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베이스캠프’로 불리는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 [GettyImages]
자유여행지로 제격
태국의 정식 명칭은 ‘타이왕국’으로 지금도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이 있는 왕국이다. 태국의 옛 이름은 ‘시암’이고, 수도 방콕은 태국어로 ‘끄룽 텝’이다. 타이는 ‘자유’를 의미하며, 끄룽 텝은 ‘천사의 도시’라는 뜻이다. 태국은 19세기 유럽 제국주의가 아시아로 밀려오면서 국가 대부분이 유럽 식민지가 된 것과 달리 국제 정세를 이용해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열강의 식민통치를 받지 않고 독립을 유지해온 국가다.짜오프라야 강변의 야경. [박진희 제공]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삼륜차 툭툭이. [박진희 제공]
웅장한 왓 프라깨우
카오산 로드에서 도보로 5분이면 왕궁과 왕실 전용 사원인 ‘왓 프라깨우’를 만날 수 있다. 정문에서 표를 사면 왕궁과 왓 프라깨우는 물론, 인접한 서구식 왕궁인 ‘아난타 사마콤 궁’과 ‘비만맥 궁’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인당 500바트(약 1만8600원). 황금빛으로 물든 왕궁은 역대 태국 국왕의 제사를 모시는 곳으로 웅장한 외관이 시선을 압도한다. 입구부터 신비로운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총을 든 근위병을 지나면 입장할 수 있다. 존경심을 담아야 하기에 민소매, 반팔, 반바지, 미니스커트, 슬리퍼 차림으로는 입장이 불가하다. 안쪽 뜰로 들어서면 태국인의 불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왓 프라깨우 사원을 만나게 된다. 방콕의 수많은 사원과 달리 왕궁에 속해 있어 승려가 아닌 왕이 직접 관리하며, 왕실 공식 행사가 거행되는 장소다. 이곳에는 옥으로 된 약 60m 높이의 에메랄드빛 불상이 있어 일명 에메랄드 사원으로도 불린다.사원 내부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하고, 내부 사진 촬영은 반드시 통제에 따라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티크목 건물로 유명한 비만맥 궁전과 단일 건물로 태국에서 가장 큰 궁전이자 대리석을 이용해 건물을 만들고 지붕에 돔을 얹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르네상스 네오 클래식 양식의 건물인 아난타 사마콤 궁전은 파리 유학을 다녀온 라마 5세 때 짓기 시작했다. 무더운 날씨를 감안한다면 왕궁 탐방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시작하는 게 좋다. 다행히 입장권 유효 기간이 일주일이니 체력과 일정을 고려해 나눠서 관람하는 것도 방법이다.
라오스 내륙에서 발원한 ‘짜오프라야강’은 방콕을 지나 타이만(灣)으로 유입되는 길이 약 372㎞의 태국 최장(最長) 강이다. 강줄기를 따라 고급 호텔과 리조트, 시장, 왕궁과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서쪽 강변에 있는 ‘왓아룬’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방콕 시내에는 사원만 400여 개가 있으며 왓아룬은 그중 가장 규모가 크다. ‘새벽사원’으로 불리는 왓아룬은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짜오프라야 강변에서 배를 타고 사원 전경을 둘러보거나 해 질 녘 사원 정상까지 올라가 짜오프라야강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는 방법이 있다. 화려한 왕궁과 사원을 구경한 뒤 배를 타고 강을 오가다 보면 수상 가옥과 그 주변에 형성된 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 그중 담넌사두억 시장, 암파와 시장에 현지인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 4인용 배를 타고 시장 투어를 할 수 있는데, 현지인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한 번쯤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밤거리를 거닐며 쇼핑하거나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방콕의 밤은 낮보다 매혹적이기에 불볕더위가 잠시 기세를 멈춘 밤이 되면 사람들은 밤의 여흥을 즐기려고 밖으로 나선다. 대관람차가 있는 방콕 랜드마크 ‘아시아티크’는 쇼핑은 물론 놀이동산, 레스토랑 등 약 1500개의 숍이 오밀조밀 몰려 있어 밤거리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곳은 1900년대 태국이 서구 열강 식민지가 될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문호를 개방하고 티크나무를 수출하기 위해 건립한 국제 무역항이었다. 2012년 현대적으로 개보수해 지금 같은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은 크게 4개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여행자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상점 1000여 개가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는 ‘차런크룽’이다.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감각적인 공예품을 판매하는 ‘팩토리’, 세련된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어 강변 경치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타운 스퀘어’ ‘워터프런트’ 구역도 특별한 추억과 낭만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붐빈다. 아시아티크의 상징인 대관람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할 여행 코스다.
방콕을 대표하는 쇼핑 거리 시암 파라곤. [박진희 제공]
취향대로 고르는 타이 마사지
방콕 여행에서 마사지가 빠질 수 없다. ‘타이 마사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태국인의 마사지 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태국 마사지는 오일을 사용해 부드럽게 문지르듯이 하는 아로마 오일 마사지와 스트레칭·지압 위주로 하는 타이 마사지로 나뉜다. 근육이 많지 않거나 마른 체형이라면 아로마 오일 마사지를, 근육이 많은 체형이라면 타이 마사지를 받는 것이 좋다. 길거리의 흔한 마사지부터 호화롭게 즐길 수 있는 호텔급 스파 마사지, 그리고 렛츠릴렉스, 헬스랜드 같은 대형 마사지 체인점까지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어느 곳을 가든 지상 최고의 휴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올여름 휴가는 이색적인 문화와 즐길 거리는 물론, 먹거리와 쇼핑, 휴식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전 세계 여행객의 천국 방콕으로 떠나보자.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