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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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아기 단둘이 두는 건 위험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스스로 몸 가눌 수 없는 아기, 반려견이 기대거나 안겨도 못 밀어내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4-05-1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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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가족에게 아기가 태어나는 등 새 식구가 생기면 보호자도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지만 반려견 역시 당황하게 됩니다. 이때 반려견이 겪게 될 곤란을 이해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훈련을 통해 최대한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형, 아기용·반려견용 구분 필요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가 집에 오기 전 반려견이 아기의 존재를 인식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GETTYIMAGES]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가 집에 오기 전 반려견이 아기의 존재를 인식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GETTYIMAGES]

    집안에 아기가 태어났다면 아기를 집으로 데려오기 전 반려견이 앞으로 변화하게 될 생활 스케줄에 먼저 적응하도록 훈련시키는 게 좋습니다. 보호자가 아기 돌보기를 중심으로 생활하다 보면 반려견에게 사료나 간식을 주고, 빗질 또는 양치를 해주고, 산책을 나가고,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일을 특정 시간에만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사전에 연습시킴으로써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산책 시간을 오전 8시와 오후 8시로 고정하고, 하루 중 반려견의 요구에만 집중하는 5~10분 시간을 서너 번 정도 확보하는 겁니다. 짧지만 확실하게 교감하는 시간을 정하고 그것을 루틴으로 만들어 반려견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거죠.

    또 아기가 집에 오기 전 반려견에게 아기의 생활공간을 미리 탐색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반려견이 해당 공간의 냄새를 여러 번 맡아 친근감을 느끼면 향후 그 공간을 사용할 아기에게도 호의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쓸 베이비파우더, 보디로션, 모빌, 기저귀 등 물건 냄새를 맡게 해주거나 앞발과 코로 건드려보게 하는 것도 권합니다. 사전에 아기용품에 대한 호기심을 모두 해소해야 나중에 그것을 갖고 말썽을 부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기의 생활공간에서 반려견이 잠자는 습관을 들여선 안 됩니다. 아기가 집에 온 후 그곳에서 잘 수 없게 하면 반려견이 고집을 피우거나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공간을 탐색해보게 하는 것은 괜찮지만 반려견이 그곳을 새로운 휴식 공간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또 아기용 장난감과 반려견용 장난감은 처음부터 확실하게 구분하는 게 좋습니다. 봉재인형 같은 장난감은 외관상 아기용과 반려견용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반려견이 아기용 인형을 갖고 놀아도 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를 구분해놓지 않을 경우 반려견이 인형을 뺏으려다가 의도치 않게 아기가 물리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인형을 두고 다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반려견에게 “가져와” “내려놔” 같은 지시어를 철저히 교육시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아기 10세 될 때까지 부모 감독 필요

    집안에 아기가 태어나면 반려견이 크고 작은 변화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GETTYIMAGES]

    집안에 아기가 태어나면 반려견이 크고 작은 변화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GETTYIMAGES]

    아기가 집으로 온 뒤엔 어떤 이유에서든 아기와 반려견을 단둘이 있지 않게 해야 합니다. 신생아 시기는 물론이고 아기가 10세가 될 때까진 항상 부모의 감독이 필요합니다. 반려견이 아기에게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평소 문제행동을 보이는 반려견이 아니라면 아기에게도 마찬가지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일 겁니다. 그러나 아기는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기에 반려견이 사랑의 표현으로 기대거나 안겼을 때 그 무게가 무거워도 밀어낼 힘이 없습니다. 따라서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 반려견과 적절하게 지낼 수 있을 때까지, 또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법을 익힐 때까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같은 생활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보호자가 이전보다 한층 더 부지런해져야 합니다. 알람시계를 5분씩 일찍 맞춰두고 생활해야 하는 거죠. 반려견은 아기가 집에 온 뒤 자신을 향한 보호자의 관심도가 떨어지면 그것을 확실히 인지합니다. 그래서 안 하던 행동을 하면서 보호자의 관심을 끌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보호자가 위 방법들을 기반으로 아기를 돌보는 중간중간 반려견을 살피고 배려해야 합니다. 또 가벼운 장난감 놀이 같은 활동을 할 때 아기가 옆에서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반려견이 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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