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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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와 황우석 줄기세포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05-15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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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인플루엔자의 세계적 확산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한 가지 큰 의문에 맞닥뜨린다. 인접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는 괜찮은데 왜 멕시코에서만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또 죽는 것일까. 흔히 의료기술과 방역 수준의 차이를 말하지만, 이는 피상적 분석일 뿐 그 기저에는 멕시코 정부의 ‘가난’과 ‘무지’가 있다. 2004년 조류 인플루엔자(AI) 창궐 이후 선진국들은 신종 인플루엔자 출현에 대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반면, 멕시코는 오랜 경기침체에 최근의 세계적 금융위기까지 겹쳐 항바이러스제제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켜 1918년 스페인 독감 때처럼 두 집 건너 한 집에서 사망자가 속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선진국들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그간 비축해둔 항바이러스제제와 백신, 그리고 그 생산기술의 국외 유출을 철저히 막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난한 나라의 국민은 꼼짝없이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빈즉사 부즉생(貧則死 富則生)’의 참극이 전 세계 저개발국에서 벌어진다. 속수무책이다.

    신종 인플루엔자와 황우석 줄기세포
    황우석 씨가 줄기세포로 온갖 장애와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며 세상을 현혹하고 다닐 때 기자는 연구의 객관성이나 과학성 외의 이유로 그의 활동에 반대했다. 황씨의 연구가 성공한다고 해도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의 부자에 한정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즉, 빈즉사 부즉생이 현실화되면서 황씨와 국가가 국민 위에 신(神)으로 군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정말 ‘이성적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돈 없는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또 가난하다는 이유로 손 한번 못 써보고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선진국인가, 후진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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