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줄기 깊은 곳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몸짓이 사뭇 그의 생김새만큼 어른스럽다. 아직 한 잎도 피워 올리지 않은 나무에 긴 세월을 지나온 묵직함이 한가득 담겼다. 8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나무는 그렇게 느긋이 살아왔다. 비바람, 눈보라 몰아쳐도 나무는 한결같이 그 자리에 그냥 그렇게 서 있었다. 돌보는 이 없이 홀로 제 생명을 가꾸고 일어선다. 그래서 나무가 가져오는 계절의 흐름은 조금씩 늦지만 더 뚜렷하다. 성마른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월의 깨우침을 느긋한 나무에게서 배운다.
★ 숲과 길 ★
이름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종목 천연기념물 제167호
위치 강원 원주시 문막면 반계리 14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