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가 영남 지방선거에서 한 석을 건지지 못하더라도 책임질 이유는 없다.”
동교동 구파로 분류되면서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캠프의 1급 참모로 활동한 김태랑 최고위원이 노후보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5월17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노후보가 영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경우 재신임받겠다는 발언은 판단 착오”라고 지적하고 “공천도, 지원도 당이 하는 만큼 책임은 당연히 당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노후보는 지난 5월15일 한이헌 부산시장 후보 추대대회에서 “부산 선거에서 져도 내가 대통령 된다”고 말해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민주당 영남선거대책위원장으로, 현지 사정에 밝은 김위원은 최근 ‘영남 한 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다. 그는 노후보의 튀는 행동과 관련, “노후보의 독단적 언행이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고, 신민주대연합 구도의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노후보의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 등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가 당의 입지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지만 노후보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다. 노후보가 듣기 싫을지 몰라도 너무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기득권 세력 대 개혁세력 대결구도를 만들어 마치 보수세력을 공격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는데, 이런 행보가 개혁세력의 지지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보수세력들을 적으로 돌리는 반작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남을 ‘치는’ 것은 뒤로 돌려야 한다. 재야 때처럼 흑백논리로 가면 안 된다.
정계개편을 하겠다, 영남에서 한 석을 확보하겠다는 등 선언적 발언이나 캐치프레이즈 등의 발표도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과거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정치환경에서는 이런 선언적 발언들이 통했지만 요즘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주장해 관심을 받았지만 동력이 없어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이러니 노후보에게 실망하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아닌가. 두루뭉술 엮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YS와 DJ를 묶겠다는 신민주대연합 구도가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민주대연합 구도는 지역구도를 정책구도로 바꾸려는 것이지만 구시대 정치로 회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 내외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선언으로 일을 추진하면 혼란을 몰고 온다.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 외부 힘을 빌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당이 왜소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잘못하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다.”
-앞으로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지 않은가. 어제(5월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더 이상 논의하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지방선거가 끝나더라도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한나라당 인사들을 빼와야 하는데 이런 정치환경에서 그들이 움직이겠는가. 자민련을 움직이는 것은 이 시점에서 별 의미가 없다.”
-지방선거에서 영남 지역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가 큰데, 한 석(광역단체장)을 얻을 가능성은?
“…기대는 큰데, 해봐야 알지 않겠느냐.”
-노후보는 “영남에서 한 석을 얻지 못하면 ‘재신임’받겠다”고 말했는데….
“노후보의 판단 착오다. 한 석을 얻지 못한다고 책임질 필요도, 이유도 없다. 계선상 노후보는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다. (영남 지역) 지방선거의 공천은 당이 하고 지원도 당이 한다. 승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당의 몫이라는 뜻이다. 노후보는 당 선거를 지원하는 입장일 뿐이다.”
-그렇지만 노후보가 경선에서 여러 차례 공언한 것 아닌가. 계선상 책임질 위치가 아니라면 정치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노후보가 (영남에서 한 석을 못 건져) 그만둔다면 당은 어떻게 되나. 대선후보를 다시 뽑나. 지금 그는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 신분이다. 그의 진로는 개인 차원에서 거론될 문제가 아니라 당 차원에서 논의, 결정돼야 할 사항이다.”
-노후보는 “구차하게 말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국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영남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희망과 포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라고 봐달라. 그런 말은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렇게 본다면 한대표(한화갑)도 당권에 출마 안 한다고 얼마나 얘기를 많이 했나.”
-김대중 대통령과 그의 세 아들 비리 의혹에 대해 노후보의 입장을 듣고 싶어하는 여론이 높은 듯하다.
“대선후보가 되면 국민이 원하는 것을 치고 나가야 한다. 당내 소장 쇄신파 인사들도 노후보에게 김대통령과의 절연과 차별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노후보가 안 한다. 신중을 기한다. 나는 이를 정치적·인간적 의리라고 본다. 당 체제를 안 바꾸겠다, 당명도 안 바꾸겠다는 것도 신의의 가치로 해석한다.”
-개인적 신의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 처리에 대한 ‘원칙’의 문제 아닌가.
“그런 문제는 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노후보가 지나치게 개혁성향을 표출, 보수층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서민 대중을 위한 정치로 돌아서야 한다. 70%를 웃도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득표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임기 말이 되면서 김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비판 대상이 되는 듯하다.
“…김대통령은 측근을 키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때와 장소, 시대의 필요에 따라 주변에서 사람을 발탁해 쓴다. 평민련(1988년 총선), 젊은 피 386(1996년, 2000년 총선) 등을 발탁한 것이 그 예다. 김대통령은 이들의 역할이 끝나면 또 다른 사람들을 영입한다. 그러다 보니 김대통령 주변에서 정치 후계자나 ‘재목’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기란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들다. 오늘날 김대통령의 인사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본다.”
동교동 구파로 분류되면서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캠프의 1급 참모로 활동한 김태랑 최고위원이 노후보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5월17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노후보가 영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경우 재신임받겠다는 발언은 판단 착오”라고 지적하고 “공천도, 지원도 당이 하는 만큼 책임은 당연히 당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노후보는 지난 5월15일 한이헌 부산시장 후보 추대대회에서 “부산 선거에서 져도 내가 대통령 된다”고 말해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민주당 영남선거대책위원장으로, 현지 사정에 밝은 김위원은 최근 ‘영남 한 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다. 그는 노후보의 튀는 행동과 관련, “노후보의 독단적 언행이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고, 신민주대연합 구도의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노후보의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 등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가 당의 입지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지만 노후보 본인에게도 문제가 있다. 노후보가 듣기 싫을지 몰라도 너무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기득권 세력 대 개혁세력 대결구도를 만들어 마치 보수세력을 공격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는데, 이런 행보가 개혁세력의 지지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보수세력들을 적으로 돌리는 반작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남을 ‘치는’ 것은 뒤로 돌려야 한다. 재야 때처럼 흑백논리로 가면 안 된다.
정계개편을 하겠다, 영남에서 한 석을 확보하겠다는 등 선언적 발언이나 캐치프레이즈 등의 발표도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과거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정치환경에서는 이런 선언적 발언들이 통했지만 요즘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주장해 관심을 받았지만 동력이 없어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이러니 노후보에게 실망하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아닌가. 두루뭉술 엮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YS와 DJ를 묶겠다는 신민주대연합 구도가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민주대연합 구도는 지역구도를 정책구도로 바꾸려는 것이지만 구시대 정치로 회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 내외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선언으로 일을 추진하면 혼란을 몰고 온다.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 외부 힘을 빌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당이 왜소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잘못하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다.”
-앞으로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지 않은가. 어제(5월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더 이상 논의하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지방선거가 끝나더라도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한나라당 인사들을 빼와야 하는데 이런 정치환경에서 그들이 움직이겠는가. 자민련을 움직이는 것은 이 시점에서 별 의미가 없다.”
-지방선거에서 영남 지역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가 큰데, 한 석(광역단체장)을 얻을 가능성은?
“…기대는 큰데, 해봐야 알지 않겠느냐.”
-노후보는 “영남에서 한 석을 얻지 못하면 ‘재신임’받겠다”고 말했는데….
“노후보의 판단 착오다. 한 석을 얻지 못한다고 책임질 필요도, 이유도 없다. 계선상 노후보는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다. (영남 지역) 지방선거의 공천은 당이 하고 지원도 당이 한다. 승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당의 몫이라는 뜻이다. 노후보는 당 선거를 지원하는 입장일 뿐이다.”
-그렇지만 노후보가 경선에서 여러 차례 공언한 것 아닌가. 계선상 책임질 위치가 아니라면 정치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노후보가 (영남에서 한 석을 못 건져) 그만둔다면 당은 어떻게 되나. 대선후보를 다시 뽑나. 지금 그는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 신분이다. 그의 진로는 개인 차원에서 거론될 문제가 아니라 당 차원에서 논의, 결정돼야 할 사항이다.”
-노후보는 “구차하게 말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국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영남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희망과 포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라고 봐달라. 그런 말은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렇게 본다면 한대표(한화갑)도 당권에 출마 안 한다고 얼마나 얘기를 많이 했나.”
-김대중 대통령과 그의 세 아들 비리 의혹에 대해 노후보의 입장을 듣고 싶어하는 여론이 높은 듯하다.
“대선후보가 되면 국민이 원하는 것을 치고 나가야 한다. 당내 소장 쇄신파 인사들도 노후보에게 김대통령과의 절연과 차별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노후보가 안 한다. 신중을 기한다. 나는 이를 정치적·인간적 의리라고 본다. 당 체제를 안 바꾸겠다, 당명도 안 바꾸겠다는 것도 신의의 가치로 해석한다.”
-개인적 신의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 처리에 대한 ‘원칙’의 문제 아닌가.
“그런 문제는 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노후보가 지나치게 개혁성향을 표출, 보수층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서민 대중을 위한 정치로 돌아서야 한다. 70%를 웃도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득표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 보수 중산층을 겨냥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임기 말이 되면서 김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비판 대상이 되는 듯하다.
“…김대통령은 측근을 키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때와 장소, 시대의 필요에 따라 주변에서 사람을 발탁해 쓴다. 평민련(1988년 총선), 젊은 피 386(1996년, 2000년 총선) 등을 발탁한 것이 그 예다. 김대통령은 이들의 역할이 끝나면 또 다른 사람들을 영입한다. 그러다 보니 김대통령 주변에서 정치 후계자나 ‘재목’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기란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들다. 오늘날 김대통령의 인사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