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반려묘 전용·락토프리 우유 지급해야
반려묘는 젖을 떼고 성묘로 자라면서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GETTYIMAGES]
어미 없이 버려진 어린 유기묘를 입양한 보호자가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도 “우유를 먹여도 괜찮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린 반려묘는 성묘에 비해 락타아제가 많이 분비됩니다. 다만 어미 고양이 젖과 일반 우유는 영양성분이 완전히 다릅니다. 어미 고양이 젖에는 다량의 단백질과 어린 반려묘에게 필요한 아라키돈산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젖을 먹어야 하는 반려묘를 기르고 있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적합한 전용 우유를 추천받기를 권합니다.
반려묘 전용 참치 제품은 황색지방증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E를 따로 첨가한다. [GETTYIMAGES]
그 밖에 반려묘가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음식으로는 날달걀, 초콜릿이 있습니다. 날달걀 흰자에는 아비딘이라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는 체내로 들어온 영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할 때 사용되는 영양소인 비오틴을 파괴합니다. 따라서 반려묘가 날달걀을 먹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반려견에게 위험한 것으로 유명한 초콜릿은 반려묘에게도 치명적입니다. 초콜릿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으며 이는 반려묘의 심장, 위, 간, 신경계 등을 손상합니다. 또한 테오브로민은 이뇨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체액 손실, 전해질 분균형 등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제빵용 초콜릿에는 일반 초콜릿보다 더 많은 양의 테오브로민이 들어 있어 특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반려묘가 초콜릿을 먹었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하고, 보호자는 수의사에게 반려묘가 섭취한 초콜릿의 종류와 양을 정확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반려묘가 반려묘용 사료 대신 반려견용 사료를 먹는 것도 건강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 사료에는 단백질, 비타민이 부족하고 반려묘에게 필수인 타우린도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반려견이 반려묘 사료를 먹으면 필요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게 돼 췌장염 등 소화기 질병이 발생할 수 있죠. 따라서 반려견과 반려묘를 함께 기른다면 식사시간 때마다 각자 자기 그릇에 담긴 사료만 먹는지 보호자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려견용 사료 주면 단백질·타우린 부족
반려묘에게는 일차적으로 반려묘용 음식만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반려묘 전용 우유와 캔 참치, 사료 등을 지급하고 사람이 먹는 음식은 일절 주지 않는 게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호자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반려묘가 조를 때 일반 우유나 캔 참치 등을 소량 주고 나면 이후 반려묘가 더 강하게 보호자를 조르거나 자신이 먹어야 할 음식을 거부하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반려묘가 사람 음식에 눈뜨지 않도록 보호자가 급여 원칙을 세우고 이를 철저히 따르는 게 중요합니다.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