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속에서 뱀파이어는 흔히 성적 은유이거나 반종교적인 존재의 상징이다. 여인의 가냘픈 목에 박히는 뱀파이어의 날카로운 송곳니는 공포스럽다기보다 에로틱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또 어떤 영화에서는 뱀파이어가 주류 사회에서 이탈한 반항적인 아웃사이더로 묘사된다.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같은 할리우드 최고의 미남들이 죄다 뱀파이어로 분했던 닐 조던 감독의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는 뱀파이어가 인간보다 지성적이고 강인한 존재로 부각된다. 또한 동성애의 은유로서 뱀파이어가 해석되기도 했다.


‘블레이드’는 73년 컬트팬들의 인기를 모았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전 세계에서 1억2270만달러를 벌어들인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되었고, 영화는 전편보다 더 강하고 화려해졌다.
속편 ‘블레이드2’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는 바로 새롭고 강력한 적 ‘리퍼’가 등장했다는 점과 뱀파이어의 장점과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블레이드가 현대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뱀파이어의 공격을 받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블레이드는 다른 뱀파이어들과 달리 낮에도 활동할 수 있으며 마늘과 은에도 강하다. 전편에서 그가 뱀파이어에 대한 복수심에 가득 차 고뇌하는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속편에서 그는 코믹한 면모까지 갖춘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허공을 끊임없이 날아다니는 부메랑은 물론, 뱀파이어들을 사정없이 가르는 블레이드칼의 놀라운 위력에 레이저빔까지 활용하며 훨씬 강해졌다.

‘블레이드2’는 전편에 비해 볼거리가 더 많아졌고 액션 스타일 역시 독특하게 재창조되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카메라와 놀라운 컴퓨터그래픽(CG) 기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음산하고 섬뜩한 공포감이 사라져버린 것이 아쉽긴 하지만, 현란한 액션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