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로 울타리를 치자 백은 “중앙은 공배”라며 쫔까지 푹 뛰어들어갔다. 그런데 이때 그렇지 않아도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던 흑이 굶주린 독수리가 먹잇감을 발견한 것처럼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흑 로 덮어씌우면서 판이 돌연 급박해졌다. 중앙에 뛰어든 백쫔와 하변 백대마가 흑의 양동작전에 걸린 것. 흑1로 차단하며 노골적으로 백대마에 칼을 들이댔을 때 백6까지는 서로 입력돼 있던 수였는데, 문제는 흑7. 이 ‘1선의 묘수’는 미처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은 수였다. 이 한 수로 백대마가 절명했다. 계속해서 백1 이하로 움직여봐야 흑12면 백은 두 눈을 확보할 수 없다.
흑7이 왜 사활의 급소인가? 만약 처럼 백1로 넘자고 했을 때 흑2로 곧장 차단하는 것은 백3·5가 선수여서 다음 7의 끼움수가 성립된다. 백A에 집어넣고 흑B를 따낼 때 백C로 단수치는 수가 있어 연단수를 피하려면 흑10을 생략할 수 없는데 이때 백11이면 산다(흑▲를 이어갈 때 백D로 삶). 143수 끝, 흑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