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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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해상저격부대는 ‘인간어뢰’

함정에 근접 폭탄 공격, 전시 때는 어뢰와 함께 자폭 … 동·서해안 각 1개 여단 운영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입력2010-04-07 1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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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해상저격부대는 ‘인간어뢰’

    1998년 12월 전남 여수해역에서 격침된 북한 반잠수정.

    사고 이레째. ‘내부 폭발’ ‘북측 개입 가능성 제로’라던 초반 분위기는 ‘외부 폭발’ ‘북측 개입 가능성 존재’ 쪽으로 급커브를 틀었다. 내부 폭발로는 선체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나기 어렵고, 지난 57년간 남측 기뢰사고는 한 건도 없다는 것이 근거다.

    탈북자 A씨 “육·해·공 자폭부대도 운영”

    이런 분위기를 타고 한국의 해군 특수전여단(UDT)에 해당하는 북한의 해상저격부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고 직후 일부 탈북자 사이에서 “북한의 해군 자폭부대인 인간어뢰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주간동아’는 북한군 출신 탈북 인사 4명의 의견을 종합해 해상저격부대의 실체를 알아보고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인간어뢰’는 바다의 ‘가미가제’다. 기뢰나 폭탄을 설치한 뒤 터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어뢰가 장착된 잠수정을 타고 적함으로 돌진한다.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탈북자 A씨에 따르면, 북한에는 각각 ‘총폭탄’ ‘인간어뢰’ ‘불사조’라고 부르는 육·해·공 자폭부대가 있다. 2000년대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기의 수준 차이를 극복하고 군인정신을 고취하고자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살아 돌아올 기름을 주지 말라”는 공군 자폭부대의 구호가 보여주듯 벼랑 끝 정신교육의 표본이다.

    강철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대원들은 순직계약서를 쓰고 입대한 순간 영웅 칭호를 받는다. 급여와 식량배급 수준도 일반 대원보다 높다. 전역 후에는 공산대학 졸업장이 주어지며 원하는 직장에 근무할 수 있다.



    해군 자폭부대인 해상저격부대는 동·서해안에 각각 1개 여단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주 임무는 적군의 구축함이나 식량함을 공격해 작전을 무력화하는 것. 모든 훈련이 자폭 위주인 것은 물론, 무기도 모두 인간무기화했다. 모니터를 단 어뢰나 기뢰를 사람이 직접 몰고 가서 폭파시키거나 어뢰를 장착한 잠수정을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하는 식이다.

    한 탈북자에 따르면, 해상저격부대에는 여성 잠수 특공대도 있다. 길이 10m의 잠수정에 홀로 들어가 산소탱크로 호흡하며 적이 올 수 있는 구역에서 잠복 임무를 수행하는 것. 하지만 다른 탈북자는 “여성이 공격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인간어뢰’ 자체도 전시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고무보트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

    #반잠수정 침투, 인간어뢰설과 관련해 우리 군과 탈북자들의 입장은 확연히 엇갈렸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서해는 조류가 강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잠수사 존 베넷도 서해에서 생을 달리했다. 또 잠수정은 초계함의 레이더에 잡힌다”고 한 반면, 탈북자들은 “해주에서도 남하할 정도로 북한군에게 불가능이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반잠수정으로 천안함을 공격하는 일이 가능할까.

    북 해상저격부대는 ‘인간어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맨 왼쪽)이 육·해·공 합동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반잠수정은 길이 10~23m, 폭 2.5m의 소형 잠수정. 얕은 수면에서 움직일 수 있는 데다, 비금속·레이더 전파 흡수용 도료를 입힌 잠수정도 많아 은밀한 침투에 주로 쓴다. 실제로 천안함 침몰 지점에서 직선거리 50km에 자리한 사곶기지는 잠수정 2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부대원 출신인 자유북한군인연합 임천용 대표는 “수심이 얕고 물살이 센 지점까지는 잠수정이 들어오기 힘들어도 2km 근접거리까지는 들키지 않고 들어올 수 있다. 그 다음 사람만 내려 다이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A씨는 “NLL(북방한계선)에서 멀지 않아 고무보트로도 움직일 수 있는 거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폭부대원들은 조별로 움직인다. 작전 규모별로 다르지만 3인 1조가 가장 흔하다. 이들의 공격무기는 스크루가 달린 기뢰 또는 휴대용 고성능 폭약. 기뢰나 폭약을 적함의 취약점에 장착한 뒤 터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미리 도망쳐 나온다.

    한편 사용 무기와 관련해, 기뢰가 아닌 고성능 폭탄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탈북자 B씨는 “기뢰는 폭파할 때 엄청난 물기둥이 솟는데 생존자 가운데 물에 젖은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기뢰 폭파의 규모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어뢰야 기뢰야?

    “어뢰는 바닷속 미사일 … 기뢰는 물속의 지뢰


    북 해상저격부대는 ‘인간어뢰’
    폭탄의 종류

    어뢰(魚雷·torpedo) : 바닷속 미사일. 일반 배처럼 스크루 회전으로 움직이며, 한 번 맞으면 1만t 선양함급도 격침된다. 스크루의 소음으로 공격 시 레이더에 탐지된다. 어뢰 공격설과 관련해 “천안함에는 어뢰감지기가 장착돼 있어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과 “가까이 접근해 어뢰를 쏘는 일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어형수뢰(魚形水雷)의 줄임말.

    기뢰(機雷·sea mine) : 물속의 지뢰. 공 모양의 관에 폭약장치가 장착됐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부유기뢰, 줄로 연결해 수중에 설치하는 계류기뢰, 자체 무게로 바다에 가라앉는 침저기뢰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배나 잠수함이 지나가면서 건드리거나 음향, 수압 등에 감응해 폭발한다. 적을 발견한 뒤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이 다닐 만한 곳에 미리 설치해두는 무기. 배의 바닥이 뚫린 천안함은 침저기뢰에 의한 피폭 가능성이 높다.

    폭뢰(爆雷·depth charge) :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배 위에서 물 아래로 떨어뜨리는 무기. 타이머를 맞춘 뒤 잠수함이 있을 만한 깊이에 맞춰 투하한다.

    함정의 종류

    수송함(輸送艦) : 기름, 물자 등을 수송하는 배.

    전함(戰艦) : 1만t급 공격용 대형 전투함. 속도가 느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라졌다.

    순양함(巡洋艦) : 8000t급 이상 전투함.

    구축함(驅逐艦) : 8000t급 이하 전투함. 어뢰를 장착해 공격한다.

    호위함(護衛艦) : 함선을 호위하는 군함으로 1500~3000t급이 많다.

    초계함(哨戒艦) : 구축함과 순양함 사이에서 경비 기능을 하는 1200t급 군함. 천안함도 초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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