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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단이 ‘생선가시’였네

조훈현 9단(흑):이창호 9단(백)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
2004-10-07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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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단이 ‘생선가시’였네

새로운 전단이 ‘생선가시’였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4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에서 한국은 출전 기사 3명이 나란히 금(이창호 9단)-은(조훈현 9단)-동(이세돌 3단)을 휩쓸어 다시 한번 ‘천하무적’의 실력을 뽐냈다. 한국은 99년 춘란배에서 세계 바둑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싹쓸이한 데 이어 올해 LG배에선 한술 더 떠 4강 자리를 모두 차지한 바 있다. 세계대회 우승도 2000년 8월 후지쓰배에서 조훈현 9단이 우승한 이래 15연속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가히 ‘엽기 우승 퍼레이드’가 아닐 수 없다.

2000년과 2001년, 2년 연속 우승한 조훈현 9단. 스승의 3연패를 저지할 킬러로 등장한 기사는 제자 이창호 9단. 사제의 대결은 이제 한국 바둑은 물론 세계 바둑계의 대명사가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두 사제의 대결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 양상이다. 스승이 실리를 벌며 먼저 치고 빠지면 제자가 뚜벅걸음으로 그 뒤를 추격하는 식…. 이젠 나이를 먹었음인가. 이 바둑에서 스승은 10리는 잘 벗어났는데 그만 70리쯤에서 발병이 난다.

새로운 전단이 ‘생선가시’였네
흑1로 새로운 전단을 끌어낸 수가 문제의 한 수.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수는 흑1·3으로 두는 게 깨끗했다. 에서 보듯 실전은, 흑3으로 어정쩡하게 백쫔 석 점을 가두긴 했으나 완전히 숨통을 끊은 것이 아니어서 백6∼18까지 백이 좌중앙을 두껍게 정리하자 마치 생선가시를 삼킨 듯 이후 과정에 신경 써야만 했고, 백24의 어깨짚음점에 우중앙 흑 여섯 점의 안위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선 여기까지 묵묵부답으로 있던 백의 두꺼움이 일시에 말문을 트기 시작하는 형국이 되었다. 282수 끝, 백 2집 반 승.



주간동아 336호 (p95~95)

< 정용진 /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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