돈다. 하지만 젤리슈즈가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어릴 적 여름이면 하나쯤 신고 다니던 젤리슈즈가 Z세대의 손을 거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부활했다. 최근 신발 꾸미기, 이른바 '신꾸'가 유행하면서 젤리슈즈에 참 장식과 리본, 꽃, 진주 등을 달아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드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겉으로는 크록스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크록스는 정해진 구멍에 지비츠를 끼우는 방식이라면, 젤리슈즈는 원하는 위치에 자유롭게 장식을 배치할 수 있다. 신발을 도화지처럼 활용하는 셈이다.

    서촌에 자리한 ‘콰니’ 매장에는 ‘헤븐리 젤리’ 같은 젤리슈즈 커스텀 공간도 생겼다. 원하는 색상의 신발을 고른 뒤 진주, 꽃, 리본, 실버 참 등을 직접 조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실버 컬러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레드, 버건디 등 다양한 색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동대문에서 유행했던 볼펜 꾸미기, 키링 만들기 문화가 신발로 옮겨온 모습이다. 올여름 길거리에서 젤리슈즈를 자주 보게 될 것이다. 하늘 아래 똑같은 젤리슈즈는 없다.

    #‘거제 야호’는 어떻게 밈이 됐나

    ‘거제 야호’ 밈을 만들어낸 걸그룹 리센느 멤버 미나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캡처

    ‘거제 야호’ 밈을 만들어낸 걸그룹 리센느 멤버 미나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캡처

    요즘 SNS를 살펴보다 보면 한 번쯤 ‘거제 야호’를 마주친다. 심지어 “거제 야호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행의 시작은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다. 이 채널은 개설 후 14개 영상만으로 구독자 45만 명, 최고 조회수 347만 회를 기록했다. 화제가 된 콘텐츠 중 하나는 ‘갸루 특강’ 시리즈다. 일본인 멤버 미나미로부터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배우는 콘셉트로 시작됐다. 첫 영상 반응이 좋자 갸루 콘셉트를 확장해 후속편도 제작했다.

    ‘거제 야호’는 여기서 탄생했다. 갸루의 말투와 표현을 설명하던 미나미에게 원이 “너 그렇게 말하면 고향인 거제 가서 혼난다”고 말하자, 미나미가 주눅 들지 않고 “거제 야호!”를 외친 것이다. 이어 갸루들이 인사할 때 ‘야호’ 같은 표현을 쓰거나, ‘이라샤이마세’를 특유의 발음으로 줄여 말하는 예시를 설명하면서 해당 장면이 더욱 화제가 됐다.

    별것 아닌 한마디였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강했다. 이후 릴스와 쇼츠에서 패러디가 쏟아졌고, 댓글마다 ‘거제 야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거제 관련 콘텐츠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다. 이 밈이 예상보다 크게 퍼지면서 리센느는 거제 홍보대사까지 됐다.

    이 채널은 팬들이 어떤 포인트를 좋아할지 정확히 짚어낸다. 억지로 밈을 만들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유행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채널 성장 속도가 유독 빠른 것도 이런 감각 덕분으로 보인다.

    #같이 만드는 야장 특화 지도

    야외에서 음주를 즐기기 좋은 장소를 모아둔 ‘야장맵’. 웹사이트 ‘야장맵’ 캡처

    야외에서 음주를 즐기기 좋은 장소를 모아둔 ‘야장맵’. 웹사이트 ‘야장맵’ 캡처

    “집단지성이 이런 거구나” 싶은 서비스도 등장했다. 날씨가 풀리면 야외 테이블에서 술 한잔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최근 SNS에선 아예 ‘야장 지도’가 화제다. 스레드 계정 ‘야장맵(yajangmap)’에 들어가면 야장맵을 만들게 된 이유부터 새롭게 추가된 야장 스폿까지 확인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야장하기 좋은 장소를 지도 형태로 정리한 서비스다.

    이 지도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사람이 만드는 정보 모음집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용자들이 직접 후기를 남기고 정보를 추가하며 함께 완성해간다. 지도에서 특정 장소를 누르면 메뉴, 가게 분위기, 웨이팅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방문 사진과 후기를 함께 볼 수 있어 처음 가는 곳도 별다른 걱정 없이 방문 가능하다.

    재미 요소도 있다. 직접 찾은 야장 스폿을 등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문 인원과 주량,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 등을 입력하면 마치 러닝 기록을 측정하듯이 결과를 카드 형태로 정리해준다. 

    Z세대는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 자신만의 맛집 지도를 만들어 저장하는 데 익숙하다. 최근에는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SNS에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야장맵은 이런 문화를 한 단계 확장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좋은 장소를 혼자만 알고 있기보다 함께 공유하고 기록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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