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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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제 해결 기관 만들기 위해 15년을 기다렸다”

〈당돌한 초선〉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0-06-08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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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21대 국회는 신인의 장이다. 전체 의원 중 초선의원이 50.3%로 절반을 넘는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새로이 국회에 진입한 것. 저마다 전문성과 비전을 품고 국회에 입성한 신인들을 만나 어떤 정치로 한국을 바꿔나갈 예정인지 들어봤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시대라지만, 더불어민주당 장경태(37) 의원은 ‘개천에서 난 용’으로 불린다. 20, 30대 국회의원은 대부분 당이 영입한 인재이거나 청와대 출신 인사다. 반면 장 의원은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와 학생회 활동으로 시간을 보낸 비교적 평범한 사람이다. 그 대신 당에서 차근차근 성장해왔다. 당 대학생위원장으로 시작해 청년위원장을 거쳐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청년 문제 해결에 오랫동안 몰두해온 그에게 청년 정치 참여의 한계와 해결 방안, 그리고 가장 시급한 청년 문제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내 문제 해결하려다 정당에만 15년”

    -대학생 시절부터 금전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돈이 부족해 대학에 제때 입학하지 못했다. 이후 선원을 비롯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해가며 학자금을 모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학창 시절을 그렇게 보냈다면 보통 안정적인 삶을 꿈꿀 것 같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특별한 계기가 있나. 

    “전공에서 엿볼 수 있듯, 당연히 장래희망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30대 중후반쯤 서울 근교 임대주택에 살면서 준중형 자가용을 몰고 주말이면 아내, 아이와 나들이를 가는 그런 삶을 꿈꿨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돈을 벌다 보니 취업준비가 쉽지 않았다. 15학점을 이수하는 경우 하루 3시간 강의를 듣고, 4~8시간을 일터에서 보냈다. 주말에는 16시간씩 일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알바생과 대학생의 경계에서 살며 학생회 활동을 했다. 내가 당면한 문제를 정치 참여로 풀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나와 비슷한 삶을 사는 학생들을 조금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정치 참여의 이유였다.” 

    -15년 가까이 정당 활동을 했다. 

    “학생회나 시민단체에서 청년 관련 활동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다. 정당을 거쳐야 정치적 변화를 꿈꿀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정당 활동을 시작한 이후 작고 소소하지만 역할이 커지고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하다 보니 15년이 흘렀다.”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이 ‘공수처 설치법에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 징계를 받았다. 청년 정치인이자 오래 활동한 당직자로서 이 일을 어떻게 보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안다. 의미를 떠나 당에서 윤리심판원은 사법부 역할, 당무감사원은 검찰 역할을 한다. 그만큼 당에서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의미다. 최저 수준의 징계였다면 이 결정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엘리트도, 유명인도 아니지만

    -정당 활동에서도 초대 대학생특별위원장,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장을 지냈다. 이 정도면 승승장구라고 볼 수 있지 않나. 

    “기업에서 평사원이 임원이 되면 놀라운 성공 신화가 된다. 하지만 평당원이 당 간부가 되는 일은 이야기가 다르다. 당직만으로는 수입이 거의 없다. 오히려 돈을 써야 할 일이 많아 생활이 안 된다. 말이 좋아 당직자지 사실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 백수다. 당내 평가도 마찬가지다. 청년위원장이라는 위치가 공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지역구 활동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정당 활동을 해오고 나이가 30대 중반이라 다행이었다. 20대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역마다 다양한 관변 이익단체가 있다. 여기서 20대나 30대 초반 청년은 주류도 비주류도 아닌 주변인이다. 아예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청년 정치인이 많이 않고 청년을 대변하는 세력이 없는 것은 그만큼 청년 정치인이 절실하지 않아서라는 지적도 있다. 

    “청년 정치인은 대부분 절실하다. 그런데 나처럼 10년 이상 당직자라는 이름으로 백수 생활을 해도 국회의원이 될까 말까다. 단순히 버티기만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남는 시간을 쪼개 당무를 보고, 그 와중에 공부까지 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이들의 고군분투가 보이지 않을 뿐, 청년 정치인은 오늘도 열심히 버티고 또 도전하고 있다.” 

    -그래도 당선했으니, 이 정도는 노력해야 국회의원이 된다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다른 사람도 절실하게 노력하다 보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식의 성공 사례가 돼서는 안 된다. 청년 정치인을 돕고 키우는 확실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정당 차원의 호혜적 가산점 제도가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돕는 제도가 필요하다.”

    민달팽이 청년이 사라지는 사회

    -왜 청년이 국회의원이 돼야 하느냐는 의문도 있다. 

    “청년이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 혹은 청년이 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생각해보자. 아이를 낳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청년이다. 하지만 이 위원회에 청년의 자리는 10%도 되지 않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일자리위원회에도 청년의 자리는 없다.” 

    -그렇다면 청년의 정치 참여를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각 당이 청년 할당제, 가산점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당이 베푸는 호혜로 여겨질 때가 많다.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 여성의원 할당제처럼 청년에게도 배려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각급 국가위원회에 청년 참여를 10% 이상 정해두는 등 청년 거버넌스를 확충해야 한다. 야당에서는 청년청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4년 전부터 단독 부처인 청보다 청년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총리 직속 기관이어야 일자리, 보육, 주거 등 다양한 층위의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하다고 봤다.” 

    -청년 문제 해결에 주목하고 있지만, 상임위원회 중에는 국토교통위원회를 희망한다고 들었다. 이유가 있나. 

    “다양한 청년 문제 중 가장 시급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주거라고 봤다. 임금, 취업 등도 시급한 문제지만, 일단 살 곳을 마련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청년이 겪는 인생의 허들 가운데 주거 진입장벽이 가장 높다. 당장 서울 소형아파트는 대기업에서 착실히 돈을 모아온 직장인도 장만하기 어렵다. 청년은 아파트는커녕 반지하방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외에도 택배 사업법 개정에도 관심이 많다. 택배 근로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여성이나 노약자도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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