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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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해? Oh No!

뮤지컬 ‘드라큘라: 더 뮤지컬?’

  •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 yongshiny@hotmail.com

    입력2009-05-15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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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해? Oh No!

    방대한 원작을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재구성한 뮤지컬 ‘드라큘라: 더 뮤지컬?’.

    오랜만에 재미있는 뮤지컬 한 편이 나왔다. 코믹 호러 영화로 유명한 ‘아담스 패밀리’의 작가 릭 애벗이 1982년 대본을 쓴 ‘드라큘라 : 더 뮤지컬?’(Dracula : the Musical?)로 브램 스토커의 고전 ‘드라큘라’를 모티프로 만든 코믹 패러디 뮤지컬이다.

    그동안 ‘지킬 앤 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같은 소재로 브로드웨이에서 대극장용 뮤지컬을 제작했고, 국내에서는 체코 뮤지컬로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은 그런 웅장한 뮤지컬과는 거리가 멀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소극장용으로 각색된 코믹물이다. 이를 위해 릭 애벗은 드라큘라 백작과 순결한 상대역 미나, 반 헬싱을 비롯해 원작에 나온 캐릭터들을 단 8명(남4, 여4)으로 압축하고, 공간적인 배경도 정신요양원이라 부르는 시워드 박사의 거실로 한정했다. 시간도 하룻밤에 일어나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장황한 원작의 플롯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관객들이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작품의 안을 들춰보면 패러디 뮤지컬이 갖춰야 할 핵심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과장스런 행동이 만드는 캐릭터의 전형성과 이를 드러내는 슬랩스틱 쇼 17곡이 뮤지컬 넘버 사이사이에 적절히 포진돼 있다.

    캐릭터를 부각하기 위한 소품과 의상에도 신경을 썼다. 드라큘라의 초인적인 능력은 가벼운 마술 효과로 표현했고, 여자 캐릭터들이 주인공이 되고 싶다며 모두 흰옷을 입는 설정은 서구 코믹 코드로 무장한 것이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무리 없이 전달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객석과 함께하는 배우들의 호연이다. 드라큘라와 조너선 하커의 1인2역을 맡은 김동호는 큰 키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망토 복장, 무뚝뚝한 짧은 대사, 어색한 표정 등으로 큰 웃음을 가져다준다.

    반 헬싱 역의 정의욱은 캐릭터가 요구하는 안정된 연기력으로 무대 위에서 빛난다. 미나 역의 서지유는 뮤지컬 ‘결혼’에서도 보여준 정확한 발음과 맑은 고음 처리로 시종일관 진지한 로맨스를 표현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보리스 역의 박성환은 정신이상자이자 드라큘라 하수인의 이중적인 역할을 장면마다 쇼로 마무리하며 객석을 들썩이게 만든다. 하녀 넬리 역의 조진아, 개그우먼 출신 김미려의 감초 연기도 만족스러웠다. 전달력이 약한 녹음반주와 객석 통로에서 벌이는 막간쇼가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짐에도, 이 작품은 누구라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쇼임은 분명하다. 6월28일까지, 대학로 상상나눔 씨어터(문의 02-743-9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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