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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춰 이마트24는 주류 특화 매장을 1900여 개로 확대했다. 예약 구매 서비스 ‘CU 와인샵’은 구색을 늘려가고 있다. 1만 원대부터 12만 원대까지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고, 양주도 제법 구비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홈술’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집에서 마시는 술이 고급화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와인 액세서리 매출 크게 증가
이러한 홈술 트렌드는 주류시장을 넘어 관련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우선 고급술을 즐기려면 술만 있어선 안 된다. 와인을 마시려면 와인 잔이 있어야 하고, 와인 오프너도 필요하다. 요즘은 전동 와인 오프너가 인기다. 더욱 제대로 즐기려면 디캔터(decanter), 에어레이터(aerator), 와인잔 거치대를 마련해야 한다. 좀 더 욕심내자면 와인 셀러(cellar)도 들여놔야 한다. 이쯤 되면 집에 홈 바(home bar)를 마련하는 셈이다. 와인숍 ‘내추럴보이’의 정구현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와인은 물론, 와인잔 거치대 같은 관련 액세서리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상 사진을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감성 사진’을 위해 다양한 디자인 소품에도 욕심을 낸다. 홈술 문화가 조명·인테리어 시장의 확장까지도 연결되는 것이다.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트렌드도 ‘4캔에 1만 원’을 넘어섰다. 다양한 케그(맥주통)와 서버 장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홈비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칵테일 키트, 술을 직접 담가 마실 수 있는 담금주 키트도 밀레니얼 세대가 주로 소비하고 있다.
좋은 술에 음식이 빠져선 안 된다. 프리미엄 가정식 대체식품(HMR)과 밀키트((meal kit) 역시 각광받고 있다. 편의점 내 식품 코너는 더욱 다양해지는 기세고, 계절과 상황에 맞는 페어링(pairing) 요리 추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주방용품, 고급 식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집이 곧 레스토랑이자 와인바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육점에서도 술을 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안에서의 육류 소비가 늘어나자 대형마트 육류 코너는 와인 같은 술을 함께 비치해놓고 있다. 술을 보면 고기가, 고기를 보면 술이 생각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고기 파는’ 와인숍도 등장할 것 같다.
편의점 이마트24의 주류 코너. [이마트24 제공]
반대 상황도 펼쳐진다. 미국에선 저렴한 맥주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과 실업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중간 가격대 제품 수요가 줄면서 주류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류시장 내 양극화 뚜렷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아사히맥주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호주 맥주회사 ‘칼턴 앤드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스(CUB)’의 지분 40%를 약 12조 원에 인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주류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홈술 문화가 강화될수록 요식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에서 누리기 어려운 음식과 술, 인테리어 등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춘 곳은 모처럼 외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요식업계 경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