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빌 게이츠(맨 앞줄 왼쪽)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단체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고도의 창의성을 발휘해야 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왔던 예술도 예외는 아니다. 텍스트를 음악으로 바꾸는 AI가 등장하는 한편, 미술에서도 AI 화가의 그림이 경매에 올라오고 있다. 구글의 AI 딥드림과 미드저니를 이용해 누구나 그림을 만들 수 있다. 간단한 광고 이미지를 만들려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할 필요도 없다. 물론 최고 품질을 요하는 새로운 작업에는 창의적인 전문가가 필요하다.
예술의 위기? 예술가의 위기!
예술은 위기에 처한 것일까. 이는 예술의 위기가 아니라 예술가의 위기로 봐야 한다. 과거 예술가에게만 허용되던 창작의 세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술 장벽이 없어졌기에 일반인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일요화가의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 수준의 그림이나 사진작품을 만들고 이를 팔아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비 영역을 넘어 ‘생산에 참여하는 아마추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생산자에서 수요자로 권력이 넘어가는 놀라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예술 애호가 입장에서는 새로운 천국이 열린 것일 수 있다.대학에서도 지식과 관련해 생산자 중심에서 학생이라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인식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다만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지금같이 미래라는 말이 남발되는 시대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은 위기가 아닌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어려운 때가 많았다. 꾸준히 경제성장을 해 이제는 선진국이 됐지만 출산율 저하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 진짜 위기가 눈앞에 있다. 위기에 처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과거를 공부하고 과거에서 영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혁명 시대의 중심에는 챗GPT로 대표되는 AI 기술이 있고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가 궁금하지 않은가. ‘화가처럼 생각하기’라는 책에서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초창기 사진을 소개한 바 있다.
Just do everything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노트 ‘코덱스 레스터’. [GETTYIMAGES]
책 ‘다빈치스쿨’은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만들려면 교육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학교를 완전히 바꿔보자. 학생들의 관심 폭이 너무 좁다. 하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체험이 중요하다.
이제 새로운 천재 시대가 온다. 당신도 새로운 유형의 천재가 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려면 상위 0.1% 능력치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앞으로는 상위 0.01%만이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다른 가능성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3~4개 분야에서 상위 25% 능력을 가지면 마찬가지로 탁월한 업적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스탠퍼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누가 미래의 최고경영자(CEO)가 되었는가’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는 놀랍다. 미래 CEO가 된 학생은 성적이 좋았던 학생도, 사교활동을 통해 인맥을 쌓으려고 노력했던 학생도 아니었다. 그저 다양한 과목을 들었던 학생들이었다. 비즈니스에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과목을 이것저것 들었던 학생들이 나중에 성공했다.
Just do everything.
김재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 위를 받았다. 국민대 경상대학장, 국민대 도서관장과 박물관장,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민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