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은 ‘홍대 앞 상권’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창업 후 2~3년을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 이곳에서 6년째 성업 중인 주점 ‘퍼스트아일랜드’는 서교동 골목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수많은 술집과 음식점이 흥망을 반복하는 사이, 퍼스트아일랜드는 이색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화제를 모았다. 이곳 안우섭(40) 대표는 반지하에 위치한 퍼스트아일랜드와 1층에 있는 일식점 ‘스가타모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홍대 앞에서 살아남으려면 20, 30대 여성층을 사로잡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안 대표를 만났다.
‘왜 생선회는 맥주, 사케 등 한정된 주류랑만 먹는 걸까. 달달한 칵테일, 고급 위스키나 와인과 곁들이면 의외로 환상적인 조합일지도 몰라. 홍대 앞 가게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고급 주류와 생선회를 함께 제공해보자.’
이에 착안해 안 대표는 스가타모리 아래층에 퍼스트아일랜드를 열었다. 일반 맥주와 소주는 물론 칵테일과 와인, 위스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주점이었다. 여기에 ‘로브스터 사시미’ ‘연어 사시미’ 등 일반 주점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음식을 위층 스가타모리에서 조리해 가져왔다. 또한 안주를 재미있게 꾸며보자는 생각으로 ‘1m 스시’도 내놨다. 1m 길이의 접시에 2인분 생선초밥 17점이 올라가는 메뉴다. 고급 일식을 안주로 저렴한 패키지 메뉴를 선보이니 젊은 고객이 몰려왔다. 퍼스트아일랜드 고객의 70%는 20, 30대 여성층. 그들로부터 “와인과 위스키는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좋고, 일본 요리랑 곁들이니 이색적”이라는 반응이 잇달았다.
하지만 퍼스트아일랜드의 번창에 기여한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가게에서 키우는 사막거북이 2마리다. 성인 팔꿈치 길이에 맞먹는 대형 거북이 2마리가 가게 바닥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을 웃기고 손님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는 듯 쳐다보기도 한다. 안 대표는 “사시사철 거북이가 돌아다니는데 오늘(인터뷰 날)은 너무 추워서 잠시 따뜻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사막거북이라서 원래 더운 곳에서 잘 산다”며 웃었다.
원래 안 대표는 ‘동물원 카페’ 같은 주점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실제 악어를 수족관에 넣어 키우기도 했고 고슴도치, 강아지 등 다양한 동물을 가게 안에서 돌봤다. 주점은 이색 동물들 덕에 ‘홍대 거북이’ ‘홍대 악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졌다. 악어는 몸집이 너무 커져 사육 전문가에게 보냈고 고슴도치, 강아지도 키우기 곤란해져 지금은 거북이만 남았다. 거북이가 영리하고 겁이 많아 손님들에게 밟히거나 차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손님들은 술을 즐겁게 마셔도 만취하면 어느 주점에서 뭘 먹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게를 꼭 기억하게 할 특징이 뭐가 있을지 궁리하다 거북이 키우기를 선택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거북이가 사람에게 위협적이지 않아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고객들이 신기해하고 거북이를 보러 재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은 거북이가 우리 주점의 마스코트다.”
새로운 안주거리도 추가할 예정이다. TV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유명해진 ‘코코넛크랩’(야자집게)과 일본 오키나와섬 특산품인 해초 ‘우미부도’ 샐러드도 개발 중이다. 코코넛크랩은 야자열매를 먹고 사는 게로 괌 등 열대지방에서 살고, 우미부도는 일본어로 ‘바다의 포도’란 뜻으로 녹색 줄기에 포도송이가 달린 모양을 하고 있는데 ‘탁’ 터지는 식감에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한다. 안 대표는 “예쁜 비주얼(생김새)과 맛, 영양을 홍보하면 충분히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맛보기 어려운 메뉴라 분명 대박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대 앞 상권은 퍼스트아일랜드가 처음 문을 열었던 2011년에 비해 밀집도가 높아졌다. 안 대표는 “사실 홍대 앞은 과포화 상태고 경기 불황에 약한 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뿐”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며 일한다는 안 대표는 “누군가 ‘대박 아이템’을 발굴하면 금세 다른 가게들이 따라 하기 때문에 항상 분발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수의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면서 운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트렌드를 관찰하는 습관이 필수”라고 말했다.
▼ TO DO LIST ▼ 1. 새로운 것을 시도해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라
퍼스트아일랜드는 이전에 ‘숍인숍’ 형태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했다. 안우섭 대표의 친누나가 디자인한 주얼리로 많은 여성 고객의 호기심을 모았다. 그 덕에 젊은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술을 마시면서 애완동물을 구경하고 주얼리도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가끔 음악밴드의 공연을 열기도 하는데 손님들과 자연스레 친해지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2. 비주얼에 신경 쓰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은 요식업에 딱 맞는 말이다. 보기가 좋아야 맛도 있다. 특히 여성을 주 고객으로 하는 가게는 음식을 포함한 모든 요소가 손님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한다. 요즘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게 사진이 퍼지기 때문에 시각적 아름다움은 필수다.
▼ NOT TO DO LIST ▼
1. 너무 값싼 술을 원재로로 쓰지 말라
가격에만 신경 쓰다 보면 값싼 술을 찾게 되는데 일부 저가주는 양조 알코올을 가미해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숙취 해소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단골들은 술의 품질을 금세 알아본다. 컨디션 회복에 좋지 않은 저가주를 계속 제공하면 고객들이 등을 돌린다.
2.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만 믿지 말라
2011년 퍼스트아일랜드를 열었을 때 가게 주변은 주택가였다. 몇 년 만에 상권화하면서 잘나가던 수많은 업소가 도산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상도가 사라지는 모습도 종종 본다. 서울시내 유동인구 밀집지역은 웬만큼 열심히 운영해도 살아남기 힘들다. 유동인구가 다소 적더라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홍대 거북이’ ‘홍대 악어’로 기억하는 술집
안 대표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처음 장사를 배웠다. 부모가 40여 년간 수산물유통업을 했기에 값싸고 품질 좋은 식자재 선별에는 자신 있었다. ‘홍대 앞 최고 일식집을 만들자’는 결심으로 7년 전 스가타모리를 열었다. 스가타모리가 번창하면서 안 대표에게 궁금증이 생겼다.‘왜 생선회는 맥주, 사케 등 한정된 주류랑만 먹는 걸까. 달달한 칵테일, 고급 위스키나 와인과 곁들이면 의외로 환상적인 조합일지도 몰라. 홍대 앞 가게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고급 주류와 생선회를 함께 제공해보자.’
이에 착안해 안 대표는 스가타모리 아래층에 퍼스트아일랜드를 열었다. 일반 맥주와 소주는 물론 칵테일과 와인, 위스키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주점이었다. 여기에 ‘로브스터 사시미’ ‘연어 사시미’ 등 일반 주점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음식을 위층 스가타모리에서 조리해 가져왔다. 또한 안주를 재미있게 꾸며보자는 생각으로 ‘1m 스시’도 내놨다. 1m 길이의 접시에 2인분 생선초밥 17점이 올라가는 메뉴다. 고급 일식을 안주로 저렴한 패키지 메뉴를 선보이니 젊은 고객이 몰려왔다. 퍼스트아일랜드 고객의 70%는 20, 30대 여성층. 그들로부터 “와인과 위스키는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좋고, 일본 요리랑 곁들이니 이색적”이라는 반응이 잇달았다.
하지만 퍼스트아일랜드의 번창에 기여한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가게에서 키우는 사막거북이 2마리다. 성인 팔꿈치 길이에 맞먹는 대형 거북이 2마리가 가게 바닥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을 웃기고 손님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는 듯 쳐다보기도 한다. 안 대표는 “사시사철 거북이가 돌아다니는데 오늘(인터뷰 날)은 너무 추워서 잠시 따뜻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사막거북이라서 원래 더운 곳에서 잘 산다”며 웃었다.
원래 안 대표는 ‘동물원 카페’ 같은 주점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실제 악어를 수족관에 넣어 키우기도 했고 고슴도치, 강아지 등 다양한 동물을 가게 안에서 돌봤다. 주점은 이색 동물들 덕에 ‘홍대 거북이’ ‘홍대 악어’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졌다. 악어는 몸집이 너무 커져 사육 전문가에게 보냈고 고슴도치, 강아지도 키우기 곤란해져 지금은 거북이만 남았다. 거북이가 영리하고 겁이 많아 손님들에게 밟히거나 차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손님들은 술을 즐겁게 마셔도 만취하면 어느 주점에서 뭘 먹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게를 꼭 기억하게 할 특징이 뭐가 있을지 궁리하다 거북이 키우기를 선택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거북이가 사람에게 위협적이지 않아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고객들이 신기해하고 거북이를 보러 재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금은 거북이가 우리 주점의 마스코트다.”
고객에게 ‘첫 경험’을 제공하라
안 대표는 “홍대 앞 상권에서 생존하려면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고 새로운 메뉴를 계속 발굴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기존 메뉴에 새로운 특징을 추가하거나 소비자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것. ‘딸기맥주’와 ‘아이스크림맥주’는 퍼스트아일랜드가 일찌감치 선보인 독특한 메뉴다. 딸기맥주는 기존 맥주에 딸기향을 섞어 여성 입맛에 맞춘 제품이고, 아이스크림맥주는 맥주거품의 식감을 아이스크림처럼 만들어 사각거리고 잘 녹지 않는 이색 메뉴다.
새로운 안주거리도 추가할 예정이다. TV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유명해진 ‘코코넛크랩’(야자집게)과 일본 오키나와섬 특산품인 해초 ‘우미부도’ 샐러드도 개발 중이다. 코코넛크랩은 야자열매를 먹고 사는 게로 괌 등 열대지방에서 살고, 우미부도는 일본어로 ‘바다의 포도’란 뜻으로 녹색 줄기에 포도송이가 달린 모양을 하고 있는데 ‘탁’ 터지는 식감에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한다. 안 대표는 “예쁜 비주얼(생김새)과 맛, 영양을 홍보하면 충분히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맛보기 어려운 메뉴라 분명 대박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대 앞 상권은 퍼스트아일랜드가 처음 문을 열었던 2011년에 비해 밀집도가 높아졌다. 안 대표는 “사실 홍대 앞은 과포화 상태고 경기 불황에 약한 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뿐”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며 일한다는 안 대표는 “누군가 ‘대박 아이템’을 발굴하면 금세 다른 가게들이 따라 하기 때문에 항상 분발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수의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면서 운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트렌드를 관찰하는 습관이 필수”라고 말했다.
▼ TO DO LIST ▼ 1. 새로운 것을 시도해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라
퍼스트아일랜드는 이전에 ‘숍인숍’ 형태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했다. 안우섭 대표의 친누나가 디자인한 주얼리로 많은 여성 고객의 호기심을 모았다. 그 덕에 젊은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술을 마시면서 애완동물을 구경하고 주얼리도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가끔 음악밴드의 공연을 열기도 하는데 손님들과 자연스레 친해지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2. 비주얼에 신경 쓰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은 요식업에 딱 맞는 말이다. 보기가 좋아야 맛도 있다. 특히 여성을 주 고객으로 하는 가게는 음식을 포함한 모든 요소가 손님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한다. 요즘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게 사진이 퍼지기 때문에 시각적 아름다움은 필수다.
▼ NOT TO DO LIST ▼
1. 너무 값싼 술을 원재로로 쓰지 말라
가격에만 신경 쓰다 보면 값싼 술을 찾게 되는데 일부 저가주는 양조 알코올을 가미해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숙취 해소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단골들은 술의 품질을 금세 알아본다. 컨디션 회복에 좋지 않은 저가주를 계속 제공하면 고객들이 등을 돌린다.
2.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만 믿지 말라
2011년 퍼스트아일랜드를 열었을 때 가게 주변은 주택가였다. 몇 년 만에 상권화하면서 잘나가던 수많은 업소가 도산했다.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상도가 사라지는 모습도 종종 본다. 서울시내 유동인구 밀집지역은 웬만큼 열심히 운영해도 살아남기 힘들다. 유동인구가 다소 적더라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