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반잠수정 은밀 침투 어뢰 공격 가능성 높다”
백동일 예비역 해군 대령▶ “레이더 포착 어려워 … 대청해전 보복 공언”
백동일(61) 예비역 해군 대령((사)해룡 회장·국가정보원 초빙교수)은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으로 북측이 ‘업그레이드된’ 잠수정을 통해 테러 공격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로버트 김 사건’으로 잘 알려진 백 대령은 32년 군생활 동안 대북 특수공작원 양성을 주도하고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등을 지낸 ‘대북정보통’이다.
천안함 사고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드러난 정황으로 분석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이다. 선체를 인양해 정확히 분석해봐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함포 탄약 폭발이나 함정 밑바닥의 기름 증기 폭발 등 내부 폭발은 아닌 듯하다. 화약 냄새도, 화염도 없었다. 처음엔 7(내부 폭발)대 3(북한 공격) 정도로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북측 소행일 가능성이 7이 됐다.”
근거는 뭔가.
“사고 지점은 북방한계선과 불과 12km 거리여서 대잠 초계활동도 어렵다. 여기에 초계함을 한 방에 침몰시킬 파괴력, 섬(대청도) 주변이어서 매복이 가능한 상황, 기뢰를 발사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북한 반잠수정 성능 등을 종합 고려한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북한 반잠수정은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고 확인해줬다. 수심 10~20m에서 작전할 경우 레이더에도 잘 포착되지 않는다. 잡음 때문에 음파탐지기(소나)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무장공비가 해안선 따라 침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십 년간 조류의 흐름 등을 연구한 데이터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소형 반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하면 반동이 클 텐데.
“그렇다. 15t가량의 반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하면 갑자기 반동으로 뒤로 밀리면서 파손될 수도 있다. 제작 기술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군함은 우리보다 화력이 떨어져 제대로 붙으면 승산이 적다. 따라서 이런 은밀한 방법을 쓰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3차 서해교전(대청해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보복할 것을 다짐했다. 충성 맹세에 불타 있는 북한군은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한다.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다.”
고심이라고 함은?
“경험상 북한은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로 나올 게 뻔하다. 우리가 테러의 흔적을 찾아 증명해야 하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파편이나 잔해는 떠내려갔을 수도 있다. 북한 소행이 밝혀지면 보복은 기본이고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초계함이 조류가 세고 수심이 얕은 대청도 1.8km까지 접근한 것은 어떻게 보나.
“그건 나도 의문이다. 중형급 초계함이 해안 1마일까지 접근했다? 부두에 정박하거나 계류하는 것도 아닌데. 당직자들이 졸고 있지 않은 이상 안전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조류가 센 데다 해안에 접근할수록 배는 육지로 빨려간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하지만 국회나 정치권도 천안함을 정쟁에 이용해선 안 된다. 지금은 인명 구조와 선체 인양에 전력해야 할 때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공포감 조성-책임회피 北, 무관 전략 계속 쓸 것”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센터장▶ “내부 원인 가능성 … 현장 중심 물리적 증거로 판단을”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50)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고에 철저한 ‘무관 전략’을 씀으로써 도발능력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책임 공방에서 비껴서는 ‘양수겸장(兩手兼將) 카드’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연루설’이 확산되면 남북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침몰사고 이후 북한은 사실 보도도 하지 않는 등 이례적으로 조용하다.
“북한 지도자와 군 간부들은 침묵을 통해 군사적 이익을 누리려 한다. 천안함 침몰사고의 북한연루설을 적극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북한 군사력과 도발능력에 대한 공포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철저히 무관하게 보임으로써 도발에 대한 책임 공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현재 정세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사고 원인을 규명해 ‘북한혐의론’이 해소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로 북한 혐의가 확인되면 남북관계는 분단 이후 최고의 긴장국면에 처할 것이다. 진상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연루설이 확산되면서 대북 적대감이 확산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해군은 3월 30일 ‘내부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보고한 반면 백 센터장은 사고 초기에 ‘내부폭발설’을 제기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외부충격설’은 ‘의도적 외부충격설’과 ‘우발적 외부충격설’로 적확하게 조정해 표현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북측과 가까운 침몰 위치와 관련해 원인을 규명하기보다는, 현장 중심의 물리적 증거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한 함장, 물리적 증거, 우리 군의 철통같은 경계태세 등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의도적 외부충격’은 관련성이 낮다 판단해 내부 원인을 강조했다. 부유 기뢰 폭발설이나 암초 충돌 등 ‘우발적 외부충격설’도 크게는 내부 원인이다. 외부 공격이었다면 화약 냄새나 파편 등 정황 증거가 나와야 한다. 북한의 직접 개입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한미 연합작전 중 오폭설도 확산되고 있다.
“악의적 루머다. 함장 등 생존자들은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과 진행한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미국은 철저하게 위성정보, 음성정보 등 정보 자산을 고려해 판단하는데, 정보자산 노출을 극도로 조심한다. 다만 6자회담과 북미관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진실규명에 필요한 자료는 공유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미국 판단으로는 북한이 연루됐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이 얻은 교훈도 많을 것 같다.
“침몰에서 초기 대응, 구조활동 등을 보면서 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다. 위기대응 매뉴얼과 위기대응 능력, 공보활동 등을 재점검해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이 분야는 군이 더 잘 알 것이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백동일 예비역 해군 대령▶ “레이더 포착 어려워 … 대청해전 보복 공언”
백동일(61) 예비역 해군 대령((사)해룡 회장·국가정보원 초빙교수)은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으로 북측이 ‘업그레이드된’ 잠수정을 통해 테러 공격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로버트 김 사건’으로 잘 알려진 백 대령은 32년 군생활 동안 대북 특수공작원 양성을 주도하고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등을 지낸 ‘대북정보통’이다.
천안함 사고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드러난 정황으로 분석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이다. 선체를 인양해 정확히 분석해봐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함포 탄약 폭발이나 함정 밑바닥의 기름 증기 폭발 등 내부 폭발은 아닌 듯하다. 화약 냄새도, 화염도 없었다. 처음엔 7(내부 폭발)대 3(북한 공격) 정도로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북측 소행일 가능성이 7이 됐다.”
근거는 뭔가.
“사고 지점은 북방한계선과 불과 12km 거리여서 대잠 초계활동도 어렵다. 여기에 초계함을 한 방에 침몰시킬 파괴력, 섬(대청도) 주변이어서 매복이 가능한 상황, 기뢰를 발사할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북한 반잠수정 성능 등을 종합 고려한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북한 반잠수정은 어뢰 2발을 발사할 수 있다’고 확인해줬다. 수심 10~20m에서 작전할 경우 레이더에도 잘 포착되지 않는다. 잡음 때문에 음파탐지기(소나)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무장공비가 해안선 따라 침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십 년간 조류의 흐름 등을 연구한 데이터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소형 반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하면 반동이 클 텐데.
“그렇다. 15t가량의 반잠수정이 어뢰를 발사하면 갑자기 반동으로 뒤로 밀리면서 파손될 수도 있다. 제작 기술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군함은 우리보다 화력이 떨어져 제대로 붙으면 승산이 적다. 따라서 이런 은밀한 방법을 쓰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3차 서해교전(대청해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보복할 것을 다짐했다. 충성 맹세에 불타 있는 북한군은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한다.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다.”
고심이라고 함은?
“경험상 북한은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로 나올 게 뻔하다. 우리가 테러의 흔적을 찾아 증명해야 하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파편이나 잔해는 떠내려갔을 수도 있다. 북한 소행이 밝혀지면 보복은 기본이고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초계함이 조류가 세고 수심이 얕은 대청도 1.8km까지 접근한 것은 어떻게 보나.
“그건 나도 의문이다. 중형급 초계함이 해안 1마일까지 접근했다? 부두에 정박하거나 계류하는 것도 아닌데. 당직자들이 졸고 있지 않은 이상 안전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조류가 센 데다 해안에 접근할수록 배는 육지로 빨려간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하지만 국회나 정치권도 천안함을 정쟁에 이용해선 안 된다. 지금은 인명 구조와 선체 인양에 전력해야 할 때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공포감 조성-책임회피 北, 무관 전략 계속 쓸 것”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센터장▶ “내부 원인 가능성 … 현장 중심 물리적 증거로 판단을”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50)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고에 철저한 ‘무관 전략’을 씀으로써 도발능력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책임 공방에서 비껴서는 ‘양수겸장(兩手兼將) 카드’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연루설’이 확산되면 남북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침몰사고 이후 북한은 사실 보도도 하지 않는 등 이례적으로 조용하다.
“북한 지도자와 군 간부들은 침묵을 통해 군사적 이익을 누리려 한다. 천안함 침몰사고의 북한연루설을 적극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북한 군사력과 도발능력에 대한 공포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철저히 무관하게 보임으로써 도발에 대한 책임 공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현재 정세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사고 원인을 규명해 ‘북한혐의론’이 해소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로 북한 혐의가 확인되면 남북관계는 분단 이후 최고의 긴장국면에 처할 것이다. 진상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연루설이 확산되면서 대북 적대감이 확산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해군은 3월 30일 ‘내부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보고한 반면 백 센터장은 사고 초기에 ‘내부폭발설’을 제기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외부충격설’은 ‘의도적 외부충격설’과 ‘우발적 외부충격설’로 적확하게 조정해 표현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북측과 가까운 침몰 위치와 관련해 원인을 규명하기보다는, 현장 중심의 물리적 증거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한 함장, 물리적 증거, 우리 군의 철통같은 경계태세 등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의도적 외부충격’은 관련성이 낮다 판단해 내부 원인을 강조했다. 부유 기뢰 폭발설이나 암초 충돌 등 ‘우발적 외부충격설’도 크게는 내부 원인이다. 외부 공격이었다면 화약 냄새나 파편 등 정황 증거가 나와야 한다. 북한의 직접 개입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한미 연합작전 중 오폭설도 확산되고 있다.
“악의적 루머다. 함장 등 생존자들은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과 진행한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미국은 철저하게 위성정보, 음성정보 등 정보 자산을 고려해 판단하는데, 정보자산 노출을 극도로 조심한다. 다만 6자회담과 북미관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진실규명에 필요한 자료는 공유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미국 판단으로는 북한이 연루됐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이 얻은 교훈도 많을 것 같다.
“침몰에서 초기 대응, 구조활동 등을 보면서 군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다. 위기대응 매뉴얼과 위기대응 능력, 공보활동 등을 재점검해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이 분야는 군이 더 잘 알 것이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