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6일 충북 옥천고앤컴연수원에서 열린 글로벌 문화행사에서 아프리카권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이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주제곡에 맞춰 흥겨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홍중식 기자
각국 전통춤에 담긴 환대 메시지
첫 무대를 장식한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절단이었다.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주제곡 선율에 맞춰 남아공 공용어인 줄루어 가사가 흥겹게 울려 퍼지자 행사장은 순식간에 축제의 장이 됐다. 브라질 아마존 전통춤이 공연될 때도 박자를 맞추는 손뼉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반면 아랍의 고요하고 우아한 감성이 담긴 전통춤 ‘칼리지’가 펼쳐질 때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적이 내려앉았다.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전통춤은 각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준다”며 “여러 공동체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춤을 통해 세계 각국 문화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어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말레이시아, 일본에 이어 무대에 오른 페루 사절단은 안데스산맥 쿠스코 지방 전통춤 ‘발리차’를 통해 색다른 감동을 전했다. 다채로운 색상과 질감의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춤을 추며 뿜어내는 행복감이 객석까지 전해졌다.
이어진 남태평양 사모아 전통춤 공연에서는 환대의 메시지가 부드러운 울림을 전했다. “우리는 하나지만 동시에 많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모였습니다. 같은 꿈을 품고 한목소리로 노래합니다”라는 호주의 노래가 더해져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하나님의 교회가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지향하는 화합·연대의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향해 힘찬 박수를 보낸 한 관객은 “공연하는 분들의 언어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은 잘 전해졌다”면서 “오늘 펼쳐지는 모든 무대가 우리를 하나로 결속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등 세계 21개국에서 한국을 찾아온 하나님의 교회 83차 해외성도방문단과 한국 신자들이 글로벌 문화행사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지구촌 대화합의 장
아르헨티나 탱고, 유럽 왈츠, 콜롬비아 전통춤도 조화롭게 무대를 채웠다. 빠른 발놀림이 인상적인 캐나다 ‘메티스(Metis) 춤’도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륙의 기개를 춤과 노래로 표현한 몽골, 현대무용을 선보인 미국 등 각국 무대가 끝날 때마다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마지막 무대는 모든 나라의 공연자들이 동시에 참여해 그야말로 지구촌 대화합의 장을 연출했다.이번 행사에는 각국 전통춤 전문가들도 참가해 공연 완성도를 높였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전통춤 전문가인 아만다 윌리엄스 씨(33)는 “오늘 선보인 춤 ‘칼리지’는 아랍어로 ‘만(灣·gulf)’을 뜻한다.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이 공유하는 민속춤”이라며 “우리는 아랍 특유의 문화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 모든 이웃과 연합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페이지 리론델 씨(30)는, 캐나다 원주민과 유럽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메티스족’의 전통춤 전문가다.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4대에 걸쳐 메티스 춤을 이어왔다는 그는 “이 춤은 캐나다 토착 문화와 유럽 문화가 결합된 메티스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공동체는 함께 어울려 이 춤을 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문화를 알고 이해하면 그 문화의 사람도 이해하게 돼 마침내 진정한 연합이 이뤄진다”며 “오늘 한국에서 메티스 춤 공연을 한 것은 내게 매우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몽골 무형문화재 신척그게니 씨(40)가 전통 악기 ‘마두금(馬頭琴)’을 켜며 하나님의 교회 메시아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장면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했다. 마두금은 몽골 유목민의 상징과도 같은 악기로, 마두금 전통음악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말 머리 현악기’라는 이름 그대로 악기 위에 말 머리를 형상화한 조각이 붙어 있는 게 특징이다. 이날 신척그게니 씨는 말꼬리 털로 만든 2개의 현을 통해 애절하면서도 박진감 넘치고,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음색을 선보였다. 마두금의 독보적 선율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며 더욱 웅장한 감동을 선사했다. 남아공에서 입국해 이날 자국 전통춤을 선보인 그레이스 모라포 씨(26)는 “우리 모두 각기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하나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가진 서로 다른 문화를 하나님의 교회가 다 포용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동적인 전통춤을 선보이는 콜롬비아 사절단(왼쪽)과 몽골 ‘마두금(馬頭琴)’ 연주와 유목민의 기상이 담긴 전통춤 공연. 홍중식 기자
문화나눔, “마음을 여는 열쇠”
하나님의 교회는 전 세계 지역사회 단위에서도 꾸준히 문화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눈다. 10월 26일 ‘광주서구 하나님의 교회’에서 열린 ‘이웃과 함께하는 체임버오케스트라 힐링연주회’는 이웃에게 안식·힐링을 전하고자 신자들이 재능과 정성을 모아 마련한 자리였다. 정계, 교육계 등 각계각층 시민 약 4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 공연에서는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인생을 회전목마에 빗댄 ‘인생의 회전목마’(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제곡),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주제곡 등이 차례로 연주됐다. 잠시 무거운 일상을 내려놓고 하모니를 즐기던 관객들은 무대에 오른 중창단이 ‘엄마야 누나야’ ‘고향의 봄’ 등을 부르자 스마트폰 불빛으로 어두운 객석에 은하수를 만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정명숙 나주대 부총장은 이 연주회를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평했다. 이희영 씨(38)는 “일상에 쉼표가 생긴 것 같다. 마음이 행복하고 편해졌다”며 웃었다. 임이순 씨(80)는 “이웃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초대해준 지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기획전시 ‘뿌리를 찾아서’ 전시관을 방문한 하나님의 교회 83차 해외성도방문단이 전시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제공
아버지 어머니 사랑 느끼는 전시 감상
같은 날 ‘창원의창 하나님의 교회’에서도 760명가량이 참여한 가운데 가족 사랑을 주제로 ‘이웃과 함께하는 힐링 연주회&세미나’가 열렸다. 김승오 전 청와대 교육행정관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버지를 떠올린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고,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되새긴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페루, 독일, 몽골, 네팔 등 각국에서 힐링연주회, 힐링세미나 등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활력을 선사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이스칸다르주 푸테리에서 열린 연주회에 참석한 웡풍이 시의원은 “하나님의 교회가 전달한 관용, 연민, 화합의 가치는 다인종·다문화인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핵심 가치”라고 호평했다.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은 침묵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과 헤아릴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기는 가족 사랑 전시회다. 12년째 국내외 하나님의 교회에서 순회 전시하며 129만2000여 명(2025년 9월 기준)에 달하는 관람객을 맞았다. 현재 서울, 대전, 인천에서 어머니전이 열리고 대구, 전주, 경기 성남에서 아버지전이 절찬리에 전시 중이다. 감동, 위로, 응원을 전하며 공동체의 공감 온도를 높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관람객들은 “따뜻하고 깊은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에 가득 담았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관람 내내 행복했다” “여러 부모님의 삶을 공유하며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고 후기를 남겼다. 11월 4일 ‘하나님의 교회 새예루살렘 이매성전’(성남 분당 소재)에서 아버지전을 관람한 83차 해외성도방문단 조던 가토니 씨(23·호주)는 “페인트공인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겼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며 “아버지가 그 많은 수고를 다 인정받고 사셨는지 모르겠다. 고향에 돌아가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릴 것”이라 말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트곤치메그 씨(23·몽골)는 “작품 하나하나에서 아버지의 사랑이 떠올라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