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 감독’의 발칙한 재치](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1/05/200501050500032_1.jpg)
멕시코 태생으로 주로 폭력과 피로 얼룩진 성인용 오락영화를 만들어 온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도 이런 고민을 했음이 틀림없다. ‘엘 마리오치’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등의 영화로 번갯불 같이 빠른 이야기 전개와 엽기적이고 풍부한 창의성, 강렬한 액션의 대명사로 알려진 그가 가족을 위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는 “나의 세 아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파이 키드’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엽기적 감독’의 발칙한 재치](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1/05/200501050500032_2.jpg)
삼촌에게서 부모가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 부모를 구할 사람은 자신들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카르멘과 주니는 삼촌에게서 황당하고도 기발한 비밀무기를 제공받아 쫓고 쫓기는 대모험을 시작한다. 피는 못 속이는 법. 더할 수 없이 평범해 보이던 이 아이들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초인적인 능력의 ‘스파이 키드’로 변신한다.
카툰 작가로 활약하기도 한 로드리게스 감독의 발칙한 재치는 영화 전편에 가득하다. 얼핏 시시해 보일 수 있는 가족영화지만 신비로운 세트와 특수효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볼거리들이 관객의 눈과 귀를 시종 끌어당긴다. 수많은 첨단무기와 화려한 의상, 기발한 소품이 줄줄이 등장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섹시한 아빠, 파워풀한 엄마, 맹하면서도 깜찍한 ‘스파이 키드’의 연기 조화도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득세 속에서도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3주 동안 1위를 지키는 ‘괴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